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의 60% 정도는 연인, 배우자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되는 경우, 살인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애당초 스토킹 처벌법은 스토킹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 때문에 급하게 만든 것인데요.
하지만 스토킹 범죄의 범위는 지나치게 넓어서 오히려 강력범죄 대응에 미흡해질 수도 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스토킹 범죄의 범위가 넓은 이유는 법률에 규정된 구성요건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스토킹 범죄의 정의는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주는 행위를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이 불법점유자에게 퇴거하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해도 고소될 수 있고,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돈을 갚으라고 쫓아다녀도 스토킹으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양육비 지급을 요구한다고 줄기차게 연락하여도 스토킹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돈을 달라고 요구할 때도 닦달하면 안되고 신사적으로 해야 하는데, 돈을 안 갚는 사람에게 좋게 말해서는 돈을 받기 어렵습니다. 빚이 많은 사람은 채권자가 한 두 명이 아니기 때문에 그 중에서 가장 압박하는 채권자에게 먼저 갚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A는 빌려준 돈을 갚지 않고 자신에게 이별통보를 한 남자친구 B에게 돈 갚으라고 수 십 차례 연락하여 스토킹 범죄로 기소되었습니다. B가 47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아서 의사에 반해서 52차례 문자를 보낸 것입니다.
A는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스토킹 범죄의 성립요건을 결하였다고 판단했는데요.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지도 않았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스토킹 처벌법은 원치 않는 연락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조성할 때 성립되는 것입니다. A가 일절 욕설을 하지 않았고 표현방식으로 볼 때 불안이나 공포를 조장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A는 채권자로서 돈을 받기 위해서 연락을 취한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스토킹 범죄가 인정된 예도 있는데요. 형사 피해자에게 합의를 요구하느라 5개월간 40회가 넘는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전화를 한 사건, 전 남편에게 양육비 지급을 요구하면서 4개월 동안 2천 번이 넘는 연락을 한 사건입니다.
스토킹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 보통 약식기소 되어 벌금형을 많이 받는데요. 벌금형 정도의 가벼운 처벌로 그치는 이유는 이처럼 채무독촉, 업무방해, 층간 소음 보복 등 반복적으로 접촉하는 여러 가지 행위들을 모두 스토킹으로 포섭하여 광범위하게 처벌하기 때문입니다.
업무방해죄나 정보통신망법 불안감 조성 등을 적용하던 사건을 법정형이 높은 스토킹 조항으로 처벌하다 보니 양형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긴급조치와 같은 응급조치가 이어지면 행정력이 낭비되는 면도 있으며 정작 필요한 부분에 투입해야 할 공권력 발동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강력범죄를 막기 위해 만든 법이지만 도리어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 우려됩니다.
모든 법은 그 본질에 충실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갖습니다. 제도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법의 취지에 맞는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스토킹 처벌법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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