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상속과 상속재산분할
배우자상속과 상속재산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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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상속과 상속재산분할 

오경수 변호사

구체적 상속분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논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피상속인(재산을 남기고 돌아가신 분)의 배우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받은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배우자의 여생을 위해 마련한 재산을 상속재산분할과정에서 고려하여야 할까요?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면, 배우자는 상속재산에서도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데 반해, 고려하여야 한다면 배우자는 재산을 증여받은 만큼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잃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구체적 상속분 결정 요소 - (1) 특별수익

구체적 상속분이란, 상속재산(피상속인 사망 당시 남은 재산)의 실질적인 분배 비율 또는 그 분배비율에 따른 재산액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상속재산이 무작정 '1/n'으로 나누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속재산분할에 있어 상속인들 사이의 협의가 가장 중요하지만, 협의가 불가능하여 '법대로' 재산을 나눌 때에는 이 구체적 상속분에 따라 재산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구체적 상속분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구체적 상속분을 결정하는 요소는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과 기여분입니다.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수증재산이 자기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한 때에는 그 부족한 부분의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다.

-민법 제1008조-


먼저 특별수익입니다. 이때 '특별수익'이란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닌 증여를 말합니다. 따라서 모든 증여가 특별수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피상속인의 막내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유럽 여행 경비로 100만 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법률적으로 이 100만 원은 증여재산이지만 특별수익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유럽 여행을 못 가봤는데 막내만 유럽 여행을 갔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이 100만 원이 상속관계에 불공평을 야기할 정도의 큰 재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100만 원은 특별수익이 아닙니다.


반면에 피상속이 10억 원의 재산 중에서 막내딸에게 먼저 1억 원을 증여하였다면 이 1억 원은 특별수익으로 계산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 이 특별수익과 구체적 상속분은 어떤 관계에 있을까요.


100억 대의 자산가인 어머니에게 아들과 딸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어머니가 아무에게도 재산을 먼저 주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면 아들과 딸은 50억 원씩 재산을 나누어 가지면 됩니다. 법정상속분대로 재산을 나누면 말이죠.


여기서 어머니가 딸에게 먼저 30억 원을 주었다면, 남은 재산은 70억 원이 될테고, 그럼 이 70억 원은 어떻게 나누어야 할까요?


70억 원을 '1/n'으로 나누면 아들은 35억 원을, 딸은 35억 원을 분배받을 수 있을텐데, 그럼 최종 상속이익을 따지만 아들은 35억 원, 딸은 65억 원(상속재산 35억 원 + 생전 증여재산)이 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상속법은 이런 방식으로 재산을 나누라고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때 적용되는 법조문이 위 제1008조입니다.


어머니의 총 재산은 100억 원이 있고, 상속인은 두 명이기 때문에 아들과 딸의 법정상속분이 50억 원이라는 점은 앞서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딸은 이미 30억 원을 받아갔으니 법정상속분 50억 원과 특별수익 30억 원의 차액인 20억 원의 한도 내에서만 상속분이 있다는 것이 민법의 태도입니다.


따라서 아들은 70억 원의 상속재산 중 50억 원을 취득하고, 딸은 20억 원을 분배받으면 되는데, 그럼 아들과 딸의 상속 이익은 모두 50억 원으로 같아집니다. 이때 아들과 딸의 상속재산 분배비율 5:2가 구체적 상속분이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 상속분 결정 요소 - (2) 기여분

오늘 논의에서는 기여분이 주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때...(중략)...제1009조 및 제1010조에 의하여 산정한 상속분에 기여분을 가산한 액으로써 그 자의 상속분으로 한다.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


기여분은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균형과 형평을 위하여 공동상속인들 중에 피상속인을 부양하는 데에 특별한 기여가 있거나 상속재산을 형성, 유지, 가치 증가에 특별한 기여가 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 기여분을 미리 분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머니가 100억 원의 재산을 남기고, 상속인으로는 아들과 딸이 있는 경우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만약 어머니의 100억 원의 재산 중 사실 아들의 재산이 30억 원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 재산적 기여가 인정되었다면 구체적 상속분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어머니의 100억 원 재산 중 30억 원을 떼어 아들에게 분배합니다. 그럼 남은 재산은 70억 원이 되고, 이 70억 원이 상속재산의 분배대상이 됩니다. 이 상속재산 70억 원을 법정상속분대로 분배하면 아들과 딸은 각 35억 원씩 분배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들은 최종적으로 65억 원(기여분 30억 원+상속재산분배액 35억 원)을 분배받고, 딸은 35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 상속분 비율은 65:35가 되겠죠.


배우자상속과 특별수익

자, 이제부터 오늘의 본론입니다.

만약 피상속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오랜 기간 혼인생활을 유지해왔던 배우자의 여생을 위해 재산을 남겨두었다면, 이 재산도 특별수익이라고 보아야 할까요?


피상속인이 배우자를 위해 남긴 재산이 특별수익이라고 한다면, 배우자의 구체적 상속분은 생전 증여만큼 줄어듭니다. 반면에 배우자가 생전에 받은 증여 재산을 특별수익에서 제외한다면, 배우자는 생전 증여 재산 외에 상속재산에서도 배우자로서의 상속이익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배우자 특별수익'입니다. 이 배우자 특별수익이란 법리는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에서 등장합니다.


대법원은, 생전 증여를 받은 배우자가 일생 동안 피상속인의 반려가 되어 피상속인과 함께 가정공동체를 형성하고 헌신하여 가족의 경제적 기반인 재산을 획득, 유지하고 자녀들을 함께 양육했었다면, 그 생전 증여에는 배우자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 내지 평가,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 배우자의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의 이행 등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에, 그러한 한도 내에서는 위 생전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더라도 자녀인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공평을 해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즉, 피상속인이 배우자의 그동안 노고를 보상하고 부양을 위해 남겨 둔 재산은 유류분반환의 대상 또는 유류분산정의 기초재산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속재산분할과정에서 위 유류분반환사건의 배우자 특별수익 법리를 적용할 수 있을까요.


아직 대법원의 명확한 판례는 없지만, 서울고등법원과 서울가정법원이 상속재산분할사건에서 배우자 특별수익 법리 적용을 긍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기여분 결정 청구는 특별한 기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제도인데, 특별한 기여라고 볼 정도는 아니라서 기여분 결정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이더라도, 앞서 본 특별수익 제도의 입법 취지 및 위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특별수익의 소극적 요소로 검토할 수 있는 배우자의 기여, 청산, 부양 등의 요소를 여전히 상정할 수 있다"라고 전제한 다음,


"피상속인의 생전의 자산, 수입, 생활수준, 가정상황,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 배우자인 상대방 ooo의 기여나 노력의 정도, 상대방 ooo에 대한 청산과 부양의 필요성과 정도, 이 부분 증여의 목적과 액수 등 앞서 든 증거와 사실관계에 나타난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면, 상대방 ooo이 증여받은 재산을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더라도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공평을 해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역시 피상속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부인에게 현금 약 1억 원을 준 사안에서, 위와 같은 논리로 현금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한다는 심판을 한 바 있습니다.


결국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받은 증여재산을 배우자의 특별수익으로 제외했을 때 공동상속인들과의 형평을 해치는 결과가 초래되는지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 법리는 상속재산분할과정에서 기여분 법리와 연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사안의 쟁점이 되었을 때에는 아주 민감한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쟁점이 있을 때 미리 상속전문변호사와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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