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양육비의 소멸시효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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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양육비의 소멸시효 문제 

김형민 변호사

*전문은 네이버에서 '김형민'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혼전문 김형민 변호사입니다. 부부가 협의상 이혼을 하든 재판상 이혼을 하든 그 부부 사이에 미성년의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상대방은 자녀에 대한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협의상 이혼할 경우 양육비용의 부담에 관한 사항은 협의하여 가정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는데 이는 재판상 이혼에도 적용되는 규정입니다(민법 제837조 및 제843조).


이혼하기 전에 부부가 별거하고 있었거나 일방의 악의적인 무관심 등으로 미성년인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의 경우에는 사건을 변호사에게 위임하여 진행하기에 양육비와 관련하여 장래 양육비는 물론 과거에 지출한 양육비도 확인하여 청구하므로 별도로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위자료는 민법 제751조 및 제766조에 의하여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그런데 양육비도 민법상으로는 채권이 되기 때문에 시효제도가 적용되어야 할 것인데 민법 제837조는 양육비에 관한 시효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협의상 이혼이나 재판상 이혼 당시에 양육비를 받거나 받기로 하는 협의 또는 법원의 판결을 받으면 그에 따라 조치하면 될 것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 시효제도가 적용될 것인가 하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상황설정]

- 갑과 을은 혼인 후, 갑의 사업 실패로 5년 만에 협의 이혼

갑(甲, 남편)은 을(乙, 아내)과 1990년 1월 1일 혼인하였고 1990년 12월 1일 병(丙,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갑은 을과 결혼한 초기에는 사업이 잘 되었는데 점점 사업이 악화되어 1993년 1월 1일 사업을 전부 접게 되었습니다. 갑과 을은 갑의 사업상 채무로 인하여 혼인한지 5년이 지난 1995년 1월 1일 협의 이혼을 통하여 혼인관계를 종료하였으며 을이 병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협의하였습니다. 을은 갑의 경제적 사정으로 인하여 갑과 이혼한 것이라 갑에 대하여 특별히 나쁜 감정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 을은 혼자 미성년인 자녀 병을 양육

갑은 을과 협의이혼 후에 종적을 감추었고 을도 돈을 벌어야 했고 병도 양육해야 할 사정이 겹쳐 갑의 소식은 잊고 지냈습니다. 시간이 흘러 병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등 성인이 되었습니다.


- 을은 갑이 다른 여자와 새살림을 차린 것을 알게 됨

그런데 어느 날 을은 갑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사업 실패로 을과 협의 이혼하고 종적을 감추었다던 갑은 을과 협의 이혼한 후에 다른 여성 A와 새살림을 차렸다는 것입니다. 갑은 사업 실패가 아니라 사업 실패를 가장한 것이었고 을과 협의 이혼한 후 1년 정도 지났을 때 다시 갑 명의로 사업장을 만들어 큰 돈도 벌었다는 것입니다.


- 을은 갑에 대하여 병의 과거양육비를 청구할 예정

을은 갑이 자신을 배신하고 사업 실패를 가장하여 다른 여성과 살림을 차린 것에 너무 분개하였습니다. 갖은 고생을 하며 어린 아들 병을 키우며 살아왔지만 갑이 을을 속이고 다른 여성 A와 새살림을 차린 것에 큰 고통을 받았던 것입니다. 어느 날 을은 뉴스에서 양육비 지급의무자가 양육권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정과 그 해결 방법에 대하여 안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을도 갑에게 병에 대한 과거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미성년인 자녀를 양육하는 양육자가 부담해야 할 양육비는 결정하지 않고 상대방이 분담해야 할 양육비만 결정함]

양육비를 결정하는 판결문이나 결정문에는 양육비를 분담하는 상대방의 양육비만 표시되어 있고 양육자가 부담하는 양육비는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양육자가 분담해야 하는 양육비도 표시해야 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므15302 판결에서는 “재판상 이혼 시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된 부모의 일방은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가정법원으로서는 자녀의 양육비 중 양육자가 부담해야 할 양육비를 제외하고 상대방이 분담해야 할 적정 금액의 양육비만을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하여 양육비를 분담하는 상대방의 양육비만 결정하고 특정하여 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과거의 양육비도 청구 가능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

위 [상황설정]한 사례의 경우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4. 5. 13.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 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그와 같은 일방에 의한 양육이 그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지급청구권으로서 성립하기 전에는 과거의 양육비는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음]


