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여기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이 있습니다. 그것도 모두가 선호하는 학과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각종 경시대회를 휩쓸고 다닌 수재로서 주위에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는 그야말로 남 부러울 것 하나 없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학과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1, 2학년 때는 놀러 다니느라 몰랐는데 막상 3학년에 올라가 본격적으로 전공 과목을 공부하자 학과 공부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전공 과목 몇 개에서 유급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자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졌습니다.
이제 와서 자퇴하고 다시 대학 입시를 준비하자니 벌써 시간이 3, 4년이 지나 고등학교 동기들은 대학을 졸업할 나이가 되었는데 다시 대학 입시라니요. 게다가 어떻게 들어 온 대학인데요.
그러다가 방황 끝에 불면증에 시달렸고 결국 손을 대지 말아야 할 약물에 손을 대고 말았습니다.
2. 사건의 진행
제가 사건을 맡았을 때는 이미 수사가 진행되어 이 학생이 긴급체포 된 이후였습니다. 저는 수임 즉시 경찰청 마약수사대로 달려가 접견을 하였습니다.
여러가지 증거 관계상 유죄가 확실한 상황이었고 모발, 소변 검사도 양성으로 나와 무죄를 다툴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어떻게든 실형만 막아 젊은 사람 하나 살려보자는 심정으로 변론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사건이었습니다. 요즘은 소위 다크웹이라는 곳을 통해 외국에서 국제우편으로 약물을 받는데 이게 마약류 수입이 되고, 친구들에게 돈을 조금 주고 약물을 사서 나눠 투약하면 이게 마약류 매수 및 수수, 거꾸로 친구에게 남는 약을 나눠 주고 돈을 조금 받으면 이게 마약류 판매 및 제공이 됩니다. 투약했으니 마약류 투약, 마약류 소지는 기본으로 걸려 있습니다. 죄명만 보면 무슨 어마어마한 마약상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법정형이 무려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합니다. 99% 실형이 예상되는 범죄입니다.
3. 사건의 결과
저는 의뢰인이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독려하여 마약수사대 수사관과 수시로 소통하고 그 덕분에 마약을 판매한 판매책 등을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마약수사대 수사관은 소위 공적조서(피의자의 적극적인 행위로 인하여 수사에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저는 이것을 법원에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하였습니다.
부모님의 간절한 탄원서, 대학 동기생 친구들의 탄원서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학생은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되었으며 그 이후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다른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워낙 머리가 좋은 친구라 마음 먹고 달려 들면 무슨 일을 해도 다 잘 할 것입니다. 앞으로 장래가 촉망됩니다.
4. 소회
조만간 마약 범죄 관련 포스팅을 한번 할 생각입니다만 마약은 이제 우리 주변에 완전히 침투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현재 수도권 기준 필로폰의 1회 투약분 가격이 10만 원 정도입니다. 술 한잔 마실 돈으로 약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대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반드시 단속하셔야 합니다.
"술과 웃음이 있는 곳에는 약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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