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준강간 무혐의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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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준강간 무혐의 받을 수 있을까요? 

민경철 변호사

A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B와 만나게 되었고 사귀자는 고백을 듣고 사귀게 되었습니다. A는 장애인 복지카드를 발견하고 B에게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소통도 잘 되었고 정상인과 다름없었기 때문에 B가 지적 장애인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 것입니다. 이들은 다른 연인처럼 모텔을 다니면서 성관계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B의 부모가 A에게 고소하겠다고 통보를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일은 상당히 흔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상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지적장애인과 성관계를 하여서 장애인 성범죄로 고소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남녀가 만나면 지적인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하는 것이므로 상대방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피상적으로만 알 수 있을 뿐 정확한 판단은 쉽지 않습니다.

 

정상인과 구별이 힘든 경계선 지능장애의 경우 특히 그러합니다. 생각보다 주변에 많으며, 학습이나 사회생활에 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가족도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성년자 성범죄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성범죄의 경우, 그 피해자는 특히 보호받아야 할 약자로 보기 때문에 일반인에 대한 성범죄와 판단기준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훨씬 가혹하고 엄격하다는 것, 다시 말해서 범죄가 성립되기 쉽다는 것이지요.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 장애인 성범죄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강간등)

①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한 사람은 제1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제4항에는 장애인 준강간죄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라 함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의 상태인 경우와 신체장애나 정신장애가 원인이 되어서 심리적,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를 모두 포함합니다.

 

이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의 정신적 장애의 정도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과 관계, 주변의 상황이나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 인식과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6조의 보호법익은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지적 장애 등급을 받은 장애인이라 할지라도 단순히 지적 장애만 있다고 해서 죄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능력이라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고, 피의자나 피고인이 성관계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정신장애가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甲은 지적장애 2급의 34세 여성 乙이 의사결정 및 사리분별력이 떨어지는 점을 이용하여 항거불능이나 항거곤란한 상태에 있는 乙을 간음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지적장애 2급이면 아이큐가 50이 안된다고 하는데요. 乙은 결혼한 여성으로 자녀를 출산하였고 남편은 지적장애 3급, 모친은 지적장애 1급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가해자 甲역시 경도의 지적장애 수준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법원은 乙이 지적장애 2급으로 지능지수, 사회성숙지수가 낮고 인지적 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은 인정하였고, 상대적으로 지적능력과 판단능력이 우월한 甲이 乙의 상태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甲에게 장애인 준강간죄를 인정하지는 않았는데요.

 

장애인 준강간죄가 되려면 지적장애 외에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장애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乙의 경우, 결혼하여 출산까지 한 여자로, 남편이 정관수술을 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고, 남편 외의 다른 남자와 부정행위를 하면 위법하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고, 남녀가 사귄다는 것은 성행위를 하여 임신, 출산으로 이어진다는 것까지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점을 알면서 甲과 사귀게 되었고 데이트를 하고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 성관계를 하게 된 것이므로 법원은 乙이 온전하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판례를 보면 지적장애가 있다 할지라도 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어느 정도 나이가 있고, 성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하여서 장애인 성범죄가 안 된다는 판결이 많습니다.

 

장애인 준강간, 무혐의나 무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쉽지는 않기 때문에 적절한 법률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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