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성준변호사입니다.
오늘은 CCTV 영상을 확인하는 절차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요즘은 도로나 주차장은 물론이고 주택가 골목이나 상가의 점포에도 거의 대부분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CCTV 설치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CCTV가 녹화된다는 사실만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것 아니냐는 논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범죄예방의 차원에서 혹은 핵심증거의 확보 차원에서 대부분 CCTV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뜻하지 않게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특히 범죄행위에 연루될 경우에는 그 억울함을 풀어내려면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할 텐데요, 이 경우 CCTV 영상자료는 억울함을 항변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 있어서는 다른 증거가 없더라도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어서 그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간혹 이러한 점을 악용해 서로 합의 하에 관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목적, 즉 경제적 이득을 취하거나 상대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거짓고소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억울한 피의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무죄를 아무리 항변해도 수사기관에서 믿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 피의자로서는 서로 합의 하에 관계를 갖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증거를 제시한다면 수사기관도 더 이상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CCTV는 사건 당시의 영상은 아니더라도 그 전후 사정을 알 수 있는 정황증거로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최근 처리한 사건을 사안 개요를 말씀드리면,
의뢰인은 오랫동안 직장동료로 지내오던 A녀와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의뢰인과 A는 오랫동안 함께 일하다 보니 이성이긴 했지만 사적인 감정 없이 동성처럼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서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마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던 동료사이였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회사에서의 고충과 개인적인 고민 등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술자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기 위해 기다리던 중, 의뢰인이 술이 많이 취해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이 갑자기 A가 의뢰인에게 입맞춤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서로 이성적인 감정이 없던 의뢰인은 순간 술기운에 마음이 동하여 ‘오늘 밤 함께 있자는 거니?’라고 물었습니다. A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건 아니라면서 서로 짝이 있는 사람끼리 그러면 안 된다는 말을 하여,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처럼 그렇게 지내기로 하였는데, A는 자신이 먼저 의뢰인에게 입맞춤을 한 사실이 혹시라도 회사에 소문이 날 것을 우려해서인지 주변 동료들에게 사건 당일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의뢰인이 사건 당일 자신을 강제추행 하였다면서 거짓으로 형사고소까지 하였습니다.
이에 본 변호인은 의뢰인의 억울한 사정을 듣고 사건 당일 A가 먼저 입맞춤을 한 장소를 확인한 후, 그 장소를 비추고 있는 CCTV가 설치된 점포가 있는지 샅샅이 뒤졌습니다.
다행히 사건 당일 현장을 녹화한 것으로 확인되는 매장을 특정할 수 있었고, 이에 즉시 증거보전신청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신청 후 며칠 만에 법원으로부터 CCTV 영상자료를 압수한다는 결정을 받게 되었는데요, 이로써 사건 당일 A가 먼저 의뢰인에게 입맞춤을 한 사실이 있을 뿐 의뢰인이 A를 강제추행 한 사실이 없다는 무혐의 주장에 대해 정황증거인 CCTV 영상자료를 통해 이를 증명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자 그럼 CCTV 영상자료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방금 말씀드린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쉽게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압수명령이나 제출명령 결정을 받아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위 사안에서도 의뢰인이 점포 사장님에게 CCTV 영상의 열람을 부탁하였으나 점포 사장님은 확인해 줄 의무가 없다며 거절을 하였고, 그래서 증거보전신청을 하여 압수결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특히 CCTV 영상자료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증거보전신청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팁을 드리자면 증거보전신청 전 CCTV 관리자에게 억울한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법원의 결정이 있을 예정이니 우선 자료가 삭제되기 전에 자료의 보관 조치를 취해달라고 부탁하는 일입니다. usb와 음료 한 박스를 건네드리면서 부탁을 하면 대부분 이 정도의 편의는 봐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시간이 임박하여 영상자료가 삭제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증거보전신청 전에 백업이나 보관을 통해 자료확보를 먼저 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증거보전신청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관련 규정부터 보시겠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84조(증거보전의 청구와 그 절차)
①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은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도 판사에게 압수, 수색, 검증, 증인신문 또는 감정을 청구할 수 있다.
②전항의 청구를 받은 판사는 그 처분에 관하여 법원 또는 재판장과 동일한 권한이 있다.
③제1항의 청구를 함에는 서면으로 그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
④제1항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3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다. |
위 규정에서 알 수 있듯이 증거보전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증거보전의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증거보전의 필요성과 보전할 증거를 통해 달성할 목적을 ‘서면’으로 충분히 소명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증거보전신청서에는 ① 사건의 개요 ② 증명할 사실 ③ 증거 및 보전의 방법 ④ 증거보전을 필요로 하는 사유를 기재하여야 합니다(형사소송규칙 제92조).
한편 증거보전신청은 당해 증거방법과 관련되는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합니다. 즉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재판을 받게 될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압수할 물건의 소재지(이를테면 CCTV 영상자료가 있는 곳)의 지방법원에 신청해야 합니다. 법원은 증거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증거의 소지인에 대해 영상파일을 압수하거나 제출하라는 명을 내리게 되고, 위 명령에 따라 CCTV 관리자는 해당 영상파일을 법원에 제출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증거보전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담단계에서 변호인이 빠르게 판단을 해야 되는데요, 사안마다 증거보전의 필요성을 잘 논증해 나가는 것이 증거보전결정을 받을 수 있는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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