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후인 2020. 12. 10.부터 시행될 개정 도로교통법(이하 ‘개정법’이라고 합니다)과 관련하여 언론에서 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 대부분은 13세 이상이면 어떠한 안전교육도 받지 않고 면허 없이도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관련한 비판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비판에 대해서는 저도 많은 공감을 하고 있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정법에서는 개인형 이동장치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규정하여 일정 속도나 무게를 넘는 개인형 이동장치나 불법 개조된 개인형 이동장치는 여전히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동일하게 보도록 하되, 일정한 요건을 갖춘 개인형 이동장치는 자전거와 유사하게 취급하여 자전거 전용도로 통행을 가능하게 하여 차도에서 운행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운행 요건을 완화한 외에 개인형 이동장치의 음주운전에 대하여 이전보다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것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언론에서는 아래 링크와 같은 기사를 통해서 개정법에서는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는 음주운전을 하여도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것처럼 이야기 하는 한편, 개정법 이후의 사건에 대해서만 개정법이 적용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201122064306667
그러나 이는 정확한 보도가 아닙니다.
먼저 개정법이 적용되면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면, 개정법은 개인형이동장치 음주운전을 '범죄로 보지 않는 것'이 아니므로 기사에서처럼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형법 제2조 제1항의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아니고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할 뿐입니다.
개정법 제156조 제11호는 음주상태에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한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하여 형사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자전거도 동일합니다). 다만 특별히 위와 같이 형법상의 처벌이 불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신호위반 등과 같이 범칙금을 부과할 수도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처벌수위가 낮아진 것에 불과합니다.
다음으로, 기사에서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여 그 법이 기존의 처벌이 과도하다는 점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유래된 것인지 아니면 사정의 변천에 따라 그때그때의 특수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구법과 신법 중 어느 것이 적용될지 결정된다고 하면서, 개정법은 변화된 사회적·기술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므로 구법에 따라 처벌이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법조인마다 다른 판단을 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대법원의 판단 전까지는 법원마다 다른 판결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개정 전의 법이 적용된다는 기사의 내용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기사의 내용과 같이 개정법이 적용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도로교통법에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다른 규정은 대부분 사회적, 기술적 변화를 법률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규정은 그렇게 보기 어려운 면이 많다는 것입니다.
개정 전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가 오토바이와 마찬가지로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되어 차도로만 통행해야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특히 자동차와 개인형 이동장치 사이의 사고에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가 큰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개인형 이동장치를 차도가 아닌 자전거도로로 주행할 수 있도록 자전거와 유사한 지위를 부여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개인형 이동장치가 늘어난 현실에 따라 운행방법 등을 정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주운전 처벌규정은 이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실제로 제가 진행 중인 사건을 예로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A는 14년 전인 2006년 면허정지수치에서 운전을 하다가 벌금을 낸 전력이 있었는데, 그 이후 14년 동안 단 한 번도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당일에도 술자리 약속이 있자 약속 상대방에게 "술을 마실 거면 차를 두고 가겠다."라는 문자를 남기고, 실제로 차를 두고 약속장소에 갔었습니다. 그리고 술자리가 끝난 후 사무실에 물건을 두고 온 것이 생각나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하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습니다. 음주운전을 피하기 위해서 차를 두고 간 상황에서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이 형사 처벌 대상인지 알지 못하고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다가 적발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변호인은 검사에게 A가 전동킥보드가 음주운전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음주운전을 하지 않기 위해 차량까지 세워두고 갔음을 고려할 때, A를 자동차를 음주운전한 것과 같게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검사는 A를 정식재판에 넘긴 후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하기까지 하였습니다. 14년 전 면허 정지수치에서의 음주 전력 때문에 소위 음주2진으로 판단한 것이지요.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이와 같이 2회 이상 음주운전에 적발되는 경우에는 최소 1,000만원 이상의 벌금이나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A가 구법에 따라 2년을 교도소에 복역하여야할 만큼 무거운 죄를 지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자동차에 비해서 타인에 대한 법익침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예를 들어 음주운전하는 자동차가 보행자를 충격한 경우와 개인형이동장치가 그와 같이 한 경우의 비교)을 고려할 때 현행법과 같이 최소 1,0000만원 이상의 벌금이나 2년 이상의 징역을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거운 처벌로 부당하다는 것이 입법 취지라고 보아야 합니다. 즉, 자동차와 똑같이 처벌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인 것입니다(다만 음주상태에서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자동차 등과 동일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는 처벌규정은 존치시키면서도 그 처벌 수위만을 낮춘 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적, 기술적 변화는 결국 개인형 이동장치 사용자가 늘어나고 새로운 종류의 개인형 이동장치가 등장하는 것인데, 자동차가 증가하거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자동가 출시된다고 해서 자동차를 음주운전하는 경우의 처벌수치를 낮추는 일은 없습니다. 즉 개인형이동장치의 음주운전도 금지하여야 하므로 처벌규정은 유지하되, 자동차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 개정 취지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변호인이 담당한 위 사건에서 제1심 재판부도 아직 개정법 시행 전이므로 현행법을 적용하되 양형 판단에서 법률개정의 취지가 '반성적 고려'라는 점을 반영 그와 같이 판시하면서, 형의 선고를 유예(유죄 판결을 하지만 형 선고를 유예하여 2년 간 다른 잘못을 하지 않으면 완전히 처벌을 면하는 것)하였습니다(다만 이 사건은 검사의 항소로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결국 법률 개정의 취지가 당연히 반성적 고려가 아니므로 개정법은 개정법 시행 이후인 2020. 12. 10. 이후의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될 것이 명확하다는 취지의 보도는 정확한 보도라고 볼 수 없는 것이지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개정법이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부분은 13세 이상이기만 하면 판단력이나 주의력이 떨어지는 청소년들도 아무런 안전교육 없이 무면허로 킥보드를 운전할 수 있게 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부분은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나 속도나 무게 등에서도 자전거와 비슷한 개인형 이동장치를 자동차와 동일한 기준으로 음주운전 처벌 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고, 개정법은 이와 같은 점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법조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할 문제인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주상태에서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는 것이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은 분명하므로 개정 취지가 어찌 되었던 음주상태에서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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