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B와 사귀는 중이었고 여느 남녀처럼 만나서 성관계를 하고 성적인 대화를 하거나 음란한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한편 두 사람의 관계를 보면 B가 A를 더 좋아해서 B가 A에게 맞춰주는 편이었습니다.
어느 날 A는 영상통화를 하면서 B가 자신의 음란행위를 몰래 녹화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A는 B에게 엄청난 죄를 저질렀으니 교도소에 들어갈 각오를 하라고 말하면서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테니, 고소와 합의를 선택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합의금 5천을 불렀고, B는 한꺼번에 다 줄 수는 없고 두 번에 걸쳐 분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하여 3천을 먼저 보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B의 모친으로부터 전화가 오더니, 협박하여 돈을 뜯어냈으니 공갈죄로 고소를 하겠다고 A에게 경고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B는 A의 연락을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A는 B가 일하는 곳에 찾아갔더니, B는 엄마 때문에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고 미안해하며 A를 보고 매우 반가워했고 두 사람은 화해를 하고 합의서까지 썼습니다.
이후 B는 A를 공갈죄로 고소를 하였고 결국 A는 검찰로 송치되었습니다. A는 생각과 완전히 달라진 결과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얼마나 다른지 더 보시죠.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변하는 순간
B가 만일 촬영물범죄 피해자라면 이를 형사고소 하면 됩니다. 만일 고소를 원치 않고 합의금 받는 것을 원한다 할지라도 피해자가 합의 의사를 내비치는 것을 넘어서 먼저 돈을 요구한다면 공갈죄가 될 수 있습니다.
합의금을 안 주면 고소하겠다는 의사표시는 협박으로 재산상 이익을 갈취하는 공갈죄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소를 하지 않고 대신 돈으로 받기를 원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합의금을 달라고 하면 절대 안 되고,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서 공식적인 방법으로 조심스럽게 합의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자칫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고 처지가 뒤바뀌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이 공갈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합의금 협박을 하는 사람이나 협박을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그러합니다.
甲은 자신이 무죄 판결 받은 사건에 대해 누군가 인터넷에 올리자 이와 관련된 댓글을 작성한 사람에게 명예훼손죄와 관련하여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고 이들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합의금을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甲은 가해자들에게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며 가정과 직장에도 피해가 갈 것이라며 협박을 하였습니다. 가해자 중 합의금을 한 번에 지급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분할 지급을 약속하는 문서를 작성하게 한 뒤 민사소송 자료로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합의금 요구를 당한 사람들은 장기간 협박을 당하면서도 자신이 가해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못하고 당하고만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결국 甲은 공갈죄로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甲은 형사고소까지 한 상태에서 합의금을 요구하다가 공갈죄가 인정된 것입니다. 하물며, 형사고소를 하지도 않고 먼저 합의금부터 요구한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공갈죄가 될 수 있습니다.
A에게 범죄가 성립될까?
한편, 자신이 촬영물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A의 생각과는 달리, B의 경우 사실상 법적인 책임을 묻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법원은 사람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신체 이미지나 영상을 촬영한 것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를 복제물로 보기도 어렵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와 달리 하급심이나 수사 실무에서는 현실적인 요구에 부응하여 이를 복제물로 판단하여 촬영물소지죄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영상통화 녹화나 캡처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촬영물소지죄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녹화한 이미지를 촬영물의 복제물로 여기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치료는 전문가인 의사가 하는 것이며 환자는 할 수 없습니다. 법률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하여 정확한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법률문제가 소송이나 변호사 선임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으며 애초에 상담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건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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