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책 배우자의 이혼소송 허부
혼인 관계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으로 내지 주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책임 없는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그 파탄을 이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지, 즉 유책 배우자는 유책주의를 규정한 민법 제840조의 사유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법 제840조의 제6호를 근거로 유책 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지 문제 되어 왔습니다.
종전 판례는 원칙적으로 혼인 생활의 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파탄 이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인정하고 있었습니다(이른바 제한적 소극설).
유책 배우자의 이혼소송 청구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만큼,
그 특별한 사정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이혼소송 청구는 청구 기각을 면키 어렵습니다.
이후 판례는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 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을 예시로 삼았습니다.
판례는 "이를 판단할 때에는 유책 배우자의 책임의 태양, 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 계속의사 및 유책 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나이, 혼인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 기간, 별거 후에 형성된 부부의 생활관계, 혼인생활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상태와 생활 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 교육, 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라고 판단 기준을 제시하여 기존 유책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예외적 허용사유를 구체화하고 그 기준을 완화하였습니다.
이후 2022년 판례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와 관련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 혼인 의사의 객관화 "자료의 중요성"
당해 판례는 2010 법률상 부부가 된 원피고가 2013년 원고의 청구에 이혼소송을 하였다가 이를 취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집을 나간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재차 이혼의 청구를 하였습니다.
해당 청구는 1심과 2심에서 피고가 이혼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원고에게 혼인 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는 이유로 원고를 유책 배우자로 판단하여 원고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이후 이혼소송이 기각된 이후에도 원고와 피고는 별거생활을 하였으며, 별거 기간 중에도 자녀의 양육비와 피고가 살고 있는 '원고 명의' 아파트의 대출금 채무의 변제를 원고가 전액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는 원고가 자녀와 연락하여 만나는 것을 거부하였으며, 피고를 통해서만 자녀를 만나야만 하고, 시정 장치를 바꾸고 원고에게 열쇠 교부를 거절하는 등 원고의 접근을 피고가 차단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둘 사이 관계 개선이 되지 아니할 것이라 판단하고 재차 2019년 이혼 소송을 청구하였습니다.
물론 재차 진행된 소송에서도 1심과 2심에서 피고가 이혼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히고 있는 점, 원고가 첫 번째 이혼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이후로도 여전히 가정으로 돌아가지 아니한 채 혼인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혼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당해 판례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사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면서,
혼인 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 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 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혼인 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
실무에서는 이혼 청구의 상대방이 이혼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히면 그 주관적 의사가 소송에 크게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당해 판례가 나오면서 혼인 유지의 의사를 '객관화'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 현명한 마무리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는 혼인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면 이혼 이후 생활을 고려할 때 무작정 이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일방의 과실 내지 유책만으로 혼인이 파탄된 경우는 극히 드물기도 하고, 일방 책임이 확실한 상황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혼인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다 한들 상대 배우자의 태도에 따라서 혼인이 해소되지 아니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혼인을 해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충분히 고려해서 현명한 해소를 해야 할 것입니다.
유책 배우자로 인정받은 경우라 할지라도 혼인을 유지할 만한 이유나 의사가 객관화된 자료 등이 제출된다면 소송으로 혼인이 해소될 수도 있습니다.
유책 배우자의 상대방이고 혼인생활을 유지할 생각이라 할지라도 객관화된 자료에 따라 소송으로 혼인이 해소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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