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가림 형사법센터를 운영 중인 이용수 변호사입니다.
최근까지도 저희가 맡았던 사건들은 일명 '구속사건'들이 많았습니다. 주로 알음알음으로 저희 성공률과 사례의 내용을 보아 잘 아는 지인들을 통한 의뢰가 많아진 탓인데, 많은 의뢰인들이 믿어주신 덕에 통계적인 영장기각사례를 크게 상회하는 기각사례를 다수 누적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사안에서 수사기관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수사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 사건이, 유죄로 판단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충분한 경우에만 영장을 신청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보통 (혐의의 중한 정도 + 수사로부터 수집된 증거), 즉 = '중한 범죄의 소명가능성'에서 나옵니다.
그럼 중한 범죄의 소명가능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무는 오랜 관행에 따라 기준을 정립해 두고 있습니다.
우선 실무상 지침 이전에 원칙을 보면,
📌 형사소송법 및 형사소송규칙에서는 구속영장 발부의 요건으로 1) 피고인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2)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3)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또는 4)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갖추어지면 자신있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령에 정해진 기준들은 결국 추상적인 것에 그칩니다.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누구나 구속위기에서는 절대로 사건관계인에 연락하지도 않겠고 해외나 섬 같은 곳으로 도주하지 않을 것이고 그 어떤 증거도 자발적으로 제출하겠다고 거짓말합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호소는 구속영장의 심문을 하는 법관에게는 진실로 들리지 않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주장만으로는 영장 청구를 기각시키기에는 너무나 무리가 있습니다. 통상 말해지는 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만 보고 있다가는 영장발부를 막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나아가 병환이 있는 늙은 어머니나 갓난아기 등 가족을 돌보아야 한다거나 병이 있다는 등의 사유(실무에서 흔히 '노모 항변'이라고 불립니다)는 전혀 통하지 않고 오히려 반감만 불러 올 수 있다고 보심이 맞습니다.
그럼 무엇일까요?
📌 결국 도주우려나 증거인멸 우려 조차도 모두 '실형위험(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것이 실무의 통상적인 의견(이른바 '실형기준원칙')입니다. 실형이 나올 것 같으므로 도망을 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인데요. 사안 자체가 검찰이 제시하는 것이므로 피의자나 피고인으로서는 법관으로 하여금 사안의 사실여부를 일부라도 의심이 들게끔 탄핵해야 하며, 못하는 한 제대로 된 항변이 불가능해집니다.
즉 경찰이나 검찰이 열심히 작성한 영장청구서에 대하여 사실이 맞다고 하는 순간 그 뒷말은 아무도 들어 주지 않게 되는 것이니 영장청구혐의 자체가 일반적으로 실형이 예상되지 않는 가벼운 경우라는 등의 특수한 사정이 있는게 아니라면 자백은 절대 금물입니다.
이는 법원의 지침과 검찰의 구속수사기준을 통하여 명문화된 형태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구속 수사 기준에 관한 지침>
(대검예규 기획 제400호, 2006. 6. 12.)
제2장 일반적 기준
제4조(범죄 혐의)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는 유죄판결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범죄 혐의를 말한다.
제6조(증거 인멸의 염려)
①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1. 범죄의 성격에 따른 증거 인멸․왜곡의 용이성
2. 사안의 경중
제7조(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
②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1. 사안의 경중
③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도망할 염려에 유의하여야 한다.
1.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2. 누범에 해당하거나 상습범인 죄를 범한 때
4. 집행유예 기간 중이거나 집행유예 결격인 때
7. 사안의 경중, 범죄 전력, 범행의 습성, 피해 회복 여부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중형의 선고 가능성이 높은 때
즉 범행사안의 경중을 기준으로 구속영장 발부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태도는 수사단계 구속을 사실상 선행하는 형벌의 일종으로 보는 것으로도 설명됩니다(이른바 '형사정책적 접근론'). 이에 대하여는 무죄추정원칙이나 불구속수사와 재판의 원칙에 입각한 일부 비판도 존재하기는 하나, 결국 실무는 이러한 입장에서 구속영장 발부여부를 판단하며 각 죄의 유형별로도 기준을 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위 '검찰의 구속수사기준' 전문 참고).
그럼, 어떤 점에서 구속사유를 탄핵해 볼 수 있을까요?
