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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3일, 수탁자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함부로 처분한 경우에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에 대해서 글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포스팅 며칠 전인 2016년 5월 19일에 대법원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신탁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수탁 받은 부동산을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기존의 판결을 폐기하고 명의수탁자에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지요.
결국 위 글을 작성할 때만해도 명의신탁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는 경우는 양자 간 명의신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1년 2월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에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혹시나 제 블로그에 있는 과거 글을 보고 오해를 하는 분이 계실까봐 판결이 나오고 나서 곧바로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보니 벌써 6개월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형법상 보호가치 있는 신임이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수탁자는 횡령죄의 성립에서 요구되는 보관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수탁자가 신탁 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횡령죄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대법원의 입장은 양자간 명의신탁이든,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든, 계약명의신탁이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같은 법 제8조에서 정한 예외에 해당하여 명의신탁약정이나 부동산 물권변동이 유효한 경우까지 수탁자의 처분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리하자면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명의신탁 중,
1.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형법상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위탁관계가 존재하지 않아 수탁자에게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
2.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명의신탁약정과 소유권이전이 모두 무효여서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여전히 매도인이 보유하게 되고 수탁자는 소유자가 아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3.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 수탁자가 유효하게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소유자인 수탁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 신탁자에게 매매대금을 반환하여야할 의무는 통상의 채무에 불과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아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으며,
4.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 부동산의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남아있게 되어 계약당사자도 아니고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지도 않은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수탁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횡령죄, 배임죄 모두 성립하지 않고, 매도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신임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횡령죄, 배임죄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참고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 수 있으나, 대법원이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한 근거는 보호가치 있는 신임관계가 없다는 것인데,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지위를 범죄 성립요건으로 하는 배임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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