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로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친다면 도주운전죄가 성립할까?
최근 조기현 변호사를 방문하신 의뢰인께서는 전기자전거를 전원을 끈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횡단하던 보행자를 가볍게 충격한 후 보행자가 괜찮다고 하여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채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후 보행자였던 피해자가 의뢰인을 뺑소니로 신고하여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의뢰인은 전기자전거를 전원을 끈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것에 불과한데도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전기자전거를 전원을 끈 상태에서 운전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연락처를 피해자에게 주지 않고 사고 장소를 이탈한다면 뺑소니에 해당할까요?
2016년 이와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헌법소원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법률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당시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를 통하여 전기자전거 뺑소니 조항의 합헌성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당시 헌법소원 청구인은 2012. 6. 17. 전기자전거를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없이 운전하다가 사거리 교차로에서 양보 없이 좌회전한 과실로 오토바이를 충돌하여 오토바이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상해를 입히고도 구호조치를 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청구인은 당해사건 재판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본문의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원동기 전원을 끈 상태에서 전기자전거를 운전한 경우’를 포함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되자(대구지방법원 2012초기685), 2013. 4. 2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6. 2. 25. 2013헌바113결정을 통해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고도 도주한 전기자전거 운전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 중 ‘원동기장치자전거’ 가운데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 나목의 정격출력 0.59킬로와트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전기자전거의도주행위를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죄로 처벌되는 일반자전거의 도주행위에 비해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다음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요지입니다.
[결정요지 ] 1. 헌법재판소는 97헌바83결정 등에서 법정형을 1년 이상의 징역으로만 정하였던 것 외에는 심판대상조항과 사실상 같은 구성요건을 처벌하던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1984. 8. 4. 법률 제3744호로 개정되고, 2002. 3. 25. 법률 제66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3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입법자가 교통현실과 도주운전죄의 복합적 보호법익과 중한 죄질 등을 감안하여 도주차량의 법정형을 고의범인 상해죄나 중상해죄보다 더 무겁게 정하였다고 하여 형벌체계상의 정당성이나 균형 등을 상실하였다고 할 수 없으며, 헌법상의 평등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이 사건에서 달리 판단할 사정이 없으므로 위 선례를 원용한다.
2. 전기자전거의 도주를 일반자전거의 도주에 비하여 무거운 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전기자전거는 구조적 특성상 장거리를 일정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어 도주할 우려가 크고, 도주했을 때 교통질서상 초래되는 위험과 피해자가 입을 생명·신체상 피해의 중대성이 일반자전거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리고 행위태양이나 피해정도에 비추어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안은 법관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고,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가 경미한 사안은 구호조치의 필요성을 부정하여 처벌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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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현변호사 의뢰인의 사례
2016 헌법재판소의 전기자동차 뺑소니 합헌 결정 이후 5년 간 특별한 사정이 변경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2021년 현재도 전기자전거를 시동을 끄고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고 장소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탈하였다면 뺑소니 운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법무법인대한중앙을 방문하신 의뢰인의 경우도 비록 전기자전거를 전원을 끈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횡단하던 보행자를 가볍게 충격한 후 보행자가 괜찮다고 하여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채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하더라도 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의 뺑소니 운전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무죄를 주장하는 것보다 교통사건에 전문적인 능력을 보유한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후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 검찰이나 법원의 선처를 기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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