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 승소 확률은 몇프로일까요(경업금지 권리금)?
경업금지 분쟁으로 변호사 상담을 받는 많은 분들이 궁금한 것이 '승소 확률'이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변호사까지 써가며 소송을 진행하는데 당연히 무조건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든다. 변호사와 상담을 받고 무엇인가를 진행하기로 마음먹는다는 것 자체가 '돌이킬 수 없는 싸움'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다음은 실제 법률사무소 봄 의뢰인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입니다.
나는 지금도 내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힘들었던 시절을 비교하자면 분명 상황은 많이 나아졌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꿈이던 '셰프'가 되는 고된 길을 걸었고 많은 어려움 끝에 인천 송도에 작은 스시집 '봄 스시'를 열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는 그야말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을 한끝에 주위에 입소문도 났고 우연한 기회에 방송도 출연하였다.
이렇게 나에게 찾아온 기회를 열심히 활용하다 보니 몇 년 새 우리 스시집은 주위에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늘 대기가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일을 하다 보니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 허리 디스크가 온 것이다. 병원에서는 내내 서 있고, 과로가 겹쳐서 그런 거라며 지금부터는 무조건 푹 쉬라는 당부를 하였다.
그렇게 강제 휴식기가 찾아오니 문득 쉼 없이 달려오던 지난날들에 대한 회상이 밀려왔다. 일만 한다고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했고 매출에 연연해 그 흔한 여행도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다. 그 결과 병까지 얻었다는 생각이 드니 이번 기회에 가게를 양도하고 길게 휴식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봄 스시'를 적당한 가격에 넘기기로 하고, 주위에 아는 공인중개사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봄 스시는 일대에서 이미 충분히 알려진 맛집이었기 때문에 가게를 매수하겠다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일대는 소위 '바닥 권리금'이라고 해서 가게 위치만으로도 충분한 대가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었다. 나는 이를 모두 고려해서 권리금을 1억 원으로 정하고 양도를 하기로 했다.
막상 권리금이 정해지자, 매수인은 자신이 계약서를 작성해서 만들어오기로 했다. 그리고 매수인은 계약서를 쓰는 날 통상의 계약서보다는 내용이 길게 적힌 계약서를 가지고 왔는데 그 안에는 '영업권 일체', '종업원 승계'라는 말이 적혀 있었고 특약으로 '경업금지 약정'도 함께 적혀 있었다.
"경업금지, 이게 뭐예요?"
매수인의 말은 이렇다. 일반적으로 양도양수 계약서를 쓰게 되면 경업금지 약정을 함께 체결한다고 한다. 그리고 권리금이 1억이니까 경업금지 약정이 꼭 있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이왕에 가게를 넘기는 거 분쟁이 생기는 것도 원치 않았고, 일단 가게를 넘기고 푹 쉬고 싶었던 터라 사인을 했다. 물론 이후에 이 사실에 대해 계속 후회를 했지만...
일 년간은 푹 쉬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나는 인천 송도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곳에서 '겨울 스시'를 오픈하였다. 가게를 오픈할 때 일부러 송도를 피해서 상권이 다른 곳으로 장소를 선택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게 내가 양도한 '봄 스시'는 그 이후로도 장사가 무척 잘 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차피 송도에는 이미 스시집이 굉장히 많기도 하다.
그런데 며칠 전 나는 충격적인 소장을 하나 받았다. 예전에 매수인이 가져와 내가 서명했던 양도양수 계약서에 있었던 경업금지 약정을 어겼으니 1억의 권리금을 모두 반환하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소장을 들고 바로 근처의 변호사 사무실에 달려갔다. 그런데 그 변호사는 '우리에게 맡기면 이 소송은 무조건 승소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달콤한 말이었지만 어딘가 믿음이 가지 않았다.
내가 그냥 보기에도 암울한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다 이길 수 있다고 장담을 하는 건지? 결국 나는 경업금지 소송에 대해 많은 경험이 있는 다른 변호사와의 상담을 몇 번 더 받아보기로 했다. 좀 더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봄의 정현주 변호사를 찾아가 '승소 확률'을 물었다. 그런데 정현주 변호사는 딱 잘라 '이 계약서를 봤을 때 영업양도계약서가 맞고, 위약금 약정까지 하셨기 때문에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원고의 청구는 인용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청구 기각은 불가능에 가깝고 손해배상액에 대한 감경 청구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정현주 변호사는 상법상 영업양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계약서의 어디가 문제가 되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비록 듣기 좋은 소리를 해주는 변호사 상담도 받아봤지만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내려주는 변호사가 오히려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랜 고민 끝에 법률사무소 봄에 소송을 의뢰하기로 했다.
변호사 상담을 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승소 확률'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최대한 솔직하게 말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만약 내가 보아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암울한 상황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거나, 가급적 수임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패소의 예상이 분명해 보임에도 수임을 하게 되면 결국 우리 법률사무소 봄의 변호사들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패소가 예상이 되더라도 소송을 해야만 하는 경우들이 있다. 소송의 대부분은 '감정싸움'에서 시작되고, 소송을 진행하면서 얻게 되는 부수적인 이익 때문에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들도 생각보다 많다.
그런 경우라도 '승소 확률'에 대해서는 최대한 솔직하게 말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이러이러한 불리한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소송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하거나 또는 사건에 따라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겠다고 말씀드린다. 물론 변호사라도 모든 건에서의 '승소 확률'을 제대로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변호사 비용을 포함하여 소송에 들어가기 전 발생되는 여러 가지 비용, 시간, 소송 이후의 상황들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판단이 가능하다.
때때로 변호사와 상담을 하면 '무조건 된다.'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절대로 그런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소송의 결과는 누구든 장담할 수 없고, 잘 될 거라고 생각이 되는 소송일지라도 생각 외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송을 시작할지 말지, 방어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기 전에 우선은 전문 변호사의 객관적이고 솔직한 의견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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