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에게 폭행· 협박을 행사하여 신체를 만지면 미성년자 강제추행이 되고, 폭행·협박으로 성교를 하면 미성년자 강간죄가 됩니다. 그럼 미성년자의 ‘동의’를 받고 신체 접촉이나 성관계를 하면 죄가 안 되는 것일까요?
미성년자가 일정 연령 미만이라면 동의 받아서 성행위를 해도 처벌받게 되는데요. 미성년자가 ‘만16세 미만자’라면 ‘동의’를 받거나 미성년자가 원해서 한 행위라도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죄,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만16세 이상이라면, 성인에게 성범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나이만 넘는다면 마음 편히 사귀고 성관계를 해도 되는 것일까요?
성범죄는 성립되지 않지만, 미성년자 쪽에서 반드시 문제를 삼는 것이 보통입니다. 미성년자강간죄나 미성년자의제강간죄가 안되기 때문에 결국 아동복지법위반(성적학대)으로 고소를 합니다.
말하자면 성범죄로 고소를 했는데, 이것도 죄가 안 되고 저것도 안 될 때 최후의 수단으로 아동복지법 위반을 들어서 고소를 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성적학대’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
아동복지법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의2. 제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7조에는 아동에 대한 성적학대로 볼 수 있는 행위의 개념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성적 학대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음란한 행위를 매개하거나 아동을 대상으로 성희롱 하는 것 등을 말하는데요.
‘음란’한 행위, ‘성희롱’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규범적 개념이므로 해석의 여지가 많습니다.
성적학대 무죄가 나온 사건
甲은 고등학교 담임 교사였고 乙, 丙은 그 반의 학생으로 재학 중이었습니다.
甲은 수업을 하던 중 피해 아동들에게 “나는 성관계를 안 한다. 너희 부모님들도 그럴 거다. 정 때문에 사는 거다.” 라고 말했습니다.
며칠 뒤 甲은 수업을 하던 중 “친구와 술집에 갔는데, 예쁜 아가씨가 있다고 해서 쳐다봤더니 얼굴도 몸매도 예쁘더라, 근데 가까이서 보니 예전 제자였다.” 고 말했습니다.
며칠 뒤 역시 수업을 하다가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예쁜 여자는 백화점에서 손님을 꼬시면 좋다. 못생기고 인기 없는 여자는 백화점에서 안 뽑는다. 색기가 많이 흐르고 싸구려 같이 생긴 여자는 술집에서 술을 따라야 한다” 는 말을 하였습니다.
며칠 뒤 복도에 지나가는 학생을 아래 위로 훑어보면서 “치마가 너무 짧다. 팬티가 다 보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련의 발언으로 인해 甲은 아동복지법위반(성적학대)로 기소되었습니다. 교사가 농담 삼아 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업 중 적절치 않은 발언을 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발언들이 아동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학대 행위에 해당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행위자 및 피해 아동의 의사·성별·연령, 피해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그 행위가 피해 아동의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법원은 신체적, 정신적 학대에 비해 성적학대를 상당히 무겁게 처벌하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아동에게 성적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행위가 모두 성적학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폭력이나 가혹행위의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봅니다.
법원은 甲의 발언은 교사로서 부적절하고 피해아동에게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성희롱은 될 수는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乙, 丙은 고등학생으로 아동이기는 하지만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을 정도의 어린 나이도 아니고, 발언의 수위가 높지도 않아서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의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성적학대로 처벌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 잘 아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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