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840조 각 호 재판상 이혼원인의 검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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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840조 각 호 재판상 이혼원인의 검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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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840조 각 호 재판상 이혼원인의 검토(1) 

김형민 변호사

안녕하세요. 이혼전문 김형민 변호사입니다.


재판상 이혼원인은 민법 제840조에서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민법 제840조 각 호의 재판상 이혼원인의 사유는 각 별개의 독립된 이혼사유를 구성하고 이혼청구를 한 원고가 민법 제840조 각 호 소정의 수개의 사유를 주장할 경우 법원은 그 중 어느 하나의 사유 또는 인정된 사유를 모두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므1886 판결 참조). 즉 각 원인별로 하나 사유를 가지고 재판상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고, 여러 개의 사유가 중복될 경우 중복된 사유 모두를 주장하여 재판상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재판상 이혼에 관하여 민법 제840조 각 호에 해당하는 개개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블로그 포스팅을 해 드렸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부정한 행위와 관련한 사례이고 상간과 관련한 내용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어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재판 과정과 이혼 판결을 받았던 내용을 하나의 내용으로 포스팅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제6호에 대한 내용을 모두 설명드리고 민법 제840조 각 호에 해당하는 사례나 판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호 :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 개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라고 하면 바로 ‘바람 피웠다’를 생각하실 것입니다. 맞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대표적인 ‘부정한 행위’에 해당합니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상간소송이기도 합니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로 인한 재판상 이혼은 민법 제840조 제1호에 의한 사유인데, 상간소송은 민법 제751조 제1항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는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이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되는 것입니다.


- 개념

그런데 대법원은 부정한 행위를 반드시 다른 이성과의 성관계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 사유를 넓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민법 제840조 제1호 소정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치 못한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며 이른바 간통보다는 넓은 개념”이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 따라서 부정한 행위에는 반드시 다른 이성과의 성관계를 가진 것만으로 국한되지 않고 부부로서 서로에게 충실하지 못한 모든 행위가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에서는 “고령이고 중풍으로 정교능력이 없어 실제로 정교를 갖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배우자 아닌 자와 동거한 행위는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치 못한 것”으로서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부정한 행위와 관련하여서는 아마도 당사자 본인이 더 민감하게 재빨리 대응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너무 빠른 반응을 보여 상대방이 경계하여 증거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있으니 내색하지 않고 대응하여 충분한 증거를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


위 대법원 판례는 92년도 판례이나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에는 형사상 범죄가 되지 않아 경찰을 불러서 모텔 문을 따고 사진을 찍는 등 공권력을 이용하여 증거를 확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현장을 급습해서 옷을 벗고 있는 사진이나 모텔방의 콘돔을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으나 지금으로서는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하게 되어, 법원에서도 더욱 넓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텔에 출입한 사진이나 증거보전신청으로 CCTV가 확보되어 있는데 말만 하고 나왔다거나, 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주장은 유리할 것이 없는 주장이며 오히려 위자료의 액수를 늘릴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그렇다면 어떠한 경우에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의심되는 사연이 있는 아이와 배우자의 머리카락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였더니 친자임이 밝혀진 경우라면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보아야 할 것임은 의문이 없습니다. 유전자 검사의 경우 이제는 너무나 대중화 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불일치율 즉 의뢰한 당사자와 아이의 유전자가 불일치하는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그것이 혼인 전에 행한 것이면 혼인 무효나 취소의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배우자가 성적 접촉이 가능한 유흥업소에 자주 출입하는 경우, 부부 관계 후 이상하여 진료를 받았더니 성병에 걸린 경우 당연히 배우자를 의심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배우자가 성병을 옮긴 경우에는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닌 것입니다. 다만 막상 소송으로 간다면 둘 중에 누가 성병의 원인이 된 것인지 서로 책임을 미루며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민사소송에서 형사고소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막장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는 것이 제 개인적으로는 체질에 맞기 때문에 이전 사건 역시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진행되어서 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의뢰인이 다 보았던 경우 소송이 끝나고 저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크게 느끼고 한잠 지난 후에도 명절에 선물을 보내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예정하고 목표한 대로 빨리,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에 더 기뻐할 것 같지만 오히려 의뢰인이 보기에는 쉽게 마무리한 것처럼 보이고 제 전투력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변호사 찾아가도 이렇게 잘 끝났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만일 배우자가 직장의 다른 이성과 근무 시간 이외에 업무와 관계 없이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경우에는 외도를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경우 바로 그 직원과의 관계를 추궁하면 배우자가 발뺌을 하고 들키지 않게 조심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조금씩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법원 1993. 4. 9. 선고 92므938 판결에서, 원고와 갑(甲) 부부는 피고와 같은 교회에 출석하면서 1987.경부터 서로 가까이 지내는 사이가 되어 위 갑은 피고의 집에 자주 출입하고 그 경영의 공장에 가서 일을 도와주기도 한 사실, 그러다가 갑이 1990. 5.경 식당을 개업하면서 원고와 떨어져 살게 되었는데, 그 무렵부터 피고는 수시로 식당을 드나들면서 자신의 차로 위 갑과 함께 식당에 필요한 식료품을 사러 다니는가 하면, 위 갑에게 구두나 녹음기 등을 선물하기도 하고 식당 일을 마친 늦은 시간에 함께 나가는가 하면, 식당에 딸린 방에 수십 분씩 함께 들어가 있거나 서로 껴안고 있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목격되기도 한 사실, 피고가 1990.8.경에 자신의 집을 방문한 위 갑을 끌어안다가 피고의 처로부터 항의를 받은 일도 있는 사실로 미루어 갑을 피고와 가까이 지내면서부터 원고와의 부부간 정조의무를 저버린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며 그 부정한 행위로 원고와 갑 간의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에 대하여 갑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것을 판단한 것입니다(대법원 1993. 4. 9. 선고 92므938 판결). 이 경우에 갑은 피고와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이 됩니다.


