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광주 집단폭행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살인미수가 아닌 특수중상해, 특수상해 및 특수폭행 혐의로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관련기사 링크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80528_0000320274&cID=10201&pID=10200
먼저 저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로서 검찰이 적용한 죄명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위 기사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검찰은 현장 CCTV와 목격자 스마트폰 등을 확인하였고 피의자와 피해자 등에 대한 조사도 마쳤습니다. 그리고 살인미수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비전문가인 기자들이 남의 말을 옮겨 적은 기사 몇 줄을 보고 당부를 판단하는 것은 환자를 직접 만나보지도 않고 심지어 차트도 보지 않은 의사가 몇 마디 전해들은 말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어떤 치료를 받으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검찰도, 법원도, 적게는 수백장에서 많게는 수만장에 이르는 사건 기록을 보고 결론을 내리는데 기록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의 법률적용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살인미수가 인정되려면 가해자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피해자를 죽이려고 했지만 내·외부적 요인으로 인하여 결과발생에 이르지 못한 경우여야 살인미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만일 피해자를 죽이려는 의도는 없이 같이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또는 치료가 불가능한) 심각한 상해를 입힐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면 법률적으로는 살인미수가 아니라 (중)상해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혹시라도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렀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면 상해치사의 죄가 되는 것입니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서 살인의 고의가 아닌 중상해(重傷害)의 고의가 있었다(=심각한 상해에 이를 정도로 폭행하려는 의사였다)고 본 것입니다.
반대로 피해자측 변호사는 가해자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그러한 결과가 발생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타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사망의 결과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사망해도 괜찮다고 생각(=사망의 결과를 용인)하고 차량의 제동장치를 고장 낸 경우 그 타인이 실제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면 살인이, 사망하지 않았다면 살인미수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는 것을 법률에서는 ‘미필적 고의’라고 부릅니다.
결국 이 사건은 가해자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느냐로 귀결되는데, 살의의 고의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검찰의 입장과 살인에 대하여 미필적으로나마 고의가 있었다는 피해자측의 주장이 대립되는 사건입니다.
한편 검찰에서 중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한 것은 ‘유죄의 입증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상, 확보 가능한 증거만으로 가해자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주된 이유일 것입니다.
만일 검찰에서 살인미수로 공소를 제기했는데 법원에서 (중)상해의 고의는 있었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하는 경우 법원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범위 내에서 당부만을 판단할 수 있다는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상 가해자들에게는 무죄가 선고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특수중상해 등으로 기소를 하여 양형(=형벌을 정함)에 있어서 가해자들에게 무거운 벌을 받게 하는 것이 살인미수로 기소했다가 무죄판결을 받게 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낫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물론 법률적으로는 주위적/예비적으로 나누어 기소하는 방법도 고려가 가능하긴 합니다).
이 사건의 가해자들이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에 이르는 과정에 있어서 법률적인 부분에는 쉽지 않은 논란들이 개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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