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고의로 한 일이 아니더라도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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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고의로 한 일이 아니더라도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면 

이동규 변호사

가해자가 고의로 한 일이 아니더라도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면

불법행위의 기본원리인 과실책임의 원칙은 근대 민법 3대원칙의 하나로서과실 없으면 책임 없다는 전제하에 보통의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주의의무만 다하면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자본주의 발달에 크게 기여한 바 있는데, 이처럼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만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토록 하는 입법주의를 과실책임주의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민사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고의는 물론 과실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과실책임주의에서는 고의 또는 과실이 없는 한 어떠한 결과가 발생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게 하면서 자유경쟁의 촉진 및 개인의 발전에 기여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현행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일반불법행위책임이 과실책임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오늘은 민사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되는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불법행위

일반불법행위의 성립요건과 관련하여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일반불법행위책임이 성립요건으로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가해행위가 있어야 하고, 가해자의 가해행위가 위법해야 하며,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있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법 제753조 및 제754조에서는 책임능력없는 자의 불법행위책임을 부인하고 있는 소극적 형태의 규정을 두고 있는 바, 일반불법행위의 성립요건에는 위의 네가지 요건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가해자에게 책임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불법행위는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위법행위로 손해배상청구권을 발생시키는 점에서 채무불이행과 유사한 기능을 가지며,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법률의 규정에 의해 발생하는 점에서 같은 법정채권의 발생원인인 사무관리·부당이득과 그 범주를 같이 합니다.

 

다만 불법행위는 인간의 행위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사건의 성격을 갖는 부당이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불법행위에 대한 문제를 법률로 규정한다는 것은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피해자의 손해에 대해 이것을 어떻게 배상하느냐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배상에 관한 지도 원리로서는 손해의 공평하고도 타당한 부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법상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은 객관적 요건과 주관적 요건으로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객관적 요건은 가해행위의 위법성,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와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갖추어져야 하고, 주관적 요건은 불법행위자의 책임능력이 있어야 하며, 고의·과실이 있어야 합니다.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객관적·주관적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과실책임주의

민법은 과실책임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불법행위책임 규정(민법 제750)을 두고 있습니다. 즉 가해자 자신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행위가 아닌 타인의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를 자기책임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이때 행위란 가해자의 인식 있는 거동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무의식 상태에서의 단순한 동작이나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하여 강제된 동작과 같은 것은 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거동은 작위 뿐만 아니라 부작위까지를 모두 포함하는데, 이 경우 부작위가 불법행위로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부작위로는 부족하고 작위의무 있는 자의 부작위여야 합니다.

 

고의가 과실보다 책임이 무거운 점

고의란 자기의 행위로부터 일정한 결과가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의욕하는 심리상태를 말합니다. 고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결과의 발생을 의욕할 필요까지는 없고 결과의 발생을 인식하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한편 결과 발생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였지만 일정한 결과가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인식하면서 행위를 하는 것도 고의로 인정되는데 이를 미필적 고의라고 합니다.

 

불법행위책임에 있어 고의와 과실은 원칙적으로 같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상계의 제한이 있고(민법 제496), 특별손해의 경우 특별한 사정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과실의 경우보다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범위에 있어 과실의 경우보다 확대될 수 있으며(민법 제763, 393조 제2), 생계위협을 이유로 한 배상액 경감이 인정되지 않는다(민법 제765)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고의와 과실의 증명책임

불법행위책임 성립요건으로서의 고의 또는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에게 있게 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증명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피해자인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와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의 발생 및 그 정도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다만, 민법 제755조 내지 제759조상의 특수불법행위책임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운행자책임, 특허법 제130조 소정의 특허권 침해, 디자인보호법 제65조 소정의 디자인권 침해의 경우에는 과실의 입증책임을 전환하여 사실상 무과실책임으로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입증책임의 전환은 피해자로 하여금 입증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실상 가해자의 책임을 무겁게 하는 결과를 가져 옵니다. 고의 또는 과실과 같은주관적 사정의 유무는 그 입증이 곤란하고,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에 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 하는 것이 어려운 것임에 비추어 전환된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가해자는 소송상 아주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것 입니다.

 

과실의 추정

피해자가 가해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입증하면 가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일응 추정하게 되고 가해자가 그 추정력을 복멸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가해자 자신에게 과실이 없음을 가해자가 입증하여야 하며 가해자가 그 입증을 다하지 못하면 가해자가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를 과실의 추정이라고 하며 이를 입증책임의 사실상 전환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과실의 추정은 과실책임주의를 유지하면서도 가해자가 무과실책임을 부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분쟁, 토지 분쟁 등 민사 분쟁이 발생할 경우, 원칙적으로 손해를 본 피해자가 가해자가 행한 불법행위의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민사분쟁의 원고 입장에 서게 되는 피해자는 피해자를 대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가 존재하는 형사사건과 달리 민사분쟁에대한 전문성과 역량을 보유한 변호사의 선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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