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공무원의 자살 - 산업재해 인정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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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공무원의 자살 산업재해 인정사례 

이요한 변호사

행정처분취소

[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건 개요

재해자는 20대 후반의 남성으로 2018년 처음 공무원으로 임용되었고, 이후 보건복지부 휘하 안전기획관실에서 재난 안전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초반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재해자는 위기경보 발령에 따른 조치수립, 지시사항 전파, 소속기관 대응상황 점검 및 종합을 위한 일일상황 보고 작성, 코로나19 상황대기 근무 등을 수행하였습니다.

코로나 19는 글로벌 팬데믹이라고 불리는 미증유의 사태로 발전하였고, 당시 재난대응 실무 최전선에 있던 재해자는 극심한 과로와 업무적 중압감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재해자는 2020.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재해자의 유족인 의뢰인은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재해자가 여러 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고, 공무상 요인 보다는 재해자의 체질적 소인과 지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아 의뢰인의 순직유족급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저를 통해 법원에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업무부담요인 정리

자살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재해자가 수행한 공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재해자가 코로나19라는 초국가적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공무를 수행하면서, 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1. 재해자의 업무 정리

재해자가 근무한 안전기획관실은 코로나 19 대응을 총괄하는 부서로, 감염병 재난 발생 시 근무량이 폭증할 수 밖에 없음을 주장하였습니다.

안전기획실은 지휘·감독하는 기관이 다른 정부 부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이를 관리하는 인원은 재해자를 포함 단 2명에 불과했습니다.

재해자는 평시 일반적인 산불, 태풍 등의 재난 관리, 재난안전 점검, 재난대응 훈련 준비 등의 근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19 발생 이후 재해자는 격일제로 상황근무에 돌입하였고, 감염병 종합대책반 운영, 중앙안전대책 본부 회의자료 준비, 감독기관의 대응상황 접수, 일일상황보고 작성 등으로 근무량이 그전에 비해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재해자의 근무량 증가는 수치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 코로나 19 발생 후 재해자가 작성한 문서량이 2배 증가하였고,

  • 월 초과근무시간은 100시간이 넘어가 이전 대비 3배 증가하였으며,

  • 재해 발생 전 1개월 간 설날 연휴가 껴 있었음에도 매일 출근하였는데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73시간에 달했습니다.

2. 재해자의 공무상 스트레스

재해자의 근무량이 양적으로만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불규칙한 초과근무와 야간근무·휴일근무가 돌발적으로 발생하여 재해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재해자가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항시 비상대기 상태에 놓여 있어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퇴근 후에도 계속 업무상 전화를 받아 사실상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사실조회 신청

피고(인사혁신처)는 재해자가 공무상 부담보다는 기존 정신질환 이력으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보아 의뢰인의 순직유족급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피고의 주장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재해자가 정신과 질환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음을 입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재해자의 정신과 진료이력을 분석한 후, 재해자가 생전 진료를 받았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 사실조회 촉탁을 신청하여 몇 가지 사항을 질의하였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재해자가 꾸준히 정신병력 치료를 받으면서 야근과 직장생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자 노력하였고,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회신하였습니다.


진료기록 감정신청

정신건강의학과의 사실조회 회신이 도착한 후, 기존에 제출한 업무부담 자료와 사실조회 회신을 첨부하여 직업환경의학과에 진료기록 감정촉탁을 신청하였습니다.

진료기록 감정은 재판의 결과를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절차이기에 앞서 확보한 자료와 관련 논문 등을 모두 첨부하였습니다.

감정의는 코로나 19 이후 재해자가 과로와 스트레스에 놓이게 되었고, 기존의 우울증상이 공무상 요인에 의해 악화되어 재해자가 자살에 이르렀다고 회신하였습니다.

진료기록 감정 회신 中


승소판결 선고

진료기록 감정서가 도착하자 재판부는 피고에게 처분을 취소하라는 조정권고를 내렸습니다. 알아서 처분을 취소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취소판결을 내리겠다는 무언의 압박입니다.

통상의 경우 피고가 조정권고를 승인하고 처분을 직권취소하는데 이 사건에서 피고는 재판부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고가 권고에 응하지 않자 결국 재판부는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정신과 질환은 산재로 인정받기가 극히 어려운 상병 중 하나입니다. 업무상 부담요인이 명확하더라도, 공단이나 인사혁신처에서 재해자의 기왕 정신병력을 이유로 산재 신청을 기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을 통해 각종 업무상 부담자료를 확인하고 진료기록 감정신청을 통해 업무와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정신질환, 자살을 산재로 인정받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위 글이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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