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남이는 을식이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로에게 잘못이 있어 용역계약에 따른 결과를 얻지 못하였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1억 원으로 미리 정해두자는 약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할 수 없었고 을식이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근거로 갑남이에게 1억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갑남이는 용역계약으로 지급받은 금액이 1천만 원인데 이렇게 큰 돈을 지급하는 것이 억울했습니다.
게다가 을식이가 실제로 손해를 입었는지도 모르겠고요. 갑남이는 이 돈을 전부 지급해야 할까요?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둔 경우 이를 청구하면 무조건 그 금액을 다 줘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손해배상예정액의 청구
손해배상예정액을 정해둔 경우 양자가 이 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사정이 발생하였음을 증명하여 청구하면 됩니다.
지급을 요청했을 때 바로 지급한다면 상관없겠지만 지급을 하지 않거나 지급할 수 없다고 따질 경우 어쩔 수 없이 소송을 해야겠지요.
다만, 손해배상예정액을 지급받을 사정이 생겼다는 것은 청구하는 쪽이 증명해야 하니 이 부분을 잘 준비해야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손해가 발생해야만 청구가 가능한 것일까요?
법원은 손해 액수나 손해 발생에 대한 다툼을 피하려고 손해배상예정액을 두는 것이기 때문에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음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예정액을 지급하는 쪽에게 잘못이 없다면 이 점을 증명할 경우 예정액의 지급을 면할 수 있다고 보았지요(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다카6273 판결 참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는 채무불이행 사실만 증명하면 손해의 발생 및 그 액을 증명하지 아니하고 예정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고, 채무자는 채권자와 사이에 채무불이행에 있어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묻지 아니한다는 약정을 하지 아니한 이상 자신의 귀책사유가 없음을 주장·증명함으로써 예정배상액의 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다9408 판결).”
2. 손해배상예정액을 줄일 수 있을까?
손해배상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감액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당히 과다한 경우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법원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 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213090 판결).”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예정액이 너무 크다, 계약을 체결한 후 손해배상액을 예정했던 사정이 발생한 시기가 단기간에 이루어졌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1. 3. 27. 선고 90다14478 판결, 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41719 판결,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9227 판결 등 참조).
손해배상예정액을 정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 당사자가 모두 평등한 관계는 존재하기 어려우니까요.
손해배상예정액을 정했다면 어떻게 청구해야 할지, 그 금액이 너무 과다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계약을 체결할 당시 미리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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