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빚이 너무 많을 때
부모님이 빚이 아주 많을 때 자녀들은 부모님의 빚 때문에 자신들까지 피해를 볼까 전전긍긍하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부모님이 자녀 몰래 자녀의 인감도장 등을 무단으로 이용하거나, 명의를 도용하여 자녀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는 경우들이 왕왕 있기 때문에 자녀들의 이러한 걱정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위의 예는 다소 극단적인 사례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님에게 빚이 많다고 해서 채권자가 자녀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부모님의 빚으로 자녀가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는 없습니다(물론 부모님의 채무에 자녀가 보증을 하였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아직 생존해 계시고 빚이 아주 많다고 하더라도, 이것으로 직접 자녀들이 법률적으로 또는 경제적 피해를 입을까하는 지나친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빚 많은 부몬님이 돌아가셔서 빚상속이 되었을 때에는 문제가 달라지죠.
물려받은 부모님의 재산보다 빚이 많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상속인이 된 자녀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입니다.
위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하면 피상속인(돌아가신 부모님) 사망 당시 그분의 명의로 남아 있는 부동산, 금융재산(예금, 적금, 보험, 채무), 자동차, 국민연금, 국세 및 지방세 체납 내역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개인간 채권채무 관계는 이 조회로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조회를 통해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점을 알았거나, 또는 이미 부모님의 채무를 알고 있었을 경우,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은 빚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속의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하여야 합니다.
상속은 피상속인의 일체의 재산과 채무를 상속인이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과정을 말하기 때문에, 피상속인이 사망한 순간 재산과 빚은 별도의 절차 없이 곧바로 상속인에게 이전하죠.
그래서 상속인이 법원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상속인은 부모님의 빚을 떠 안아야 합니다.
이때 한정승인은 피상속인의 상속인인 점은 맞지만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뜻이고,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순간부터 상속인의 지위에서 이탈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모두 부모의 채무로부터 자녀의 재산을 보호한다는 면에서는 같은 효과를 가집니다.
그런데 상속포기 각서를 다른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상속포기가 되지 않습니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가 되려면 반드시 일정한 기한 안에 법원에 한정승인신고 또는 상속포기신고를 하여야만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빚이 많은지 알 수 없을 때
문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빚이 재산보다 많은지 확실히 알 수 없을 때입니다.
부모님이 남긴 재산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빚이 있는게 확실하다면 바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신고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재산을 남기긴 하셨지만 빚이 이보다 클지 정확하게 알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채무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이런 경우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지금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하는 방법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일단 상속재산을 분할한 후에 나중에 채무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을 때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방법입니다.
특별한정승인은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난 이후에 피상속인의 재산보다 채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속인을 구제해주는 절차입니다. 물론 재산보다 채무가 많다는 사실을 몰랐던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빚이 많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수 년이 지난 시점에 채권자로부터 채무 독촉을 받는 자녀들이 있습니다. 만약 이 자녀들이 그 채권자의 존재를 몰랐다면 채무독촉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파산과의 관계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 또는 특별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법원으로부터 상속재산파산신청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받습니다.
실제 상속재산파산제도는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에 회생법원이 설치되면서 본격적으로 홍보되는 제도이긴 합니다.
과거에는 한정승인 또는 특별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 상속재산과 채무 정산에 관한 업무를 맡아야했습니다. 그런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상속인이 이러한 업무를 하는 것이 꽤 어려웠었죠.
만약 상속인이 상속재산파산신청을 하면 파산관재인이 이 업무를 관장해서 처리합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상속재산파산신청을 하는 것 자체가 꽤 까다로운 업무여서 많이 힘들어하시긴 합니다(그래서 이 부분에 관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정승인, 상속포기 업무를 대행하는 변호사 또는 법무사은 대개 상속재산파산신청을 선택사항이라고 안내합니다.
지금까지 부모님으로부터 빚상속을 받았을 때 대처방법을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는 부모님이 물려준 빚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시면 정확합니다.
간혹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분들이 있는데 법은 법의 무지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또한 기회를 놓친 사정을 제한없이 봐주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물려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거나 많을 것이 확실할 때에는 주저없이 상속전문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다음 조치를 취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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