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죄나 강제추행죄 등 성범죄로 고소당하면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무혐의 주장을 합니다. 그리하여 다행스럽게도 불송치결정이나 불기소처분이 나왔습니다.
이 경우 자신이 형사단계에서 지출한 비용을 상대방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냐고 많이 물어보십니다.
수사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도 상대방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 역시 가해자를 고소하고 엄벌 받게 하기 위해서 변호사를 선임하느라 들어간 비용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없습니다.)
즉 형사절차에 들어간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서 민사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예외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하여 유죄가 나오면 그 경우에는 민사소송(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을 제기하여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甲은 강간죄로 억울하게 고소당했습니다. 상황의 심각함을 느낀 甲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한 결과 불송치결정을 받았습니다. 甲은 자신이 지출한 변호사비용 등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일단, 불송치결정이 나왔다고 해서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여 사건이 검찰로 송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 불기소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왔다 할지라도 고소인에게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 한 혐의를 방어하기 위해서 들어간 비용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고소권을 부당하게 박탈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甲은 고소인 乙을 무고죄로 고소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국 乙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때 무고죄 무혐의를 받은 乙이 甲을 상대로 형사절차에 들어간 변호사비용 등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피의사건에서 무혐의를 받았다고 해서 형사절차에 들어간 비용을 고소인에게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고소인에게 무고죄가 인정되어야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받을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甲에게 무고죄가 인정될까요? 이 경우에는 무고의 무고가 문제되는 것입니다.
무고의 무고
무고의 무고는 누군가를 거짓으로 고소하거나 고발한 사람이 다시 무고죄로 고소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A가 B를 허위로 신고 고소한 경우, B는 A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는 자신의 고소가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B가 자신을 무고죄로 고소한 것에 대해 다시 무고로 맞고소하는 상황이 나타납니다. 즉, '무고죄로 고소된 사람'이 '자신을 고소한 사람'을 다시 무고로 고소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꽤 있고 이로 인해서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요.
무고죄가 되려면 타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고소해야 합니다. 즉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과 악의적인 목적이 필요합니다.
A가 B로부터 강간죄로 고소당해서 무혐의처분을 받은 뒤, B를 무고죄로 고소하였습니다. 그러나 B는 무고죄 무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때 B가 A를 무고죄로 고소하기 위해서는 A의 고소행위가 무고죄의 성립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허위사실을 고소해야 하고, 허위라는 점을 A가 인식해야 합니다.
“B가 성범죄 무고를 했다”는 고소내용이 A의 입장에서 허위사실 일까요? 아니겠죠. A는 실제로 무혐의처분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무혐의처분을 받은 사람이 무고죄로 고소하는 행위 자체를 무고죄로 볼 여지는 없습니다.
무고의 무고, 이런 식으로 고소 신고를 남발하는 것은 사회적 자원을 낭비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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