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에 관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입증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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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에 관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입증책임 

이동규 변호사

채무불이행에 관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입증책임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급부를 하지 않는 것이 채무불이행입니다. 채무불이행은 그 유형에 따라 그 요건 및 효과를 달리 하지만, 채무불이행 모두에 공통되는 일반요건이 있습니다.

민사분쟁은 결국 손해배상의 문제와 채무불이행의 문제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 중 채무불이행 문제가 민사분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채무불이행의 공통요건으로서의 고의·과실을 판례를 통해 살펴보고, 위법성 및 채무불이행에 관한 입증책임에 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의·과실(귀책사)

채무불이행이 성립하려면 일반적으로 채무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고의나 과실은 귀책사유라고도 합니다.

이때 과실의 존재 여부는 채무자의 개인적인 판단능력이 아닌 그 채무에 관한 거래상 요구되는 일반적 주의의무가 기준이 됩니다. 추상적 과실이 원칙이며, 민법은 이러한 경우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라고 하고 있습니다(민법 제374).

 

채무자가 자신에게 채무가 없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에 고의나 과실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채무자가 채무의 발생원인이나 존재에 관하여 스스로 법률적인 판단을 한 뒤, 자신에게 채무가 없다고 생각하여 채무의 이행을 거부하고 결국 이를 소송을 통해 채권자와 다투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의 법률적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채무불이행에 대한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이 인정됩니다. 다음은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입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고, 다만 채무불이행에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민법 제390조 참조). 한편 채무자가 자신에게 채무가 없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에 고의나 과실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가 채무의 발생원인 내지 존재에 관한 법률적인 판단을 통하여 자신의 채무가 없다고 믿고 채무의 이행을 거부한 채 소송을 통하여 이를 다투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의 그러한 법률적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무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85352 판결).”

 

위법성

채무불이행은 불법행위와 마찬가지로 위법행위로 분류되므로, 위법성은 채무불이행의 일반적 요건이 됩니다.

이때 채무불이행에 있어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행하여지지 않았다면 그 불이행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다만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 예를들어 유치권이나 동시이행의 항변권 등이 있는 때에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0047361 판결).

 

채무불이행에 관한 입증책임

현행 민법 제390조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으로 채무자에게 채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 채무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사실, 그로 인해 일정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의 세 가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의 입증책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채권자가 위 요건사실 중 채무자에게 채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과 그로 인해 일정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주장 및 입증하여야 합니다.

 

채무자의 입증책임

채무불이행에 대한 채무자의 과실 여부는 채무자가 입증책임을 지는 것으로, 다시 말해 채권자는 위 요건사실 중 을 입증하면 곧바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채무자가 면책을 주장하려면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대법원은 임차건물이 소실되어 임차물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그 귀책사유에 관한 입증책임이 문제된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한바 있습니다.

 

임차인의 임차물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므로, 임차건물이 그 건물로부터 발생한 화재로 손실된 경우에 있어서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다카1575 판결).”

 

이러한 점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여야 하는 것(민법 제750)과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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