즉 나나 나의 가족, 나의 지인이 불구속수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기준에 따라,
경찰의 영장신청(검찰의 청구)을 법원에서 기각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혐의가 중하지 않음
2. 소명이 되지 않음
✔️ 혐의의 중한 정도(집행유예 이하의 형벌 가능성) :
범죄는 객관적인 행위와 결과, 주관적인 고의로 구성되므로 죄질은 객관적으로 사회나 상대에게 미친 '피해의 정도'와 함께 해당 행위 자체의 '위험성'과, 주관적으로는 '동기나 악의 또는 계획된 범행의 위험성'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결국 구체적으로는 적용(될)법령에 따른 법정형과 유사 사안에서의 판결례를 통해 살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괴죄라고 하면, 최대 3년의 징역형이라는 비교적 낮은 법정형이 정하여져 있으니, 영장이 신청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 데에 도움을 준 혐의라면 국민체육진흥법 제47조에 따른 최대 7년의 징역형이 정해져 있으니 손괴죄보다는 더 확률이 높다는 것, 그리고 구체적 법정형으로서 도박개장죄 또는 범죄수익은닉죄와 상상적 경합으로 중한 죄의 상한이 1/2증가하므로 초범일지라도 징역 10년 6월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되므로 더욱 위험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한 경우라면 도박사이트가 스포츠를 소재로 하지 않거나 달팽이나 사다리게임 등 일부 운영시에만 가담하였기에 국민체육진흥법위반의 혐의가 아니라는 점 또는 범죄수익은닉죄의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적용법령을 최소화하는 방안, 대포통장만 공급하였을 뿐이므로 외부 공급책에 불과하여 적용법령을 부정하는 방안, 도박사이트임을 알았더라도 방조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공범감경을 받는 등으로 구체적 법정형을 조정해보는 방안이 있으며, 이후엔 가담의 기간이나 정도가 적거나 범죄를 통한 수익금액이 없거나 적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 예상형량을 낮추는 방안, 기타 초범 또는 정상사정을 들어 실제 재판시에 작량감경의 여지가 있음을 어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재판부의 심증상 최종적으로 집행유예가 예상된다면, 영장의 기각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 소명이 되지 않음(무죄판결 가능성):
형사소송법은 구속영장 청구 시에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는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201조 제2항). 또한 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취지 및 이유를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수사기관이 충분한 준비 없이 영장을 신청한 경우, 소명자료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되는 경우입니다. (1) 계좌 내역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없이 영장이 신청된 경우, (2) 뚜렷한 범행 동기를 발견할 수 없는 경우(예를 들어 수익이 적거나 수익이 최종적으로 피고인이 보유하지 못하게될 가능성이 큰 경우, 가해의 감정적인 원인이나 경위가 드러나지 못한 경우 ), (3) 참고인이 적거나, 참고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 (4) 피의자에게 알리바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일정정도 존재하는 경우, (5) 객관적인 정황과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가 서로 배치되는 경우 를 이유로 혐의 소명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범행 시간, 장소, 방법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못하고 입증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경우(특히 추후에도 입증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일단 그 자체로는 기소가 어려울 수도 있을 뿐더러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 또한 있기에 소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그 외 흔히 의뢰인들이 노리듯 관혼상제 등의 특수사유 즉 일반 정상사유 :
위와 같은 사유로 기각을 하는 경우도 극히 일부 있지만, 그 역시 혐의가 경하고 물증이 분명하여 증거인멸의 우려가 적은데 정말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되는 일부의 경우에 불과합니다(국가권력인 형벌권행사의 과잉금지원칙의 구속국면에서의 적용). 혐의가 중하고 소명이 된 상황의 경우에는 말씀드렸듯 사실 이러한 사유로는 영장의 발부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가끔 기업인이나 유명인의 경우 보석청구가 인용되는 사례가 뉴스에 보도가 되는데, 다소의 정치사회적인 사유가 더해져 구속이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거나, 반대로 정치사회적인 사유가 있어 구속필요성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는 경우로서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 영장이 발부되어 구속이 되고 구속기간이 꽤 지난 이후에, 재판도 얼마간 진행되면서 혐의가 검찰이 주장한 것 정도는 아닌거 같다는 재판부의 심증이 드는 때에, 사후 보석으로 시도해 보는 방안은 그나마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통상 사전영장 신청 시에는 1년 내외의 수사를 통해 혐의에 대한 소명자료를 충실히 모은 이후에 신청한다는 점에서, 당장 영장이 신청되어 허둥지둥대는 시점에서는 2-3일 내에 기각사유들을 피고인이 완전히 증명하여 영장발부를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영장 신청은 수사기관에서 이루어지기에
영장은 통상 경찰이 신청 하지만 이를 승인(법원에 청구하기로 하는 결정)하는 것은 검사입니다. 검사는 가능한 피의자 면담을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95%이상 그대로 청구되지만, 일부 아주 예외적인 요건불비의 경우에는 검사가 청구에 이르지 않고 석방을 지휘하기도 합니다.
