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손해배상 가해자도 학교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다
학교에 정말 가기 싫다. 오늘은 또 어떤 트집을 잡을까? 엄마나 아빠에게 말해볼까 고민하다가, 이내 생각을 접었다. 특히 아빠의 경우, 늘 강하게 커야 한다고. 태권도만 열심히 하면 몸을 보호할 수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한다. 아빠 말대로, 내가 문제인 걸까? 나보다 덩치가 2배나 큰 녀석이 다가오면 태권도고 뭐고 숨을 쉴 수가 없다. - 아들의 심리 상담 치료 내용 중
*이 이야기는 실제 의뢰인 이야기를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엄마의 시각
나중에 상담사를 통해 들은 아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학교에서 그런 일이 있은 줄도 모르고 늘 아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적응도 못한다고 몰아 붙였다. 늘 외동아들이라고 오냐오냐 귀하게 자라 그런가 보다 싶었다. 사회생활에 첫발인 초등학교조차 적응하지 못한다면 어쩌나 싶어 걱정도 많이 했다.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인근 동네에서 일부러 전학을 올 정도로 평화로운 곳이다. 얼마 전에는 다른 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상처를 받은 학생까지 전학을 왔다. 이런 사실 때문에, 늘 마음은 편안했다. 그래, 아들만 적응하면 될 거야.
아빠의 시각
어느 날 아내가 아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진지하게 전학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했을 때 조금 황당했다. 내가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은, 동네 친구끼리 친하게 놀다가 몸싸움을 하다가 며칠 뒤 화해하고 다시 어울리고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교실 내에서도 막 싸우다가 또 화해하고. 크게 싸우면 누군가 교무실에 가서 선생님에게 이르고, 선생님이 오면 싸우던 사람, 싸움 구경하던 학급 친구들 모두 단체로 혼나기도 했다.
아마 아들도 학교에서 조금 다툼이 있었던 모양인데, 엄마가 너무 크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
아내와 교육관이 달라 몇 번 언쟁을 한 뒤 나는 가능하면 상관하지 않는 편인데, 아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어 볼 때가 온 것 같다.
엄마의 시각
남편에게 이야기했을 때, 예상했던 대로 ‘남자아이들이 다 그렇지 뭘 크게 생각하냐’는 반응을 들었다. 그런데, 아들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처음엔 학교 다녀와서 집에 있으면 기분이 다시 좋아지곤 했는데, 요즘은 말 자체가 없어지고 계속 시무룩해졌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도 시원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며칠 이런 날이 지속되자, 체험학습을 핑계로 학교를 며칠 쉬기로 했다. 그랬더니, 아들이 일상을 되찾기 시작했다. 체험학습 마지막 날 아들이 말했다.
“엄마 학교 안 다니면 안 돼?” 내 불안한 마음이 현실이 되었다.
알고 보니 내 아이가 학교폭력의 중심이었다. 반 친구들 몇 명이 아들이 계속 때렸고, 이르면 다음날 더 크게 때린다고 협박하기도 했던 것이다. 덩치도 몇 배가 큰 아이였으니 겁을 먹을만하다.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 말하지 못하다가, 이런 날이 반복되니 선생님에게 일렀다고 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다른 두 아이에게 공개적으로 주의를 준 뒤 아들에게는 지옥이 펼쳐진 모양이다.
이날부터 학교에 가서 담임 선생님과 한바탕 크게 싸우고, 가해자 징계를 요청했다. 아들이 멍든 자국도 병원에서 정식으로 진단서를 받았다. 하지만 선생님뿐 아니라, 학교장까지 직접 나와서 가해자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테니 꼭 학폭위를 열지 말고 합의를 해 달라는 요청만 강요하는 것이다.
아들이 학폭을 당해 기가 막혔는데, 학교의 대응이 더욱 기가 막혔다. 학교장은 내년에 은퇴하는데, 이대로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고 한다. 이게 학폭으로 상처받은 학부모에게 할 말인가? 물론, 가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것도 없다. 이대로 가만있다가, 아들 상처뿐 아니라, 내 마음의 상처도 깊어질 것 같았다.
너무 억울한 마음에 피해자를 고소하기로 결정하고 변호사를 선임했다. 정현주 변호사를 찾은 건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블로그에 감성적인 글이 다수 있어, 내 상처를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첫 미팅에 바로 사건을 의뢰했다.
아들 전학을 결정하고, 나는 가해자 상해 고소뿐 아니라, 정신적 손해배상 민사 소송도 같이 진행하기로 했다. 제대로 된 사과만 받았더라도 이 정도로 억울하지 않았을 텐데, 가해자도 학교도 정말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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