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 12. 24. 크리스마스이브 대법원은 20대 여직원에게 ‘헤드락’을 건 남성에게 강제추행의 죄를 인정하였습니다. 이 남성은 회식 자리에서 갑자기 왼팔로 피해자의 머리를 감싸고 피고인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피해자의 머리가 피고인의 가슴에 닿게 하는 등의 행위, 일명 ‘헤드락’을 하는 등의 공소사실로 강제추행의 죄책을 적용받은 것입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1) 이 사건이 발생한 음식점은 공개적인 장소였고, 그 자리에 다른 4명이 더 동석하고 있었던 점, 2) 피고인이 접촉한 신체부위가 머리나 어깨로 사회통념상 성과 관련된 특정 신체부위로 보기 어려운 점, 3) 피고인의 행위가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점, 4) 행위 전후에 주고받은 말이 성적인 언동과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던 점, 5)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 외 모멸감, 불쾌감을 느꼈다고도 진술한 것을 보아 욕설과 모욕적인 언동을 들어 느끼게 된 불쾌감과 구분된 성적 수치심을 명확하게 감지하고 진술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6) 일행 중 한 명이 “이러면 미투(Me Too)다.” 등의 표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성범죄인 강제추행죄를 염두에 두고 한 진지한 평가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1심의 유죄를 파기하고 다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에 대해 대법원은 어떤 의견이었을까요? 대법원은 팔로 목과 머리 부위를 감싸 끌어당기는 일명 ‘헤드락’ 행위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구체적인 행위태양, 행위 전후의 피고인의 언동과 그 맥락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폭행과 추행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기습추행의 경우 공개된 장소이고 동석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은 추행 여부 판단의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고 보기 어렵고,
2)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신체부위에 따라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대법원 2004도52 판결), 이 사건 접촉부위 및 방법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행위이며,
3) 피고인이 공소사실 전후에 ‘피해자 등이 나랑 결혼하려고 결혼 안 하고 있다’, ‘이년 머리끄댕이를 잡아 붙잡아야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점을 포함하여 그 말에 대해 피해자와 동료 여직원이 항의한 내용을 고려해보면, 피고인의 말과 행동은 피해자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피고인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로 볼 수 있다.
4) 피해자는 피고인의 반복되는 행위에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였고, 당시의 감정에 대하여 ‘소름끼쳤다.’는 성적 수치심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 불쾌함’을 느꼈다고 분명히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피해감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하고,
5) “이러면 미투다.”라고 말한 것이 강제추행죄의 성부에 대한 법적 평가라고 할 수는 없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행동이 제3자가 보기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고 인식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판결은 특히 폭행과 추행을 구분하는 표지인 ‘성적 의도’와 관련하여 ‘성행위(성관계, 스킨십)와 관련된 의도’뿐 아니라 ‘피해자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피고인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도 ‘성적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과,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과 함께 표현한 ‘모멸감, 불쾌감’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성적 수치심’에 해당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