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법은 상속과 관련하여 법정상속, 유언상속, 유류분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 상속제도(법정상속, 유언상속, 유류분)
⭐법정상속은 고인이 유언 없이 세상을 떠났을 때, 법에 따라 상속이 처리되는 것입니다.
⭐유언상속은 고인이 유언으로 상속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법정상속과 다른 내용을 정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은 상속인에게 법률에 의해 보장된 상속재산의 가치를 말합니다.
이 세 가지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고인에게 배우자, 아들, 딸이 있고, 상속재산으로 고인이 운영하던 회사 주식, 아파트, 예금이 있으며, 생전증여가 없다*고 가정합니다. (*실제로는 생전에 자녀분께 재산을 증여하시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한 유류분반환청구가 가장 빈번한 상속분쟁 중 하나입니다.)
⭐법정상속, 즉 고인이 유언 없이 세상을 떠났다면, 상속재산은 상속인들의 공유재산이 되고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금전채권과 같이 가분적인 채권은 상속과 동시에 각 상속인에게 분할되어 귀속됩니다.
사안에서 주식과 아파트는 상속인들의 공유재산이 되므로 상속재산분할협의 대상이 됩니다. 예금은 가분채권이므로 상속과 동시에 배우자 아들, 딸에게 1.5:1:1의 비율로 귀속되고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예금 등 가분채권도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① 공동상속인들 중에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② 특별수익이 존재하거나 ③ 기여분이 인정되어 구체적인 상속분이 법정상속분과 달라질 수 있는 경우 등입니다.)
⭐유언상속의 경우, 사안에서 고인은 유언을 통해 아들에게 회사주식(100억 원)을 전부 증여하여 가업을 승계하도록 하고, 배우자에게 함께 살던 아파트(30억 원)를 증여하고, 딸에게는 예금(10억 원)을 증여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은 고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에게 인정됩니다. 고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을 유류분으로 보장 받습니다. (고인의 직계존속과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3이 됩니다.)
위와 같이 유언할 경우, 배우자는 자신의 법정상속분(60억 원)의 절반에 그치는 아파트(30억 원)을 상속받았으나 유류분(30억 원)을 침해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딸은 자신의 법정상속분(40억 원) 및 유류분(20억 원)보다 적은 예금(10억 원)을 상속받았으므로 10억 원만큼의 유류분 침해가 발생하였습니다. 따라서 배우자는 이의할 수 없으나, 딸은 법정상속분보다 많이 상속받은 아들에게 유류분반환청구를 하여 10억 원 어치의 회사 주식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법이 유류분을 법정상속분의 1/2~1/3으로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자유롭게 물려주고자 하는 고인의 의사를 존중하되, 상속인의 법정상속권을 보장하고 상속인간 공평을 기하기 위해서입니다.
| 유류분(유류분을 침해하는 유언의 효력)
그렇다면 유류분을 침해하는 유언은 무효일까요? 만약 유류분을 침해받았다면 언제든지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인이 상속인의 유류분을 침해하는 유언을 하더라도 유언 자체는 유효합니다.
따라서 위 사안에서는 유류분을 침해받은 딸이 유언을 받아들이고 일정 기간* 동안 유류분반환청구를 하지 않으면 상속은 유언에 따라 확정됩니다.
(*유류분을 침해당한 경우, ① 상속의 개시(고인의 사망)과 ② 자신의 유류분이 침해당하였다는 사실을 안 때부터 1년 내에 유류분반환청구를 하여야 합니다. ③ 자신의 유류분이 침해당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도 상속의 개시(고인의 사망)으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더 이상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유류분을 침해당한 상속인이 위 기간 내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경우, 고인의 유언은 유류분 범위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유언집행의 어려움
유류분이 아니더라도 유언 집행에는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첫째, 유언은 법에 정한 엄격한 방식으로만 할 수 있고, 방식을 갖추지 못한 유언은 무효입니다.
유언이 특정 상속인에게 더 많이 상속하기 위해 이뤄지고, 고인의 죽음에 임박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고인이 의사능력 또는 유언능력이 없다는 이유로(중증 치매 등) 유언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늘고 있습니다. 유언이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 유언은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 유언서를 한번 작성했더라도 다시 그와 다른 내용의 유언서를 작성하면 기존 유언서는 철회된 것으로 봅니다. 즉, 가장 나중에 작성된 것이 유효한 유언서가 됩니다. 첫째가 자신에게 재산을 전부 물려준다는 내용의 유언공증을 받았더라도, 둘째가 그보다 나중에 작성된 다른 내용의 자필유언서를 가져오면 앞선 유언공증은 무효가 됩니다.
