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주주의 입장에서 이사 해임을 위한 절차를 알아보았다면, 이번 글에서는 회사 측에서의 방어방법을 위주로 이사 해임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면 이사 해임 대응방법은
경영권 분쟁에 있어 가장 법적으로 치열하게 다투는 경우는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쪽과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쪽이 서로 다른 경우일 것입니다. 지분은 하이브가 더 많이 가지고 있지만, 경영권은 소수주주들인 민희진 대표와 다른 이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어도어 같은 경우죠. 한 쪽은 지분, 다른 쪽은 경영권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첨예하게 대립하게 됩니다.
특히 비상장회사나 소규모회사들에서는 주가나 여론 등 외부적인 요소를 고려할 필요 없이 내부적인 경영권 분쟁에만 집중하면 되므로 형사적인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전면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했지만 지분은 더 많이 가진 쪽에서 임시주총을 열어 기존 이사들을 해임하고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이사들을 새로 선임하고자 하는 경우에, 경영권을 장악한 쪽에서는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까요.
지분 비율로 보아 임시주총이 개최되면 이사들이 해임될 가능성이 극히 높기 때문에,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쪽에서는
① 임시주총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그와 동시에
② 경영권을 빼앗기는 경우에 대비해 이사회가 가진 대표권과 여러 경영 의사결정 권한을 이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률행위 등을 미리 해둘 수 있습니다.
임시주총 개최를 지연시키고자 한다면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쪽에서는 신속하게 임시주총을 열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에 주총 소집을 미루거나 또는 아예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지난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주총 소집을 청구한 주주들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신청하게 됩니다.
회사 사건 중에서도 임시주주총회 개최 금지를 청구하는 가처분이나,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등, 지연된다면 쉽게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은 신청서 접수 직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됩니다. 주총개최금지 가처분의 경우에는 최대 2주 안에 접수부터 결정까지 내려져야 하므로 양측이 출석하는 심문기일 없이 재판부가 서면만 받아 판단해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은 그만큼 급박한 경우는 아닙니다. 따라서 법원에 신청서가 접수된 후 심문기일이 지정되어 양측이 소명을 하고, 또 그로부터 1주일의 간격을 두고 보충서면을 제출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 최종 법원 결정이 나오기까지 몇 달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경영권을 장악한 쪽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입니다.
임시주총 소집허가 사건 대응방법
주주에게 상법상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총소집허가를 받을 수 있는 법률상 정해진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거나 또는 필요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신청 기각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회사, 즉 경영권을 장악한 쪽에서는 여러 이유를 들어 임시주총 소집허가 결정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회사 측을 대리해 수행한 주총소집허가 신청사건 중 2/3는 기각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는데요. 가처분의 대상이 되는 피보전권리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거나, 그 권리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 등 각 사안에 맞는 적절한 법률 주장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기각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주주는 요건을 구비해 법원에 주총소집허가신청을 다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영권분쟁 사건에서는 시간이 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주주 입장에서는 한 번에 법원으로부터 주총 소집허가 결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고, 회사 입장에서는 이를 기각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도어 측 법률대리인은 하이브의 주총소집허가 신청에 대해, 오는 10일까지는 이사회가 열리고 이달 말 주주총회가 열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해석하면, '어차피 우리가 알아서 주총 개최할테니까 법원에서 소집 결정 안 내려주셔도 됩니다'라면서 법원에 기각 결정을 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어도어가 제시한 기한은 심문기일로부터 계산해도 한 달이나 남은 시점입니다. 법원으로서는 어차피 5월 말에 개최하겠다는데 굳이 법원 결정으로 며칠 더 빨리 소집허가를 내리는 것도 불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고, 그렇다고 회사의 말만 믿고 기각결정을 내릴 수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법원은 어도어 측이 제시한 주총 개최 기한까지 기다려, 실제로 주총이 개최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