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에서 언제나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요구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증거가 거의 없고, 당사자의 진술만이 존재하는데, 두 사람의 진술이 너무 다르고, 누구 말이 맞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 하게 됩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생각보다 정확하다고 합니다. 적중률이 95%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피검자가 긴장을 잘하는 성격이든, 긴장을 안 하는 성격이든 사람은 누구나 진실을 말할 때와 거짓말 할 때의 생리적 반응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조차도 훈련이나 연습에 의해서 탐지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원이나 스파이로 활동하지 않는 한 그런 불필요한 훈련을 받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성범죄로 누명을 쓴 사람은 매우 억울하고 잘못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방법이 없어서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인다 할지라도 5%의 오류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피검자가 거짓말 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거짓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흑백을 가리는 것처럼 단순명료한 사안이 아니라 가치 판단에 따라서 답이 달라질 수 있는 애매한 사안에 있어서 그러합니다.
이렇게 되면 정말 심각해집니다.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 거짓 반응이 나왔다면 검찰 송치를 피하지 못하게 됩니다. 차라리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수사기관에서는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상당히 신뢰하는 편입니다. 물론 재판단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례에 의하면 거짓말탐지기 검사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판시한 거짓말탐지기가 증거능력을 갖기 위한 요건은 현실에서 충족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기는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조금 다릅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가 조서에 기재되고, 판사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를 보고 강력한 심증을 형성되게 됩니다.
그렇다면 피의자가 억울해서 검사를 요구했고 다행히 진실반응이 나왔다면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당사자의 진술 외에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을 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진술이 증명력 있는 증거로 쓰이려면 신빙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신빙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것이 거짓말탐지기 검사입니다.
피의자가 무혐의를 주장해왔는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해보니 진실반응이 나왔습니다. 피의자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죠. 반사적으로 피해자 진술은 신빙성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일한 증거였던 피해자 진술이 의미가 없게 되어 증거가 전혀 없는 것이 되므로 불송치결정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렇기는 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불송치 결정이 나오는 것은 또 아닙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진실반응이 나왔음에도 피해자에게 사과를 했다는 이유로 송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제안했을 때 거절해야 되겠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사 제안을 받았는데 거절하는 것 역시 불리한 정황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결과 자체뿐만 아니라 이를 거절하거나 검사를 못하게 된 경위 등도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피의자가 검사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그 역시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떡하라는 말인가요? 글쎄요. 이를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섣불리 결정하지 마시고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거쳐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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