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한줄 요약 :
"재판부에서는 살해 교사에게 정신병력이 있다는 점만으로, 심신미약 상태를 곧바로 인정하지는 않을 것"
안녕하세요
부산 형사법 전문 백인화 변호사입니다.
얼마전 대전에서 초등학생이 교내에서 돌봄교사로부터 피살되는 믿기 힘든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위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우울증을 심신미약으로 주장하는 경우 재판과정에서 예상되는 양형관련 쟁점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건의 개요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아시겠지만,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7세 여자아이가 같은 학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전 서부경찰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 50분쯤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이 학교 1학년 김하늘양과 피의자인 40대 여교사가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하늘양은 어깨와 얼굴·손 등에 상처를 입은 채로 심정지 상태였다고 합니다. 119대원들이 의식이 없는 하늘양을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안타깝게도 숨지고 말았습니다. 함께 발견된 살해 교사는 목과 팔 등을 자해하였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고, 이후 경찰은 살해 교사로부터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교감이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돌봄 교실 앞에 있는 시청각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 중 마지막 학생을 노렸다”,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살해하고 함께 죽으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론보도에 따르면 범행 당일 오후 외부에서 흉기를 사서 교내로 돌아왔다는 점도 경찰이 확인했다고 합니다.
양형 사유 (가중 vs 감경)
해당 교사가 수사기관에 살해 사실을 자백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대로 사건이 진행된다면 살인죄로 기소 및 처벌이 될 것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양형요소에 있어서 검사와 살해 교사측의 주장이 달리 전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예상으로는, 검사는 형량의 가중요소를 주장하며 이 사건의 살인 행위는 우리법이 부여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형을 선고받아야 하는 사건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살해 교사측에서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점을 통해 우리가 익히 들어 본적있는 심신미약을 주장할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살해 교사측에서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점을 통해 우리가 익히 들어 본적있는 심신미약을 주장할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살인죄에서의 가중, 감경 양형사유에 대한 구체적 기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발간한 양형기준표를 살펴보면, 살인죄의 경우
행위 측면에서
1. 계획적 살인범행
2.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3. 사체손괴
4. 잔혹한 범행수법 – 묻지마 살인이 이 요소에 해당하겠죠.
5. 존속인 피해자
6. 비난할만한 목적에 의한 약취, 유인인 경우
7. 강도강간범인 경우
8.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행위자/ 기타측면에서
1. 반성 없음
2. 특정강력범죄(누범)
인 경우를 특별 가중요소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양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에서는 1) 계획적 살인범행 2)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4) 잔혹한 범행수법 6) 비난할만한 목적에의한 약취 유인인 경우와 같은 가중 요소들을 재판부에 소상히 알릴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감경요소를 살펴보면,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요소는
- 본인 책임없는 심신미약이 되겠습니다.
심신미약의 경우에는 형법 제10조 제2항에서도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언론보도에서 확인되다시피 살해 교사가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는 점을 경찰조사 과정에서 언급한 것을 통해, 심신미약 주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검사는 계획적 살인범행인점, 범행에 취약한 7세 아동인 점, 누구든 상관없이 살해하겠다는 묻지마 살인으로 그 범행수법이 잔혹한 점, 살해하기 위해 책을 주겠다고 유인한 점 등을 이유로 법이 적용할 수 있는 모든 가중요소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심신미약이 감경 양형사유로 채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판부에 증거와 함께, 논리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에서 고려할 판례
형법 제10조에 규정된 심신장애는 생물학적 요소로서 정신병, 정신박약 또는 비정상적 정신상태와 같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외에 심리학적 요소로서 이와 같은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사물에 대한 판별능력과 그에 따른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감소되었음을 요하므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라고 하여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판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음은 물론이나, 정신적 장애가 정신분열증과 같은 고정적 정신질환의 경우에는 범행의 충동을 느끼고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에 있어서의 범인의 의식상태가 정상인과 같아 보이는 경우에도 범행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것이 흔히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정신질환으로 말미암아 행위통제능력이 저하된 것이어서 심신미약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도1425).
반면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라고 하여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도1425 판결).
형법상 심신상실자라고 하려면 그 범행 당시에 있어서 위와 같은 능력이 없어 그 행위의 위법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또는 이에 따라 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어야 하며 피고인이 범행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피고인이 범행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1985. 5. 28. 선고 85도361 판결),
범행당시 정신분열증으로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었던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다는 명확한 의식이 있었고 범행의 경위를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하여 범행당시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결여된 정도가 아니라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1328 판결).
즉, 재판부에서는 살해 교사에게 정신병력이 있다는 점만으로, 심신미약 상태를 곧바로 인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피고인측에게는 범행 당시 앓고 있던 우울증 내지 다른 정신과적 질환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이 이 사건 살인에 이를 정도인지 그 입증을 촉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재판부에서는 살해 교사에게 정신병력이 있다는 점만으로, 심신미약 상태를 곧바로 인정하지는 않을 것"
유사 사례에서의 결과
완전히 똑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묻지마 살인을 하고 심신장애 또는 심신미약을 주장한 경우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세상을 떠들썩하게했던 신림동 묻지마 살인 사건의 경우에도 1심에서, 심신장애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심 무기징역, 항소심 피고인 항소기각, 상고심 상고기각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바 있습니다.
마무리
수사기관에서는 사건의 경위를 시간순서대로 꼼꼼히 밝혀내는 한편, 범행동기와 당시 피의자의 정신적 상태가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수사하여 이를 명명백백히 밝혀낼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쁜 별로 갔을 하늘이의 명복을 빕니다.
한편, 하늘이법 입법 추진, 일선 교육 현장에서의 제도 개선 및 지원 등을 통해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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