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마약류 거래에 이용한 가상화폐지갑을 몰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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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마약류 거래에 이용한 가상화폐지갑을 몰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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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마약류 거래에 이용한 가상화폐지갑을 몰수할 수 없다? 

백종빈 변호사

1. 들어가며

 

마약 거래에 다크웹과 암호화폐가 이용된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입니다. 이 하드웨어형 가상화폐지갑을 활용하여 암호화폐로 마약류를 거래한 경우 수사기관이 그 가상화폐지갑을 몰수할 수 있을까요. 서울고등법원은 범죄사실과 무관한 암호화폐 관련정보가 보관되어 있는 하드웨어형 가상화폐지갑은 몰수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2022580). 관련 사건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기초사실

 

. 암호화폐 관련 지식

 

(1)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서는 암호화폐의 보관이나 입출금 거래에 사용할 주소(address)’와 그 주소에 접근하여 거래를 승인하기 위한 개인키(private key)’가 필요합니다. 암호화폐 보유자가 보유 주소의 개인키를 잊어버리면 그 주소에 접근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암호화폐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는 결과가 됩니다.

 

(2) 암호화폐지갑(crypto wallet)은 암호화폐 주소와 개인키를 생성·관리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전자장치입니다.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은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처럼 생긴 하드웨어형 전자지갑으로, 암호화폐 주소와 개인키를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하드웨어 장치에 저장하고 거래를 할 때에만 장치를 컴퓨터(혹은 모바일)에 연결하며, 거래 시에도 개인키를 사용한 프로세스를 장치 내부에서 수행하고 승인된 거래 내역만을 컴퓨터에 전송하여 개인키를 온라인상에 노출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됩니다.

 

. 사건 경위

 

(1) MDMA, 2C-B 등의 마약을 수입하여 이를 국내에서 판매하였습니다. 은 해외의 다크웹 사이트에서 마약을 주문하면서 암호화폐(모네로)로 대금을 결제하였습니다. 은 위와 같이 주문한 마약을 항공택배를 통해 국내에서 수령한 뒤 이를 판매할 때에도 구매자들로부터 암호화폐(비트코인 또는 모네로)로 대금을 지급받았습니다.

 

(2) 피고인은 위와 같이 마약을 판매하고 지급받은 암호화폐를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을 통해 관리·보유하였는데, 위 가상화폐지갑에는 위 마약 판매대금으로 지급받은 암호화폐 외에도 피고인이 별도로 보유하는 암호화폐의 주소·개인키 등 정보가 함께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3) 검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67조를 근거로 이 수입한 마약과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의 몰수와 함께 이 판매하고 지급받은 암호화폐를 원화로 환산한 가액에 대한 추징을 구하였고, 1심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여 몰수·추징하였습니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에는 범죄사실과 무관한 암호화폐가 보관되어 있으므로 이를 몰수한 것은 위법한다는 이유로 항소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이고 제1심 판결 중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의 몰수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 서울고등법원 2022. 6. 3. 선고 2022580 판결

(판결문을 원용하되, 읽기 쉽도록 일부 내용과 순서를 변형하였습니다)

 

. 련법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67조의 몰수나 추징을 선고하기 위하여는 몰수나 추징의 요건이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관련되어 있어야 하므로, 법원은 범죄사실에서 인정되지 않은 사실에 관하여는 몰수나 추징을 선고할 수 없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16170 판결).

 

. 이 사건의 경우

 

(1) 피고인의 이 사건 마약류 수입 범행과 관련된 마약은 모두 압수되었고, 마약류 판매 범행으로 얻은 수익금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지급받은 암호화폐의 수량이 특정되지 않는 등 몰수할 수 없다고 보아 검사가 그 환산 가액의 추징을 구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범죄사실과 관련된 마약류나 수익금은 모두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에는 피고인이 보유하는 암호화폐의 주소·개인키 등 정보가 보관되어 있고 이러한 정보 없이는 피고인이 암호화폐를 인출할 수 없다. 즉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을 몰수하면 피고인이 위 지갑을 통해 관리하는 암호화폐를 인출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범죄사실과 무관한 암호화폐를 몰수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된다.

 

(3) 피고인이 마약 판매대금을 암호화폐로 지급받고 이를 보유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을 이용함으로써 이것이 범죄행위 수행에 기여한 측면이 있음은 인정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사관정에서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을 통해 보유하는 암호화폐를 피고인이 관리가능한 다른 주소로 이체하거나 환전할 수 있도록 조치한 후 이를 압수하거나,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과 별도로 피고인이 암호화폐 주소·개인키 정보를 보유하는 등으로 피고인이 암호화폐를 인출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사정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이 사건 가상화폐지갑을 몰수함으로써 범죄사실과 무관한 피고인의 재산적 이익을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4) 결국 제1심이 이 사건 가정화폐지갑을 몰수한 것은 몰수대상이 될 수 없는 물건을 몰수한 것으로 위법하다.

 

4. 마치며

 

대법원은 종래 이 음란물유포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에 의하여 비트코인(Bitcoin)을 취득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위반행위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하고, 비트코인은 경제적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하여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로서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므로, 피고인이 취득한 비트코인을 몰수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여 암호화폐등도 몰수의 대상이 됨을 명확히 하였습니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3619 판결).

 

다만 암호화폐등이 몰수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지갑에 이 사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사건과 관련 없는 암호화폐를 몰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여지는바, 위 고등법원의 판시가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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