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부동산 전세/월세 임대차 계약 시 주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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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부동산 전세/월세 임대차 계약 시 주의점 

이철규 변호사

알아보니 신탁 부동산이라고 하면서 등기부에는 신탁회사가 적혀있지만,

실제 집주인이 따로 있으니까 그 사람이랑 계약하면 된다는데 이거 괜찮나요?



전세/월세를 구하기 위해 집을 보다보면 신탁 부동산이라 등기부에는 신탁회사가 적혀있긴 한데 실제 집주인이 있고 그 사람이랑 계약하면 된다는 물건이 종종 있다.

당연하게도 집주인(소유자)과 임대인이 일치하지 않는 계약이기 때문에 자칫하다가 보증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등 주의가 많이 필요하다.

1.'신탁'이 무엇인가?

부동산 신탁은 관리 신탁, 담보 신탁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번 주제와 관련되는 것은 담보신탁이다(관리신탁도 비슷하다). 쉽게 말하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신탁이나 근저당권이나 똑같이 돈을 빌리는데, 근저당권은 채무자(집주인)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등기부의 '을'구에만 기재하고 그 날로부터 우선변제권을 갖는 것인데, 신탁은 아예 집 자체의 소유권을 넘겨버리고 그걸 담보로 돈을 빌린다.

아예 소유권을 넘겨버리는 거니까 당연히 안전장치가 필요해서 돈 빌려주는 사람(보통 은행)과 채무자(집주인) 사이에 신탁회사가 안전장치로 껴서 신탁회사에게로 소유권을 이전한다.

근저당권보다 더 큰 담보(소유권)가 넘어가니까 빌릴 수 있는 돈도 보통 더 많아서 토지를 담보신탁으로 잡고 큰 돈을 빌린 뒤 건물을 짓는 경우 등등에 쓰인다.

2. 신탁부동산의 임대차법률관계는?

신탁을 하게 되면 그 기간 동안에는 부동산 소유권이 내부적, 외부적으로 완전히 신탁회사로 넘어간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신탁이 끝나면 다시 돌려주기는 하지만 제일 위에 적은 실제로는 집주인 것이라는 것은 엄연히 틀린 말이다.

따라서 임차인을 포함한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등기부에 적힌대로 신탁회사가 소유자이다.

그렇다면 임차인으로서는 누가 적법하게 집을 빌려줄 수 있는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신탁계약서를 등기소에 제출하게 되고 누구나 그 신탁계약서(신탁원부 라고 부른다.)를 발급받아 확인할 수 있다. 이 신탁원부에 적힌대로 권리관계가 결정되기 때문에 임차인이 될 사람은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거기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렇게 소유권 자체가 신탁회사로 넘어가고, 신탁원부 번호가 아래에 적히게 된다.

3. 신탁원부를 반드시 확인

등기부는 인터넷등기소를 통해서 발급받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신탁원부는 직접 등기소로 가서 발급 받아야 한다. 인터넷에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모두 수수료를 받고 대신 떼주는 것이고 국가에서 직접 온라인으로 발급해주는 것은 없다. 알아서 선택하면 된다.

이제 신탁원부를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제10조 정도에 임대차 계약에 관한 사항을 기재해 놓는다.

예시를 살펴보자. (수탁자: 신탁회사 / 위탁자: 집주인,채무자 / 우선수익자: 돈 빌려준 은행)

위 신탁계약서는 원칙적으로 신탁회사가 임대인이 되거나 혹은 사전에 신탁회사가 허락하면 집주인이 임대인이 될 수 있는데 어느 경우든 임대차보증금은 집주인이 아니라 신탁회사에 지급해야 한다(제2항).

다만 집주인과 돈빌려준 은행이 "임대차계약은 집주인이 알아서 하는 대신 보증금도 알아서 할게 신탁회사는 아무 책임 안져도 된다."라는 내용을 서면으로 신탁 회사에 요청해서, 신탁 회사가 오케이 하는 경우에는 집주인이 임대인이 되고 보증금도 집주인에게 지급하면 되는 대신, 임대차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에게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제3항 제1호).

거의 모든 신탁계약서가 수탁자(신탁회사)의 사전승낙을 요구한다. 따라서 임차인으로서는 반드시 신탁원부를 확인해서,

1) 집주인이라고 칭하는 그 사람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자격이 있는지

2) 신탁회사로부터 임대차계약 승낙을 얻었는지(서면으로 확인)

3) 보증금은 누구에게 지급해야 하고, 나중에 누가 돌려주는지

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4. 신탁원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의 위험

위 예시 같은 경우, 아무 생각없이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보냈다면, 신탁회사를 상대로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없을 뿐더러, 사전승낙이 없었다면 적법한 임대차계약이 아니게 되어 신탁회사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 위험까지 있다.

이 경우 보통 집주인인 임대인은 이미 돈을 많이 빌린 상태기 때문에 전세금 같이 큰 금액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결국 다음 임차인이 들어올때까지 보증금회수가 어렵게 된다.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해서 승소 판결문을 받아도, 신탁재산에 대해서는 강제집행이 불가능해서 경매로 넘겨 배당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편 집주인이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하면 돈빌려준 은행으로서는 빠르게 공매를 선택하는데, 이건 통상 6개월~1년 걸리는 법원의 경매보다 훨씬 빠르게 몇 주만에 진행된다. 그럼 이걸 낙찰 받은 새로운 소유자(D)가 등장한다. 문제는 위 사례의 경우 임차인은 신탁회사와는 임대차계약관계가 없기 때문에 낙찰로 소유권이 신탁회사에서 다른 사람(D)으로 넘어간다 하더라도 임대차계약의 임대인 지위가 그 다른 사람9D)에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즉, 그 사람(D)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고, 나가더라도 보증금은 그 낙찰자(D)가 아니라 최초 계약한 집주인에게 청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자를 제 때 못내서 공매 당한 사람이 보증금 돌려줄 돈은 있을까...? 공매 과정은 일반 법원 경매와 달라 후순위 소액 임차인의 최우선변제권도 주장할 수 없고, 우선수익자인 은행에게 돈을 다 정산하고 남는 금액이 있어도 신탁원부를 제대로 안보고 잘못 계약했다면 이 금액도 정산받을 수 없다.

결국 돈 없는 집주인을 상대로만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뿐인데 현실적으로 집행은 어려우므로 전세금을 그대로 떼일 위험이 정말 현실적으로 있다.

부동산중개사가 따로 임차인에게 신탁여부를 알리지 않은 경우에 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전액을 다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장담은 없다.

이처럼 큰 돈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이 크고 실제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대충 실제 집주인은 이 사람이에요~ 하는 말만 믿지 말고, 신탁원부를 꼭 확인하고 그 계약 내용에 맞게 모든 절차를 철저하게 지켜서 계약하자. 정 불안하면 그냥 신탁 부동산은 체결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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