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성준 변호사입니다.
2009년 7월 6일에 사건 하나가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
이 사건은 전라남도 순천시 황전면의 한 마을에서 부녀자 4명이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를
마시다가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치명상을 입은 사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근친, 친족살해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라는 점 때문에 엄청 자극적이었고 여론의 공분이 강했습니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백 씨 부녀는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백 씨는 무기징역, 백 씨의 딸은 징역 20년이 선고되었고
2012년 3월에 대법원에서 형이 확인되면서 15년을 복역중이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이 사건이 경찰의 강압수사와 검사의 허위자백 유도로 인하여 생긴 문제점이 많은 사건이라는 점이 언론보도 부각되면서 지금은 재심청구가 되었습니다.
경찰 조사든 검찰 수사든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겁니다.
얼마 전에 수임했던 사건도 억울함이 담긴 케이스로 큰일 날뻔 했는데요. 이 이야기를 이제 해보려고 합니다.
[사건은 잘못된 조사에서 시작되었다.]
*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가명을 쓰겠습니다.
20대의 취업준비생 창수.
직장을 구하려고 노력을 했으나 언제나 현실은 냉혹하고.
취업 서류를 여기저기 넣으면서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촬영물 이용 강요 ) 이라는 죄로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됩니다. 취업도 안 되고 힘들어죽겠는데 무슨.. 성범죄.. 나는 한 적도 없는데..
이유는 창수가 영자라는 사람의 트위터 계정에서 상반신 나체 사진을 발견하고 이를 영자에게 전송하며 ‘ 걸레라고 소문냈다 ’ ‘ 내 노예해. 노예하면 그 사진 도용된 거라고 얘기해줄게 ’ 이런 메시지를 보내며 피해자를 협박하여 노예 생활을 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창수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억울할 수 밖에 없는 거죠.
사실 이것은 검사의 부실수사 때문이었습니다. 범인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영자와 인스타그램을 주고 받으며 협박을 하였는데, 이것을 창수라고 단정한 이유가 IP주소가 같다 라는 이유 한 가지 때문이었던거죠. 단순히 아이피의 주소가 같다는 이유로요.
① 공유기의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으면 아무나 글을 쓸 수 있고
② 영자에게 협박을 한 인스타그램 계정은 다른 사람의 계정인데 이 사람과 창수의 관계를 입증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범인이라고 정해놓은 거죠.
그래서 의뢰인은 이런 사건에 대해서 주위에 알려진 저를 찾게 되었고
저희 사무실에 변호 업무를 맡긴 것입니다.
[무죄추정의 원칙]
형사 절차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 피의자나 피고인은 유죄의 증명이
되지 않는 한 무죄 ’ 라는 이야기지요. 이 조항은 헌법 제 27조 제 4항에 명시되어 있는 사항입니다. 이러한 유죄의 증명, 범죄사실의 증명은 검사가 해야 하고요.
검사가 범죄 사실에 대해 증명하지 못하면 피고인의 항변이 거짓말 같아도 판사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판결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 사건은 온 나라의 부모들이 분노했던 N번방의 사건과 맥이 닿아있습니다. 거의 비슷한 케이스이고 안에 키워드가 # 노예 # 성폭력 이런 것이기에 범죄로 인정되는 순간 나락으로 갈 수 있는 케이스였죠. 그나마 저를 찾아왔기에 다행이었습니다.

[검사의 주장]
검사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창수는 피해자 영자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상반신 나체 사진을 올린 것을 발견하고 20**년 00월에 불상의 장송에서 인스타그램 계정에 접속하여 영자의 상반신 나체 사진을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영자에게 전송을 하였다. 내용으로 “ 애들한테 걸레라고 소문을 냈음 ” “ 내 노예를 하면 그 사진 도용된 거라 얘기해준다 ” 등의 말로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협박을 통해 피해자로 하여금 노예 역할을 하도록 강요하였으나 영자가 창수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이런 내용이었죠.

이러한 소송에서는 우선 수사기관의 논리적 빈약함 및 모순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무죄추정의 원칙 및 검사의 유죄에 대한 증명책임 법리가 잘 지켜졌는지를 따져봐야 하죠.
우선 검사가 창수를 가해자로 특정하는 경위와 증거에 대하여
신빙성이 있는지, 논리적으로 맞는지를 따져 물었습니다.
① 창수의 휴대전화 디지털 증거분석 기록을 통해서 창수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없다는 점
② 인스타그램 계정 접속 아이피 및 접속 내역을 분석하여 검사의 논리 모순점을 지적
③ 협박 메시지를 보낸 인스타그램 계정은 창수의 것이 아니며 보낸 사람과 창수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점
④ 협박 메시지의 내용 상 창수와 도저히 연결시킬 수 없는 내용이 존재함
⑤ 통신사 사실 조회 등을 통해 공유기 접속 아이피가 도용되었을 가능성 존재
이 5가지의 사항으로 창수의 무죄를 주장하였고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사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항소를 하였습니다.
다시 검사항소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개진했고 결국 무죄판결을 확정 받았습니다.


세상에는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가슴이 무너지는 것처럼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자포자기에 빠지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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