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특정 행위를 저질렀을 때, 이것이 범죄로 성립하는지 여부를 따지려면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적법성입니다. 특정 행위가 법규상으로 허용되고 허용되지 않는지를 따졌는데 이에 반하는 경우, 법을 어겼다고 판단하고 처벌의 근거로 삼는 것입니다. 다만 국내 형법에서는 범죄 행위로 볼 수 있어도 동시에 위법성조각사유가 있다면 법을 어긴 성질을 배제할 수 있다고 보고 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합니다. 관련 내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정의
특정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성질이 범죄를 특정하고 구성, 성립시키는 중요한 요건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법을 위반한 성질 없이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법을 어긴 점이 있어 불법 행동이라 볼 수 있어도, 무조건적으로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형법에서는 이를 위법성조각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총 5가지가 있으며, 정당행위와 정당방위, 긴급피난 및 자구행위, 그리고 피해자 승낙 여부가 이에 해당됩니다.
형법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2. 정당행위
형법 제20조에서 여기에 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령 및 업무에 의하거나, 그 밖의 사회상규상 위배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행동을 말합니다. 이는 넓은 개념에서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을 포섭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법령, 업무 등으로 인한 행동이 아니어야 정당방위 및 긴급피난으로 볼 수 있으며, 그것이 아닐 경우 정당행위로 간주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法益)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情況)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③ 제2항의 경우에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驚愕)하거나 흥분하거나 당황하였기 때문에 그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3. 정당방위
한편 정당방위의 경우 개인을 지키고자 하는 행동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이유가 사회상규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기본적으로 정당방위란 현재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부당한 침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방어하기 위한 대처를 말합니다. 개인에 대해서 제3자가 신체적, 정신적, 재산적으로 부당한 침해를 하려고 했을 경우 여기에 저항하는 것은 위법한 행동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국가별로 정당방위에 대한 기준이 다른데 국내에서는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범위가 좁은 편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폭행을 했어도 손목을 꺾어 못 움직이도록 제압하는 정도가 인정을 받습니다. 이 역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형법 제22조(긴급피난)
①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위난을 피하지 못할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③전조 제2항과 제3항의 규정은 본조에 준용한다.
4. 긴급피난
긴급피난으로 분류되는 사유도 있습니다. 천재지변이나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등, 당시에 발생한 특정한 위난을 피하여 본인이나 다른 사람의 법익을 지키고자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풀이하자면 본인이나 다른 사람의 신체, 재산 등에 일부 해를 입힌 바 있어도, 그러한 행동이 위해 상황으로부터 본인 내지는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면 위법성조각사유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형법 제23조(자구행위)
①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서는 청구권을 보전(保全)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이 불가능해지거나 현저히 곤란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제1항의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5. 자구행위
법률 절차에 따른 청구권을 보전하지 못했을 때 실행이 곤란해지거나 불가능해지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이는 보통 부당한 도주를 제압할 때 이를 인정하는 근거로 사용됩니다. 예컨대 타인에게 재산상 피해를 입힌 사기범죄자가 해외로 도주를 하려는 상황이라면, 이를 저지해도 위법하다고 보지 않는 것입니다. 사기범죄자가 저지른 불법적인 행동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 내지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생긴 상황이므로, 범죄자가 도주한다면 이러한 권한을 보전할 수 없게 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피하고자 했다면 자구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형법 제24조(피해자의 승낙)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
6. 피해자의 승낙
피해자의 승낙 역시 위법성조각사유로 인정받습니다. 이는 특정 재산이나 권한을 처분 가능한 사람의 승낙을 받고 법익 일부를 훼손, 침해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주로 피해자가 스스로의 법익을 침해해도 괜찮다는 내용을 가해자에게 승락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법률적으로는 피해자의 이러한 동의를 바라보는 견해가 여럿 존재하지만, 현재로서는 정책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보는 의견이 유력합니다.
7. 사례
여러 사유가 존재함을 살펴보았으나, 국내 형법에서 실무적으로 인정되는 대표적인 근거는 긴급피난입니다. 관련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A씨는 술을 마셔 운전을 할 수 없자 친구 B씨에게 대신 운전을 맡겼습니다. 그러다 말다툼이 벌어져 B씨는 차를 멈췄습니다. 당시 정차한 곳은 자동차 1대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비좁은 골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통행량이 정체되며 차가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행인이 음주운전 신고를 하여 경찰이 출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A씨는 차를 빼달라고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자 어쩔 수 없이 차를 이동하기 위해 10미터 정도를 운전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경찰이 음주운전 혐의로 A씨를 체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후 법원은 의뢰인의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씨 차량 때문에 다른 자동차가 이동할 수 없었고, 계속 정차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경우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높았다는 부분을 고려해 긴급피난이라는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렇게 특정 행동에 대한 처벌을 빗겨나갈 수 있는 5가지의 사유를 살펴보았습니다. 명백히 형법에 그 규정이 명시되어 있지만, 각 사안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해석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근거를 들어 피력해도 반드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법을 어긴 점이 일부 있어 처벌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상황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일반인이 재판부를 설득하기란 어렵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된 판례를 근거로 맞춤형 전략을 설계하려면 김민재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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