부산가정법원 2016. 4. 19. 선고 2015드단205914 판결에서, 원고는 2001. 12. 19. 갑(甲)과 혼인신고를 하였고, 갑과 피고는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동창생 모임으로 만난 사이인데 원고는 갑의 외도를 의심하던 중 녹음기를 갑의 승용차에 설치하였고 2015. 4. 10. 03:47부터 08:56까지 피고가 갑과 위 승용차에서 한 대화가 녹음되었는데, 그 중에는 차량용 블랙박스의 녹화기록을 지워야 한다는 대화와 갑과 피고가 키스를 하면서 주고받은 대화와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화 등이 포함되어 있는 등 미루어 갑은 원고와의 부부 관계에 관한 정조의무를 저버린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약혼 단계에서의 부정한 행위는 혼인 이후 재판상 이혼원인이 되지 않음

약혼단계에서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던 것을 알게 된 경우 이러한 사유를 가지고 민법 제840조 제1호의 부정한 행위를 원인으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제1호 소정의 재판상 이혼사유인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라 함은 혼인한 부부간의 일방이 부정한 행위를 한 때를 말하는 것이므로 혼인 전 약혼단계에서 부정한 행위를 한 때에는 위 제1호의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여 혼인 전, 약혼 단계에서의 부정한 행위를 민법 제840조 제1호 규정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1. 9. 13. 선고 91므85, 92 판결).


- 기타 부정한 행위가 되지 않는 경우

배우자가 불의의 사정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경우에도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는 의사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재판상 이혼원인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라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감싸주지는 못할 망정 이런 것을 이혼사유로 제기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이러한 사유를 알게 된 이후 노력하였지만 정신적으로 도저히 혼인을 이어가기 어렵다 판단된다면 이를 부정한 행위라 주장하지 말고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로 주장하거나 혼인 기간 중 상대방이 하였던 행위들을 잘 모아 3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고 주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같이 살면서 혼인생활을 이어가다보면 상대방이 상처받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약속을 어기고 늦게 들어올 때도 있을 것이며 명절에 부모님에게 서운하게 했을 때도 당연히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유들을 잘 정리해서 이혼사유로 주장하여 이혼청구를 인용시키는 것은 유능한 이혼전문변호사라면 충분히 가능한 것입니다.


