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상현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평소 생각했던 주제인 "AI와 변호사 업무"에 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최근에 법률 AI를 접하였기 때문에 AI 초보자임을 밝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개인적인 생각을 몇 자 적어 봅니다.
1. 서설
최근 법률 AI를 처음으로 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서 기초적인 질문만 넣어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례 검색 및 법률 상담에 상당히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후 저는 AI와 관련한 강연회도 수차례 참관해 보았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 및 다른 변호사님들의 활용 사례 등을 통해 비추어 볼 때, AI 활용의 핵심은 질문, 검증, 꾸미기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 '질문'을 잘해야 합니다.
AI의 핵심은 사용자의 '질문' 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AI라도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질문을 미리 알 수는 없습니다. 사용자가 AI에게 적절한 질문을 해야 좋은 답변이 나옵니다. 심지어 같은 취지의 질문이라도 질문 방법에 따라 답변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법과 관련된 요건사실만을 간단히 알려줘"라는 질문과 "~법과 관련된 법적 쟁점과 판례를 최대한 자세히 알려줘"라는 질문은 두 질문은 비슷해 보일지라도 답변의 내용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률가들은 AI에게 어떤 질문들을 할 수 있을까요?
가. "소장이나 답변서를 작성하려고 하는데 초안 작성해 줘"
AI가 준비서면이나 답변서의 초안 등을 작성해 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형식적인 요건은 어느 정도 갖추어 있으며 기본적인 틀은 나름 쓸만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현재의 AI는 수습변호사 정도의 업무는 수행하는 것 같습니다. 고년 차 변호사들에게는 AI가 이 정도만 해주어도 상당한 도움을 받습니다. 누군가가 초안을 미리 잡아 놓았다면 내용만 채워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지요.
나. "상대방 서면을 요약해 줘"
한편, 소송을 하다 보면 상대방이 20~30장 이상 넘어가거나 주장 취지가 매우 불분명한 서면도 더러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1~2분 내로 한 장 내외로 요약된 결과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 위와 같은 질문의 경우 상대방의 주장 중 주요 내용이 누락될 수도 있으므로 참고만 하셔야 합니다.
다. "유사 판례를 알려줘"
기존의 판례 검색의 경우 변호사가 키워드를 집어넣고 일일이 찾아보아야 했습니다. AI를 통해 판례를 검색하면 비교적 쉽게 리딩 판례나 유사한 판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3. '검증'해야 합니다.
<거짓말 이슈>
AI 리포트 결과를 보면 "우와 우리 사례랑 이렇게 비슷하고 유리한 내용이 있다니!" 하면서 흥분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시스템이나 국가법령정보 시스템에 접근해서 해당 내용을 확인해 보면 해당 법 조항이나 판례가 검색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요즘에는 위와 같은 거짓말 이슈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AI가 언급하고 있는 판례를 모두 읽어보면 해당 판례의 취지를 과도하게 유추하거나 전혀 다른 내용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따라서 AI가 언급하는 법 조항과 판례는 모두 검증해 보아야 합니다. 위와 같은 검증 없이 법원에 소장이나 준비서면 등을 제출하였다가는 곤욕을 치를 수 있습니다.
<검증 방법>
그렇다면 AI 보고 문서를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요?
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용자가 법 조항과 해당 판례를 직접 읽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2. 구글이나 법률 블로그 등을 검색해 볼 수도 있습니다.
3. 다른 AI를 복수로 사용해서 검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주로 L사의 AI를 사용하는데 S사의 제품도 같이 사용합니다. 두 AI는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다른 방식으로 답해줍니다. 즉, L사의 AI는 주로 판례를 중심으로 답변하지만, S사의 제품은 전반적인 절차 등도 같이 다루어 줍니다. 만약 두 AI가 다른 답변한다면 사용자가 직접 하나하나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두 AI가 유사한 취지로 답변을 한다면 결론의 신빙성은 어느 정도 확보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문서 '꾸미기'
AI가 작성한 문서를 읽어보면 내용은 대략적으로 이해가 가지만 전체적으로 유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문장 역시 번역 투인 경우도 많습니다(AI 프로그램 자체가 해외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AI가 작성한 문서에 주어와 술어, 조사 등을 수정해 주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적절히만 수정해 주면, 사람이 작성한 문서보다 AI가 작성한(+ 사용자 수정) 문서가 더욱 완성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의뢰인으로부터 전달 받은 사실 관계를 서면에 녹여내는 일은 전적으로 사람(변호사)이 해야 합니다. AI는 개별 사건의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른 적절한 증거 배치 역시 변호사의 몫입니다.
5. 결 어
이상 변호사와 AI의 활용에 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누구나 예상하듯 "조만간 변호사 업무는 AI로 모두 대체된다"라는 식의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지만 아주 가까운 미래에 변호사 업계는 변화할 것은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파트너급이나 시니어 변호사들로서는 굳이 저년 차 변호사를 고용할 동인(초안 작성)이 사라질 수 있으며,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변호사와 그렇지 않은 변호사 사이의 격차도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주상현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민사법, 형사법 전문 변호사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언제라도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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