[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건 개요
주식회사 A토건은 국가에서 철도역 신축 공사를 도급받은 회사로, 유리 제조업을 하는 B사에 유리공사 부분을 하도급하였습니다. 재해자는 B사 소속 근로자로 철도역 근처 5m 높이의 구조물에서 유리막을 끼우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그만 지상으로 추락하여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사망사고 후 경찰과 고용노동부에서 조사를 진행하였고, A토건의 현장소장 甲과 B회사의 본부장이자 유리막 설치 작업현장을 관리하던 乙, B회사의 작업팀장 丙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사고경위 확인
재해자의 유족들, 당시 현장에 있던 재해자의 동료 근로자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확인하였습니다. 충격적이게도 5m 지상의 구조물 위에서 작업을 하는데도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추락방지 설비 뿐 아니라 위 구조물은 애당초 안전벨트를 걸 수 있는 구조로 시공이 되어 있지 않아 재해자는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도 없었고, 기본 안전장비인 안전모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통상 이 정도 규모의 구조물 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사용되는 시스템 비계 등의 가설장비도 비용 및 공사기간 문제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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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비계 : 높은 장소에서 작업자가 작업장소에 접근하여 작업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가설 구조물
아무런 안전장비가 없던 관계로 재해자는 맨몸으로 구조물 난간을 밟고 올라가야 했고, 이미 설치되어 있는 유리를 밟는 위험천만한 방법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구조물에는 2열로 유리를 설치할 수 있었는데, 재해자는 1열에 먼저 유리를 설치한 후 설치된 유리를 밟고 2열에 유리를 설치하는 지그재그 방식으로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런 위험한 환경에서 재해자는 공기 문제로 급박하게 작업을 하라는 독촉을 받았고, 결국 재해가 발생하고 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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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발생한 구조물
형사합의 진행
수많은 추락사고를 진행해 보았으나 이 정도로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고는 처음이었습니다. 수사 후 A토건과 B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관리책임자인 甲, 乙, 丙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저는 형사 재판부에 사고 경위, 사고 후 피고인들의 행위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여 엄벌을 탄원했습니다. 피고인들이 조사 후 1회 공판기일이 열릴 때까지 유족들에게 어떠한 사과를 하지 않은 점, 최소한의 안전조치 조차 취하지 않고 공기단축을 위해 재해자에게 빠른 작업을 독촉한 점 등을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본인들의 과실이 어느정도였는지는 누구보다도 피고인들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저의 의견서 및 엄벌탄원서가 제출되고 선고기일이 다가오자 피고인들은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재해자 사망 후 사과 한 마디 없던 피고인들은 유족들의 대리인인 저에게 연락하여 급하게 합의의사를 타진하였습니다. 유족대표인 재해자의 아내 D는 핏덩이인 두 아이를 기르고 있었고, 아직 남편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합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D가 감정적으로는 도저히 합의서를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고 후 피해자의 피해를 배상하는 유일한 방법은 가해자로부터 최대한 많은 형사 합의금을 받아내는 것이기에, 어린 두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여 D에게 형사합의를 생각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몇 차례의 합의의사 타진 후 피고인들과 9,500만원에 합의하였습니다. 추후 형사합의금이 민사 손해배상 청구금에서 공제되는 것을 막고, 유족들에게 최대한의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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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가 이루어지자 재판부에서는 피고인 甲, 乙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A사와 B사에는 고액의 벌금을 선고하였습니다.
산재 사망사고는 형사조사가 반드시 진행되고, 가해자가 특정되는 경우 위 자들과 형사합의를 통해 민사 손해배상 외 추가적인 배상금(형사합의금)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가족을 잃은 비통한 심정은 어떤 것으로도 치유할 수 없고, 아무리 많은 배상금을 받아도 고인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다만 수많은 산재 손해배상 사건을 진행한 저의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현 법제하에서 최대한의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형사합의를 진행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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