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필리핀 사람입니다. 한국에 유학을 와 한국 사람인 남자와 연애를 했고 그 과정에서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친부는 이미 혼인을 약속한 사람이 있었다며 저와 결혼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더 이상 한국에 홀로 있고 싶지 않아 아이를 데리고 필리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필리핀에서 아이를 혼자 키우다 보니 억울한 생각도 들고 돈도 필요했어요. 이제라도 아이의 친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하고 싶은데 혼자 아이를 키우며 사용한 돈부터 전부 청구가 가능할까요?
외국국적의 친모가 아이를 외국에서 키우고 있으면서 인지청구와 양육비 청구를 하는 경우 우리의 법을 그대로 적용해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은 외국적인 요소가 있을 경우 어떤 식으로 절차가 진행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외국인의 인지청구와 양육비청구
친모가 외국인이고 아이가 외국국적을 취득한 경우에도 한국인인 친부를 상대로 인지청구와 양육비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양육비 청구의 경우 친모가 외국인이고 아이가 외국에 거주함에도 한국의 관례대로 정하는 것이 맞을까요?
2. 외국적 요소가 있는 경우 과거양육비의 결정
원칙적으로 부모 한쪽이 아이를 양육해 온 경우 과거양육비도 청구가 가능합니다.
“부모는 그 소생의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는 부모 중 누가 친권을 행사하는 자인지 또 누가 양육권자이고 현실로 양육하고 있는 자인지를 물을 것 없이 친자관계의 본질로부터 발생하는 의무이다.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그와 같은 일방에 의한 양육이 그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3. 10. 31. 선고 2023스643 결정).”
3. 외국적 요소가 있는 경우 인지청구를 통해 과거양육비를 청구한다면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되는 준거법으로서의 외국법은 사실이 아니라 법으로서 법원은 직권으로 그 내용을 조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6다222712 판결 등 참조). 국제사법 제73조 제1항은 “부양의 의무는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른다. 다만 그 법에 따르면 부양권리자가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당사자의 공통 본국법에 따른다.”라고 규정한다.
또한 같은 조 제4항은 “부양권리자와 부양의무자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부양의무자가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라고 규정한다.
국제사법 부칙 제3조는 “이 법 시행 전에 생긴 사항에 적용되는 준거법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다만 이 법 시행 전후에 계속되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이 법 시행 이후의 법률관계에 대해서만 이 법의 규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사법’이라 한다) 제46조는 위에서 살펴본 부양의무의 준거법에 관하여 현행 국제사법 제73조와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국적법 제3조 제1항, 제2항에 따르면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인 부 또는 모에 의하여 인지된 자는 법무부장관에게 신고한 때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
민법 제860조는 “인지는 그 자의 출생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지판결 확정으로 법률상 부양의무가 현실화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부모의 법률상 부양의무는 인지판결이 확정되면 그 자의 출생 시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양육자는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 발생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부담함이 상당한 범위 내에서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10. 31. 선고 2023스643 결정 양육비).
이에 따라 우리나라 민법만 적용하여 판단을 해서는 안되고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도 조사하여 양육비 등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외국적 요소가 가미된 인지와 양육비 청구의 경우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이 달라질 수 있어 이를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가장 유리한 법을 적용시켜야 하니까요.
아이의 복리를 위해 조금 더 악착같이 다퉈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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