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상해, 정상참작과 자수로 구속을 면하다 -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우영우(6화)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6화의 이야기입니다.
1화에서 5화까지 드라마를 보면서 저는 법률적으로도 거의 허점이 없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계속해서 칭찬을 해왔는데요, 6화를 보면서는 계속 '이상하다. 왜 이런 변론을 안하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우영우 변호사, 그리고 드라마에서 국내 2위의 로펌으로 설정된 한바다에서 모를 리가 없는 부분인데도 피고인을 변호하면서 주장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의아하게 생각했었지요.
물론 결과적으로는, 작가가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기 보다는 극적인 재미를 위해서 우영우 변호사가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설정한 것이었지만요.
우리 형사법에는 법정형(법에 정해진 처벌의 범위)이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되어 있는 범죄가 다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7년 이상의 징역'이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많이 들어보셨을 집행유예 제도와 관련된 것입니다.
집행유예는 (주로)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형을 집행하지 않고 일정한 유예기간을 붙여 그 기간동안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고 유예 기간을 넘기는 경우 더 이상 형의 집행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징역형의 실형으로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과 집행유예를 받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집행유예는 3년을 초과하는 징역형에는 붙일 수가 없습니다.

한편, 형법에는 '정상참작감경(과거에는 '작량감경'이라고 했습니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법원에서 피고인을 선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정형의 1/2까지 감형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어떤 범죄의 법정형이 6년 이상의 징역으로 되어 있더라도 정상참작할 만한 요소가 있다면 징역 3년을 선고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집행유예를 붙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법정형이 7년 이상으로 설정된 경우에는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최소로 선고할 수 있는 형량은 징역 3년 6개월입니다.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가 없지요.

드라마에서 강도상해로 재판에 넘겨진 북한이탈주민 계향심은 딸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 어떻게든 징역형의 실형을 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강도상해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지요.
이 때문에 우영우와 최수연은 북한법을 끌어다가 변호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판사실로 찾아가서 처벌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만행(?)까지 벌입니다. 판사실에 찾아가 변론을 재개해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우리 형법에는 정상참작감경 외에 자수감경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스스로 수사기관에 자기의 범죄사실을 밝히고 처분을 구하는 경우에는 역시 법정형의 1/2까지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감경의 사유가 여러개 있는 경우에는 거듭 감경이 가능하지요.
따라서 정상참작감경에 자수감경까지 적용되면 7년의 1/4(1/2 x 1/2)인 1년 9개월까지 감경이 될 수 있고, 집행유예를 붙일 수도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감경사유들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판사가 양형판단에 고려할 수 있습니다. 우영우와 최수연이 미처 깨닫지 못한 자수감경을, 재판장이 알아서 적용해 줍니다. 최수연은 이를 두고 '짬에서 나온 묘수'라고 표현하죠.
결국 계향심씨는 징역 1년 9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아 딸과 헤어지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참고로 구속된 피고인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게 되면 그 즉시 석방이 됩니다. 계향심씨는 곧바로 딸을 만나러 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단, 현실에서는 이와 같이 이례적으로 선고가능한 최소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검사가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디 검사가 항소를 하지 않기를, 혹시 항소를 하더라도 항소심이 원심의 판단을 유지해 주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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