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죄는 2013년에 개정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여자만 피해자가 될 수 있었는데, 객체가 ‘사람’으로 바뀌면서 남자도 피해자가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간죄는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는 범죄이므로 현실적으로 남자가 피해자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강간죄가 되기 위해서는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 가해자는 여성이어야만 하는데, 정상적인 경우 물리적 힘이 센 남자가 여자에게 제압당하는 일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조문은 짧고 간단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강간이란 강제로 간음한다는 것인데, ‘간음’의 뜻은 남성의 성기와 여성의 성기의 삽입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이성 간에만 성립될 수 있는 범죄이며, 남자가 남자를 성폭행하면 강간이 아니라 유사강간이 될 뿐입니다.
그리고 강간이 되려면 “폭행 또는 협박”을 사용해야 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싫다고 했음에도 성관계를 했다면 강간이 될 수 없는데, 의외로 이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몇 년 전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논의가 있었죠?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단순히 비동의 만으로는 강간죄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범죄로 인정되고 있다면 그러한 논의를 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즉 동의가 없는 것, 성관계를 거절한 것만으로는 강간이 되지 않으며, 거절에도 불구하고 강제력을 행사하여 억지로 해야 강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현재 의사에 반한 성관계, 비동의만으로 강간죄가 성립된다고 된다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개념부터 정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폭행, 협박이 있었는지는 성행위 당시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사실 폭행, 협박의 의미는 많이 완화되었습니다.
통설의 견해인 ‘반항이 불가능할 정도나 현저히 곤란할 정도’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폭행·협박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가해자가 협박만을 수단으로 강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때 협박과 간음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어도 인과관계가 있다면 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의 부정행위를 그의 배우자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하여 간음했다면 강간죄가 될 수 있습니다.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라야 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텔에 들어갈 때의 상태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강간죄는 멀쩡한 사람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여 간음하는 것이므로 들어갈 때의 피해자 상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모텔에 자발적으로 들어갔으면 성관계에 동의한 것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꼭 그렇게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거나 거부의사를 명백히 했습니다. 그럼에도 집요하게 졸라서, 설득해서, 안하면 헤어진다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면 강간죄가 되지 않습니다.
하물며 동의해서 성관계를 했음에도 강간으로 고소를 한다면 그것은 완전히 허위 사실을 고소한 것으로 무고죄가 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강간죄에서 중요한 것은 동의가 아니라 폭행·협박입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면 “동의 받아서 했냐? 거절했는데 한 것 아니냐?” 라고 물으면서 “거절했는데 하면 강간이다”라는 식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강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또한 성관계 자체에 동의 했다면, 상대방이 약속과 달리 피임을 하지 않거나 콘돔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강간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조사를 받으러 가면 “성관계 도중 피해자가 콘돔 없이는 성관계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성관계를 했으므로 강간이다” 이런 식으로 몰고 갈 것입니다.
이 경우 “폭행, 협박을 행사하여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한 것이 아닌데, 어째서 강간이냐”고 따질 수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여자가 여성 상위 체위로 성관계를 했음에도 콘돔을 안 해서 강간이라고 우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간임을 인정하라며 엄청나게 압박을 가합니다. 강간의 개념을 알면서 그러는 것인지,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그 의중은 알 수 없습니다.
불송치 결정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혐의 사실이 강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이며, 불송치 이유서에 들어갈 말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피의자 변호사가 의견서를 통해서 할 일입니다. 그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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