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이 고등학교때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임신한 아이를 책임지겠다며 제 딸과 딸아이의 남자친구는 혼인신고를 했지요. 그런데 아이를 출산하고 얼마 되지 않아 도저히 못키우겠다며 아이를 제게 맡기고 가더군요. 앞길이 창창한 딸을 위해 제가 직접 손녀를 키웠습니다. 딸은 남자친구와 얼마 살지 못하고 이혼을 했고 뒤늦게 공부를 하겠다고 떠났습니다. 귀한 손녀를 키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친부모가 아니라 걸림돌이 많더군요. 이제라도 손녀를 제 아이로 입양해 키우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요즘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조부모가 아이의 양육을 도맡는 집들이 꽤 있습니다.
조부모와 손주들의 관계는 사실상 부모 자녀 관계와 다를바 없이 끈끈하지요. 그런데 조부모가 직접 입양을 하여 손주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 법원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1. 조부모의 손주 입양
기존에 친생부모가 있는 경우 조부모의 입양에 대하여 법원은 가족 내부 질서나 친족관계의 혼란 등을 이유로 허락하지 않는 입장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법원이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법원은 ”조부모와 손자녀 사이에는 이미 혈족관계가 존재하지만 부모·자녀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민법은 입양의 요건으로 동의와 허가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존속을 제외하고는 혈족의 입양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민법 제877조 참조). 따라서 조부모가 손자녀를 입양하여 부모·자녀 관계를 맺는 것이 입양의 의미와 본질에 부합하지 않거나 불가능하다고 볼 이유가 없다(대법원 2021. 12. 23.선고, 2018스5 전원합의체 결정).“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에 따르면 조부모도 손주를 입양할 수 있습니다.
2. 조부모의 손주 입양 요건
그렇다면 조부모가 손주를 입양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일까요.
법원은 조부모가 양부모로서 신분적 생활관계를 형성할 의사가 있는지, 입양의 목적이 부모로서 자녀를 안정적이고 영속적으로 양육하고 보호하기 위함인지, 친생부모의 재혼이나 국적취득 등 다른 혜택을 보게 만들려고 입양하려는 것은 아닌지 등을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친생부모가 입양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실질적으로 조부모가 양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자녀와 조부모의 나이, 현재까지 어떻게 양육해 왔는가, 친생부모와의 교류, 입양을 하려고 마음먹게 된 경위 등도 판단 요건입니다. 결국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가 입양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 기준인 것이지요.
자녀가 13세 미만이어도 가능하다면 아이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고 보고 있습니다.
내 자식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까봐 손주를 입양한다는 것을 법원은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손주의 미래를 생각하여 입양을 고민한다면 법원도 그 마음을 이해하겠지요.
어쩌면 친부모보다 더 가까운 관계일 수 있습니다.
조부모가 손자녀를 입양하는 것에 대해 왜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지 할머니의 품에서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보다 잘 이해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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