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소식이 언론을 통해 들려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고도의 디지털성범죄가 바로 딥페이크 범죄인데요. 텔레그램 봇 등을 이용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대통령실, 수사당국은 한목소리로 엄정 대응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딥페이크,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요.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실제와 거의 구분할 수 없는 가짜 영상이나 음성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사실 딥페이크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딥페이크는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어떠한 부정적인 개념을 내포하지는 않습니다만,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얼굴을 바꾸거나 입모양 등을 조작하여 실제 하지 아니한 말이나 행동 등을 한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술이 악용될 시 매우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딥페이크 범죄에 연루될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에 의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었는데요. 법규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① 반포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ㆍ영상물 또는 음성물(이하 이 조에서 "영상물등"이라 한다)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ㆍ합성 또는 가공(이하 이 조에서 "편집등"이라 한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에 따른 편집물ㆍ합성물ㆍ가공물(이하 이 항에서 "편집물등"이라 한다)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을 반포등을 한 자 또는 제1항의 편집등을 할 당시에는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영리를 목적으로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④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신설 2020.5.19>
법규정을 꼼꼼히 뜯어보면, 크게
제1항 제작 행위
제2항 유포 등 행위(이하 유포행위라고 할게요)
제3항 영리목적 유포행위
제4항 상습행위
이렇게 네가지로 나뉘는데요. 법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느끼시겠지만, 정교하게 입법된 듯 하면서도 분명히 어느 정도의 법률적 공백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해당 법규정이 개정되어 2024. 10. 16.부터 시행 예정입니다. 다만, 범죄에 대한 처벌은 '행위시법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2024. 10. 16. 이전에 문제되는 범죄에 대해서는 개정법이 아닌 위의 구법이 적용되므로, 본 블로그에서는 구법을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법과 개정법에 대한 비교는 추후 따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의 딥페이크 관련 범죄 행위가 2024. 10. 16. 00:00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하면, 새로운 개정법이 아닌 '구법'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본 글을 그대로 참조해서 가늠해보시면 되겠습니다.
★★★ 딥페이크 처벌? 불처벌? (2024. 10. 16. 00:00시 이전에 행한 범죄 기준)
case 1. 딥페이크물을 제작만 하고 소지하는 경우?
구법상 단순히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고 소지만 하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개정 전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반포등을 할 목적'을 요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이용한 경우 등 다른 법률 위반이 있다면 그에 따른 처벌대상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2024. 10. 16.자 개정법으로 인해, 2024. 10. 16. 이전에 제작하여 단순 소지하고 있던 딥페이크물도 2024. 10. 16. 이후까지 소지하고 있다가 압수수색 등에 의해 드러나게 된다면 새로 개정된 신법상 소지죄가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case 2. 유포 목적으로 제작하는 경우? - 2024. 10. 16. 00:00 이전의 범행인 경우
2024. 10. 16. 기준, 그 이전에 유포 목적으로 딥페이크를 제작하는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 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므로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이때 실제로 유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실제 유포행위까지 나아가지 않더라도 유포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유포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사실상 내심의 영역에 머무르는 의사를 감정해야하는 한계가 있으므로, 통상 수사기관에서는 '정황'을 면밀히 조사하여 목적 여부를 추단합니다. 범죄에 사용할 계좌 거래가 있다거나, 제작 경위 자체가 애초에 누군가로부터 의뢰를 받고 이루어진 것이라면 유포가 수반되는 제작이라는 점을 추단하는 게 어렵지는 않겠지요.
다만, 2024. 10. 16.부터 시행되는 신법에 따르면, 2024. 10. 16. 이후부터는 유포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따지지 아니하고 단순 소지 목적 제작도 모두 처벌하게 개정되었습니다.
case 3. 실제 유포한 경우
제작된 딥페이크 영상을 실제로 유포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2항에 따라 처벌됩니다.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유포한 경우에는 제3항에 따라 더 중하게 처벌됩니다.
딥페이크 범죄로 인해 압수수색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딥페이크 범죄의 본질은 '디지털 성범죄'이기 때문에, 해당 혐의로 입건이 되는 사람의 경우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압수수색이 기습적이고 매우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사자로서는 사전에 충분히 예상하고 대응할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압수수색 집행이 들어온 경우에는 당사자가 최대한 당황하지 아니하고 집행 전 과정을 꼼꼼히 점검함으로서 절차 과정에서의 위법이나 압수 집행 과정에서의 위법사항을 읽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 압수수색영장의 확인 !
압수수색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압수수색 영장을 꼼꼼히 확인하는 일입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수색의 대상과 범위가 명시되어 있으므로, 이를 벗어난 압수수색은 당연히 거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되어있는 혐의는 내가 방어권을 행사해야할 기본사항이므로 추후 압수수색이 마무리된 이후 변호인 상담을 받기 위해서도 영장의 기재 내용이 충분히 숙지되어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나. 참여권의 행사!
압수수색은 국가로부터 집행되는 정당화되는 강제력입니다. 그러한 강제력에 대항하여 피압수자로서 압수수색 전 과정에 참관할 권리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압수수색 집행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압수수색 과정에서 여러가지 실수나 위법적인 사항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거나 견제하고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번거롭고 위축이 되더라도 압수수색 과정에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매우 바람직합니다.
딥페이크 사건에서의 참여권이라고 한다면, 현장에서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추후 압수된 디지털 증거에 대한 포렌식 절차에서의 참관의사를 적극 개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앞선 글에서도 다루었다시피, 디지털포렌식을 피의자들이 직접 와서 참관하겠다고 하는 것이, 수사관 입장에서는 다소 귀찮은 권리 행사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축됨 없이 참여의사를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 압수목록 교부 요구!
압수수색이 종료되면 피압수자는 현장에서 압수목록을 교부받아야 합니다. 이는 향후 법적 대응 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장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생각 외로 '압수목록 교부'를 깜빡 하는 수사관들이 매우 많습니다. 현장에서 압수목록이 제대로 교부되지 아니한 경우, 압수수색 절차상의 하자로 평가되며 이는 곧 압수물이 영장에 기재된 바에 따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영장을 통해 압수된 모든 압수물들이 위법수집증거로 평가받고 증거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는 문제로 귀결될 수도 있습니다.
압수목록을 교부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경우에 따라 수사관이 압수목록을 교부하지 아니한다면 차후 이를 절차 위법으로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라. 진술거부권의 행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사관들이 피압수자에게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답변할 경우 피압수자에게 매우 불리한 질문도 있을텐데요. 이러한 질문 일체에 대해서는 위축될 필요 없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고 이를 이겨내지 못한 채 진술한 내용은 '수사보고'에 악의적으로 기재되어 추후 혐의 입증의 유력한 증거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마.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행사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면서도 근본적인 권리 즉 피압수자는 압수 과정에서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수사관 눈치를 보지 말고 즉시 변호인과의 상담을 요청하고 상의 내지 참관 하에 압수수색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압수수색에 위법의 소지가 있다면?
이상과 같이 진행된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한 점이 있다면 어떻게 지적해야 할까요? 추후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조서에 압색 과정에서의 위법의 점이 기재될 수 있도록 진술로서 이를 기록해야 합니다. 한편 이의를 제기하고 필요한 경우 준항고 등의 불복 절차를 통해 대응할 수도 있겠습니다. 구체적인 절차는 변호인과의 상담을 통해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범죄가 증가하면서 관련 수사와 압수수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딥페이크와 관련된 행위가 모두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포 목적의 제작이나 실제 유포 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딥페이크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다면, 위에서 설명한 대로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일반 시민들도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의심되는 영상을 접했을 때 무분별한 유포에 동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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