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낙 건강했던 아들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요새 너무 힘이 듭니다. 그런데 더 저를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며느리의 태도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에 아들과 며느리 내외는 갈등이 있었습니다. 부부사이가 좋지 않다보니 양가 부모들이 많은 노력을 해 이혼을 겨우 막았던 게 불과 몇달 전입니다. 그런데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는 며느리가 태도를 바꾸어 아들 재산 관리를 전적으로 자기가 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했으니 시어머니는 부부의 경제적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혼하겠다고 싸울 때는 언제고 아들에게 재산이 있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태도를 바꾼 것 같습니다. 며느리가 아들의 재산을 빼돌릴까봐 걱정입니다. 이 상태에서 제가 성년후견신청을 할 수 있을까요?
자녀의 배우자와 성년후견인이 누가 될 것인가를 놓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물론 서로 피성년후견인(성년후견이 개시되는 사람)을 떠넘기는 경우보다는 그나마 낫지만, 분쟁이 생겨 괴롭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성년후견신청(정확히는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가 있으면 가정법원은 선순위 상속인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피성년후견인이 사망했을 때 상속인이 되는 사람이 일단 제일 가까운 사람이겠죠.
그래서 형제 중에 누가 부모에 대한 성년후견신청을 하면 다른 형제들도 자연스레 성년후견신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성년후견절차를 다른 공동상속인 몰래 진행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성년후견인이 누가 되어야 하는지를 놓고 치열하게 싸울 수 있습니다. 사안에서는 아들의 어머니가 선순위 상속인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아들 내외에게 자녀가 있다면 어머니는 선순위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에는 며느리가 부모의 의견을 묻지 않고 아들에 대한 성년후견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아들 내외에게 자녀가 없다면 어머니는
며느리와 공동상속인이 되므로, 성년후견신청 절차에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는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성년후견신청은 가능합니다. 법원은 선순위 상속인지의 여부 자체보다는 누가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는 것이 적당한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아들의 선순위 상속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며느리에 비해 성년후견인으로 더 적합하다면 어머니가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며느리와 어머니 중 누가 성년후견인으로 더 적합한지 따져보는 일이겠죠. 당연히 법원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합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각각 성년후견인이 될 일반적인 상식과 능력을 갖추었는지, 경제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평소 피성년후견인과의 관계가 어땠는지, 성년 후견인이 되면 어떻게 피성년후견인을 보호하고 재산을 관리할 것인지 등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겠죠.
만일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성년후견인이 되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제3자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거나 후견감독인을 지정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성년후견신청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성년후견신청 이후에 어떻게 법원을 설득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된지 3년 밖에 되지 않아 이 분야를 다루어본 변호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절차를 진행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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