대법원 2011. 7. 29.자 2008스67 결정에서는 “양육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자녀 양육비의 지급을 구할 권리는 당초에는 앞서 본 대로 기본적으로 친족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인정되는 하나의 추상적인 법적 지위이었던 것이 당사자 사이의 협의 또는 당해 양육비의 내용 등을 재량적·형성적으로 정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전환됨으로써 비로소 보다 뚜렷하게 독립한 재산적 권리로서의 성질을 가지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으로서 성립하기 전에는 과거의 양육비에 관한 권리는 양육자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재산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진행할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양육비청구권은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독립산 재산권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게 되므로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으로 성립하기 전에는 과거의 양육비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건본인이 사망한 경우 사망하기 전의 과거의 양육비는 청구할 수 있으나 장래의 양육비 청구권은 소멸함]


대법원 1995.4.25.선고 94므536 판결에서는 “사건본인이 사망한 이후의 양육비지급청구부분은 모두 사건본인의 생존을 전제로 한 일신전속적 법률관계에 기한 것으로 사건본인의 사망으로 그 청구의 대상이 소멸됨으로써 소송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미성년인 자녀를 지칭하는 사건본인이 사망하기 전에 양육권자가 지급한 과거의 양육비는 청구할 수 있으나 사망 이후 시점부터의 양육비는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인데, 사건본인이 사망한 이후라면 양육 자체가 없을 것이므로 당연한 결론이라 할 것입니다.


[당사자가 양육비 지급에 합의한 경우]


부부가 협의상 이혼하면서 사건본인을 양육하지 않는 상대방이 사건본인의 양육비를 특정하여 매월 지급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양육비는 3년의 시멸시효가 적용될 것인지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될 것인지 달리 해석할 여지는 있을 것입니다.


민법 제163조 제1호 규정의 “부양료”가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는 민법 제826조 제1항 규정의 부양료인지 친족 사이의 부양의무(민법 제974조)에 따른 부양료인지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언급한 대법원 판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에서 소개한 대법원 2011. 7. 29.자 2008스67 결정에 “갑의 을에 대한 양육비청구권이 시효소멸하였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구체적인 양육비청구권이 성립하였다고 볼 자료를 기록상 찾을 수 없음에도 10년이 경과한 양육비청구권이 시효소멸하였다고 판단하고 양육비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과거의 양육비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라고 판시한 것이 있으나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견해도 다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양육비부담제도가 시행된 이후인 2009년 8월 이후에 협의이혼하신 분들이라면 필수적으로 가정법원에 '양육비부담조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위 민법 규정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고 이미 14년이 흐른 지금으로서는 과거의 양육비 역시 10년의 시효가 적용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이혼 판결 또는 양육비 심판으로 양육비 지급 의무가 확정된 경우에도 당연히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실효의 원칙은 적용되지 않음]


부산가정법원 2020. 11. 4. 선고 2019느단201690 판결에서는 청구인이 상대방에게 과거의 양육비 청구한 사안에 대하여 상대방은 소멸시효가 아닌 실효의 원칙을 주장하였습니다. 실효의 원칙이란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장기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이제는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된 경우에 새삼스러운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인데 고용관계에서 적용한 판례들이 종종 있습니다.


실효의 원칙을 주장한 것에 대하여 “청구인이 15년 동안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음으로써 앞으로도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한 기대 내지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기대라고 볼 수 없다. 실효의 원칙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은 이유 없다.”라고 상대방의 항변을 기각한 것인데 양육비는 실질 수혜자가 사건본인인 미성년 자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결론일 것입니다.


[결 어]

위 [상황설정]한 사례에서 을은 갑에게 병의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은, 갑과 을이 협의상 이혼하면서 병의 양육비 지급에 합의하지 않았으므로 소멸시효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나 이는 오래 전 사안에 해당하는 것이며 2009년 8월 이후에는 양육비 부담 조서 제출이 필수화 되어 동일한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과거의 양육비는 장래 양육비와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감액되는 경우가 많은데 감액을 최소화 하는 것과 기준되는 양육비 부담 조서 상의 양육비가 과소한 금액이었다는 점이 과거 양육비 소송의 가장 핵심이 될 것입니다. 과거 양육비 청구는 명목상은 미성년 자녀에 대해 과거에 지출한 금액에 관한 것이나 실질적으로는 성년이 되어 대학에 입학한 자녀의 필수적인 교육을 위한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경우이거나 고등학교에 올라간 자녀의 필수적 교육비를 위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적절한 교육을 받아 역량에 부합하는 대학을 가고, 합격한 대학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 양육비 청구의 경우 특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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