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와 있고,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판제도는 3심제라고.
형사 피고인은 일반법원, 고등법원, 대법원 세 번의 판단을 받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피고인이 억울하게 처벌받을 위험을 줄이고 오류의 가능성을 최소화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형사재판은 사실상 1심제
사실상 형사재판은 1심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이 3심제이지 사실상 1심에 가깝습니다. 1심 결과에 불복하여 2심을 청구하는 것을 ‘항소’라 하고, 2심 판결에 불복하여 3심을 청구하는 것을 ‘상고’라 합니다.
3심, 즉 대법원의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사유는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에 기재된 사유가 있는 때만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상고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
1.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는 때
2. 판결 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때
3.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
4.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4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상고를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법원 재판은 받고 싶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대법원 재판은 그 성질이 다릅니다. 1심, 2심이 사실심이지만 3심은 법률심입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사실관계에 대해 전혀 판단하지 않습니다. 하급심 재판결과를 토대로 법적용의 오류 여부만을 판단하며, 서면심리로 진행됩니다.
그렇다면 2심제라는 것인가요? 사실상 그것도 아닙니다.
항소심 판단이 정반대로 나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1심에서 제출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증거, 사건의 국면을 바꿀 수 있는 증거가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2심의 법적 성격을 알아야 합니다. 2심은 동일한 재판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아니며 1심 재판의 연장일 뿐입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와 실무에 의하면 2심은 1심의 연장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2심은 사실관계와 사건 자체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1심 재판 자체의 당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항소심에는 증인신문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세 가지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1심에서 이미 제출된 증거만 검토하여 판단하므로 새로운 증거신청이 제한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은 1심 증인신문에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하며 증거제출도 1심 때 가급적 다해야 합니다.
이처럼 1심과 2심은 심리방식 차이가 있으며 항소심은 1심의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이어서 1심 재판에 큰 오류나 결함이 없는 한 결과가 번복되기 어렵다는 것이고 사실상 1심이나 다름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법원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심 판결을 깨면 안 된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으며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심이 안 되면, 2심도 있고 3심도 있다고 희망회로를 돌리는 것은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1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