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외상센터의 간호사인 A는, 센터 업무 중 상급자인 B로부터 "응급실 2년 경력자라면서 심폐소생술도 제대로 못하냐? 선생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참관만 하세요."라는 지시를 받고 5시간 동안 업무배제가 되었다.
A는 B 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고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1. 우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성립요건을 보면, (1)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2)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3)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 개념이 추상적이다보니, 구체적인 사례에서 어떤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는 곧바로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법률규정이나 판례의 태도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하여 판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2. 성립요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휘명령관계에 있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내 직위, 직급체계상 상위에 있어도 인정될 수 있고, 사실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관계가 포함되므로, 심지어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직위가 낮은 경우에도 다른 선임자와 합세하는 수법을 사용한다면 괴롭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다'는 것도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의미하지만, 완전히 개인적인 갈등사항은 제외되고 최소한이라도 업무수행과의 관련성이 있어야 하며, 적정범위를 넘는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이 있더라도 그 행위양태가 사회통념상 상당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3)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는 것은, 폭력과 같이 분명한 행위는 당연히 해당하지만, 폭언, 모욕적인 언행의 경우 그 정도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감내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초래할 만한 행위이거나 인격권을 침해하는 수단으로 한 경우에까지는 이르러야 합니다(광주지법 2020가단506023판결). 또한, 여기서 '정신적 고통'은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것으로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그 행위로 인해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사례의 경우, 선임간호사인 B가 업무수행 중에 A에게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그대로 대기하도록 한 것이므로, 일응은 위 성립요건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례와 비슷한 실제사건에서 하급심 법원은, A와 B가 근무하는 외상센터는 매우 위중하고 급박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근무하는 간호사에게는 고도의 전문성과 숙련성이 요구된다는 점, A를 교육하는 입장에서 B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지 않는 한 자신의 재량으로 지시를 할 수 있고, 간호사로서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 지위에 있는 점 등을 근거로, B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 20.선고 2020가합20923판결).
이는 B의 행위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보이고, 아울러 A가 해당 행위로 받을 정신적 고통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지의 문제도 검토되었다고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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