그래서 유언서 중 가장 공신력 있는 유언공증조차 금융기관 예금 인출이 어렵습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다른 상속인이 나중에 이의를 제기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상속인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예금을 인출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상속인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유언집행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겠지요.
유언집행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경우보다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정도입니다. 실제 공정증서 유언 무효확인 소송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셋째, 유언은 법으로 정한 내용만 유언할 수 있고, 그 외 사항은 유언하더라도 효력이 없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혼자 남은 배우자를 돌보면 물려준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면 물려준다, 10년간 스스로 번 돈의 10배를 물려준다' 등)을 걸 수 없고, 조건을 걸더라도 무효입니다.
최초 상속인 지정만 가능하고 상속인이 숨지면 대응이 불가능합니다. 할아버지가 자식을 거쳐 손자에게 재산을 넘겨주거나, 남편을 아내를 거쳐 자식들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연속상속을 정할 수 없습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유류분의 제한을 받습니다. 고인이 가업의 후계자를 정하고 후계자에게 전부 물려주더라도, 다른 상속인이 유류분을 주장하고 소송으로 가업의 지분 또는 주식의 일부를 찾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 유언의 대안(사인증여, 유언대용신탁)
실무에서는 유언제도 활용의 어려움 또는 유언제도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사인증여와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법적 구조와 구체적인 내용은 새 글에서 다루기로 하고,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인증여는 고인의 단독행위로 이뤄지는 유언과 달리 고인과 상속인 사이의 계약으로 이뤄집니다. 유언은 요건이 까다롭고, 법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무효가 됩니다. 그러나 사인증여는 일반적인 계약의 방식에 따르면 되므로, 그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지 않습니다.
사인증여를 받은 상속인은 다른 상속인에게 사인증여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다른 상속인이 협조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하여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는 계약자가 재산 관리에 대한 수익을 받다가 사망 시 자녀 등 타인에게 운영수익은 물론 재산까지 양도할 수 있는 계약입니다. 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만 유언대용신탁의 수탁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믿을 만한 친족이나 제3자를 수탁자로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을 수탁자로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유언대용신탁을 설정하는 비용이 높지 않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전에는 내가 수익자가 되고 사후에는 지정한 상속인이 수익자가 됩니다. 건물과 현금 자산이 있을 때, '생전에는 건물 임대 수익과 현금에 대한 이자를 생활비와 병원비로 사용하고 사후에는 4명의 자식에게 똑같이 나눠준다.'는 내용으로 수탁자와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생전에는 대표님이 회사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고 사후에 후계자에게 회사 주식을 양도하는 내용의 신탁계약이 가능합니다. 생전에 회사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고 사후에 후계자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입니다.
수익자 연속신탁이 가능합니다. 수익자연속신탁은 내가 사망하면 내 배우자에게 주고, 배우자가 다 쓰고 남는 돈이 있으면 자녀들에게 주도록 연속적인 상속설계를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상가건물이 있을 때, 내가 떠난 후 배우자가 사망하기 전까지 배우자에게 임대료 수입이 귀속되고, 배우자가 사망한 후에는 자녀에게 상가 소유권이 이전되도록 하는 식입니다.
상속에 조건을 걸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Income Trust라는 신탁이 널리 활용되는데, '10년간 번 돈의 10배를 준다.'는 식입니다. 상속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자녀의 행복이므로 자녀가 부를 물려받았더라도 발전적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집행과정에서 분쟁발생 가능성이 낮습니다. 수탁자가 신탁계약에 따라 곧바로 상속을 집행하므로, 당사자 사이에서 상속을 집행할 때보다 분쟁 발생 가능성이 낮습니다.
유언서와 유언대용신탁이 충돌하는 경우 유언대용신탁은 유언공증에 우선합니다.
| 마치며
건강하신 동안에는 (사후에 유류분의 제한을 받을지언정) 상속인 중 일부나 제3자에게 자신의 재산을 제한 없이 자유롭게 증여하실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상속은 여러 법적 제약으로 인하여 유연성이 떨어지고 상속인들간 협의나 관계에 따라 내 뜻과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큽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불화가 발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재산을 증여하지 않고 자녀들이 독립하여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하거나, 노후에 자신의 재산과 생활을 지켜야 할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또, 그러한 상황에서도 상속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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