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사기죄의 '기망행위' 인정 여부에 대한 사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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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기죄의 '기망행위' 인정 여부에 대한 사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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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기죄의 '기망행위' 인정 여부에 대한 사례 검토 

백종빈 변호사

1. 들어가며

 

사기죄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사기죄는 형법(347)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3조 제1) 등에서 상당히 높은 형량을 부과하고 있으며, 실무에서도 그 이익액에 따라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사단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기죄의 성립에는 여러 가지 요건이 필요하나 특히 기망행위인정 여부가 범죄 성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번 포스트에서는 기망행위에 대한 법원의 기본적인 태도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사기죄의 '기망행위'
 

가. 의의 및 대상

 

사기죄에서 기망행위란 허위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타인을 착오에 빠뜨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특히 이미 착오에 빠져 있는 상태를 이용하는 것도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망행위의 대상은 사실입니다. 여기서 사실이란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상태로서, 상대방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함에 있어서 판단의 기초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장래의 사실도 과거·현재의 사실과 관련되는 것이면 포함되고, 사실이면 내적 사실(예컨대 변제의사), 외적 사실(예컨대 변제능력)을 불문합니다. 한편 의견이나 가치판단은 기망행위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가치판단이 사실의 중요부분을 내포할 경우에는 기망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나. 작위에 의한 기망행위

 

(1) 사기죄의 기망행위는 일반적으로 명시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언어, 문서 등에 의하여 허위의 주장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예컨대 대법원은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마치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201411843).

 

대법원은 투자약정 당시 투자받은 사람이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아 투자자에게 설명한 투자사업에 사용하더라도 일정기간 내에 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일정 기간 내에 투자자에게 원금을 반환할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경우(20133631), 변제의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숨긴 채 피해자에게 금원 대여를 요청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동인의 배서가 된 약속어음을 교부받아 이를 금융기관에서 할인한 후 그 할인금을 사용한 경우(20071033), 피고인이 파산신청 2년 전부터 불과 40일 전까지 여러 사람들로부터 돈을 빌려서 채무변제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경우(20078549), 기업회계기준이 개정되었지만 그 부칙에 따라 개정 전의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여야 할 사안에서, 개정된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여 작성한 재무제표를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경우(20061813) 사기죄의 기망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토지의 매수를 권유하면서 언급한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거나, 확정된 것은 아닐지라도 연구용역 보고서와 신문스크랩 등에 기초한 경우(200445), 공사대금채권과 대여금채권을 합산하여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에 거주하면서 주민등록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은 후 임차인이 이에 기하여 경매법원으로부터 배당을 받은 경우(20036412), 타인의 일반전화를 무단으로 이용하여 전화통화를 한 경우(983891)에는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2) 기망행위는 행동에 의하여 허위주장을 하는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는데, 이를 묵시적 기망행위라고 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행위자의 전체행위가 사회통념에 따라 설명가치를 가질 때 기망으로 인정됩니다. 예컨대 처음부터 지불의사·지불능려 없이 취식·숙박을 한 경우 주문·숙박행위는 지불의사와 능력이 있음을 묵시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므로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또한 처분권한이 없는 자가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자신이 소유자이며 처분권한이 있음을 묵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므로 묵시적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절취한 예금통장으로 예금을 이용하여 마치 진실한 예금명의인이 예금을 찾는 것처럼 은행원을 기망 오신시켜 예금을 인출한 경우 예금청구행위는 자신이 정당한 권리자임을 표현하는 묵시적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다.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합니다. ) 상대방은 행위자와 관계없이 스스로 착오에 빠져 있고, ) 행위자는 상대방의 착오를 제거함으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를 방지해야 할 보증인 지위에 있으며, ) 이에 상대방에 대하여 사실을 알려야 할 고지의무가 있는데, 이를 알리지 아니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때 )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작위에 의한 기망과 행위양태에서 동가치를 가져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행위자에게 고지의무가 언제 인정될 것인지 자주 다투어지는데, 대법원은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라고 합니다

 

이에 대법원은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이 경매진행 중인 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경우(983263), 주식회사 대표이사가 피해자와 전기공사업 양도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대출금 연체사실 및 공제조합 출자증권에 대한 가압류 사실을 숨기고 고지하지 않은 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계약금을 송금받아 편취한 경우(20091950), 비정상적인 이면약정을 체결하고 점포를 분양하였음에도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그러한 이면약정의 내용을 감춘 채 분양중도금의 집단적 대출을 교섭하여 중도금 대출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은 경우(20058645), 주식거래의 목적물이 증자 전의 주식이 아니라 증자 후의 주식임에도 피해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20046503), 사채업자가 대출희망자로부터 대출을 의뢰받은 다음 대출희망자가 자동차의 실제 구입자가 아니어서 자동차할부금융의 대상이 되지 아니함에도 그가 실제로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하는 것처럼 그 명의의 대출신청서 등 관계 서류를 작성한 후 이를 할부금융회사에 제출하여 자동차할부금융으로 대출금을 받은 경우(20037828), 물품의 국내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물건이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하여 판매되고 있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961081), 토지의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으나 진정한 소유자가 아닌 자가 이를 숨긴 채 협의매수 또는 수용절차에 응한 경우(941911), 3자가 매도인을 상대로 대지 및 지상건물에 대한 명도소송을 제기하여 계속 중이고 점유이전금지가처분까지 되어 있음에도 이를 숨긴 경우(84301) 등에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을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부동산중개업자인 피고인이 아파트 입주권을 매도하면서 그 입주권을 25,000만 원에 확보하여 29,500만 원에 전매한다는 사실을 매수인에게 고지하지 않은 경우(20105124), 중고 자동차 매매에 있어서 매도인의 할부금융회사 또는 보증보험에 대한 할부금 채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98231), 부동산의 이중매매에 있어서 매도인이 제2의 매수인에게 제1의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없는 처지에 있음을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912698) 등에서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을 부정하였습니다.

 

3. 마치며

 

사기죄는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범죄이지만, 정작 이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방어하기 어렵고, 고소인의 입장에서는 입증하기 어려운데, 이는 위와 같이 기망행위의 판단기준이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이를 개별적 사안마다 범행과 관련된 사정을 세밀하게 살펴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기죄와 관련하여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변호사와 상담을 통하여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해보시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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