경찰이나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려고 할 때에는 조서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상 공소 유지(유죄 판결)까지만 신경쓰면 되는 것과 달리 구속 영장 신청 사안에서는 단 48시간 안에 검찰이 가지고 있는 구속 수사 기준에 대하여도 조사를 하여야 하고, 이를 모두 포함하여 조서를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구속이 예상되는 혐의를 받고 있다면, 피의자조사 시에 구속영장 신청의 요건을 갖추지 않고 있음에 대하여 충분히 변론(진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사정에 대하여 변론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제한적 시간(영장 신청부터 재판까지는 1~2일이 소요됩니다)과 피의자가 구금되어 있는 환경을 고려할 때, 모든 요소에 대하여 변론하는 것보다는 아래에 밑줄 친 사정들 중 구체적 사안에서 핵심적인 우려가 되는 사항에 대하여 집중적인 변론이 필요합니다.
<구속 수사 기준에 관한 지침> (검찰)
제5조(주거 부정) ② 피의자에게 일정한 주거가 없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1. 주거의 종류(집, 여관, 여인숙, 고시원, 기숙사, 직장 임시 숙소 등)
2. 거주 기간
3. 주민등록과 주거의 일치 여부 및 주민등록 말소 여부
4. 거주 형태(임차 계약의 형태․기간, 임료의 지급 방법․상황 등)
5. 가족의 유무
6. 가재 도구의 현황
7. 피의자의 성행, 조직․지역 사회 정착성
제6조(증거 인멸의 염려) ①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1. 범죄의 성격에 따른 증거 인멸․왜곡의 용이성
2. 사안의 경중
3. 증거의 수집 정도
4. 피의자의 성행, 지능과 환경
5. 물적 증거의 존재 여부와 현재 상태
6. 공범의 존재 여부와 현재 상태
7. 피해자, 참고인 등 사건 관계인과 피의자와의 관계
8. 수사 협조 등 범행 후의 정황
9. 범죄 전력
제7조(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 ②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1. 사안의 경중
2.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3. 전문적․영업적 범죄 여부
4. 피의자의 성행, 연령, 건강 및 가족 관계
5. 피의자의 직업, 재산, 교우, 조직․지역 사회 정착성, 사회적 환경
6. 주거의 형태 및 안정성
7. 국외 근거지의 존재 여부, 출국 행태 및 가능성
8. 수사 협조 등 범행 후의 정황
9. 범죄 전력
10. 자수 여부
11.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 회복 및 합의 여부
대동소이하나, 법원에서도 유사한 구속기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 직업이나 재산, 사회적 지위는 구속 여부 판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아래를 보시면 '직업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범죄에 의존하지 아ꈰ하고도 생계를 유지하였는지 등 그 동안의 생계수단의 변천'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편 또 주목해 볼만한 것은, 🟢 증거를 인멸할 염려에 대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보면 물적 증거와 인적 증거의 차이가 구속 영장 사건에서 얼마나 큰 요소가 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를 보면 '피의자측이 피해자 등 증인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압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 요소로 삼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CCTV라든지 계좌이체내역과 같은 물적 증거라고 한다면 증거를 변형하거나
왜곡시킬 염려가 없으나, 인적 증거의 경우 진술을 맞추는 등으로 증거를 변형, 왜곡할 가능성이 상당하므로 인적 증거가 대부분인 혐의라면 구속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모든 인적 증거가 인멸 염려가 있다고 다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사회적 지위상 피의자가 영향력을 가할 수 있는지와 범죄 입증에 핵심적인 증인인지 또는 단순한 정황만을 입증하고 핵심적인 사항에 대하여는 모를 것 같은 증인인지 여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속 사건은 여러 요소를 파악하되 어떤 것이 실질적으로 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칠지를 정확하게 판단하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거나 노모를 모시고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구속 영장 발부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꼭 유의하셨으면 합니다. 구속 사건은 어떤 사건보다도 시간이 중요합니다. 만일 구속 위기에 있거나 구속된 가족, 친구를 두고 계신 경우라면 신속하게 대처하시어 영장 발부를 막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셨으면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