- 부정한 행위를 원인으로 재판상 이혼을 제기할 수 있는 소멸사유(사전 동의 또는 사후 용서)와 시효

부정한 행위를 원인으로 한 재판상 이혼 청구는 다른 일방이 사전 동의나 사후 용서를 한 때 또는 이를 안 날로부터 6월, 그 사유 있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혼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므로 기간 계산을 잘 하여야 합니다(민법 제841조).


배우자 일방의 부정한 행위로 인하여 이혼청구권을 취득한 다른 일방이 그 사유에 대하여 상대방을 사후 용서한 때에는 그것으로 말미암아 이혼청구권은 소멸하는 것인데 이혼을 전제로 한 위자료청구권은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파탄상태에 이르러 이혼하게 된 경우에 그로 인하여 입게 된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기 위한 손해배상청구권이므로, 혼인관계가 그 후 단기간 내에 다시 파탄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하더라도 배우자 일방은 전에 있었던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하여 그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하였습니다(서울가정법원 1997. 9. 11. 선고 96드96055 판결).


여기에서는 어떠한 경우에 사후 용서가 되는지 다투어질 수 있을 것인데 이에 대해 판례는 배우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부정행위 사실을 알면서도 혼인관계를 지속시킬 의사로 악감정을 포기하고 상대방에게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하는 일방행위입니다. 법규정을 보면 알겠지만 안 날로부터 6월은 금방 지나갈 수 있습니다. 삶의 질은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결단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혼할 것을 결정하였다면 조속히 변호사를 선임하여 이혼절차에 들어가야 할 것이고, 부정행위를 알게 되었지만 혼인을 유지할 것이라면 이를 돌에 새기지 말고 모래에 새겨 지워버려야 할 것입니다.


[제2호 :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 개요

배우자의 악의의 유기는 “악의”와 “유기”라는 두 가지 요건을 필요로 합니다. 악의는 나쁜 것 또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고, 유기는 말 그대로 버리거나 보호받을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 상태로 두는 것입니다. 


- 개념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란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 제2호 소정의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라 함은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부양, 협조하여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라고 판시하여 배우자가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악의의 유기로 보고 있습니다.


악의의 유기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당사자가 의사가 중요합니다. 즉, 부부공동생활의 폐지의사를 가지고 배우자로서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동거·부양·협조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을 집에서 내쫓는다거나 반대로 동거·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기 위하여 집을 나가는 경우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부부동공동생활을 폐지할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의사나 상황은 증명되어야 할 것입니다.


- 악의의 유기에 해당하는 경우


3회의 가출사실을 용서받고도 다시 가재도구 일체를 챙겨 다시 가출한 경우

갑(甲)이 정신박약자인 장남의 감호양육을 소홀히 하고 춤바람이 나서 각지로 돌아다니면서 1980. 8.경까지 세 차례 10일 내지 1개월간 가출한 점에 대하여 을(乙)의 용서를 받고도 1982. 2. 5.경 또 다시 가재도구 일체를 챙겨서 무단가출하여 행방을 감추었다가 1982. 5. 13.나타난 것은 악의의 유기 및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84. 7. 10. 선고 84므27, 84므28 판결).


원심에서는 위와 같은 사유에도 불구하고 갑(청구인)이 을(피청구인)에게 그 잘못을 빌고 귀가하고 을(피청구인)이 갑(청구인)을 한 번 더 용서하여 준다면 두 사람이 이성과 애정을 되찾아 다시 원만한 혼인생활로 되돌아 갈 수도 있을 것으로 인정된다 하여 을(피청구인)의 이혼청구(반심판청구)를 배척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판시는 청구인이 피청구인에게 그 잘못을 빌고 귀가하고 피청구인이 한 번 더 용서하여 준다면 두 사람이 이성과 애정을 되찾아 다시 원만한 혼인생활로 되돌아 갈 수도 있을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였으나 기록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런 점을 인정할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니 이 점은 증거 없이 사실을 단정한 조치라고 아니할 수 없다.”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악의의 유기에서도 만약 그러한 유기를 용서하였다면 악의의 유기를 원인으로 재산상 이혼을 청구하더라도 인용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점은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남편이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가정을 소홀히 하여 아내가 홀로 생활비를 책임지면서 사건본인을 양육한 경우

을(피고)이 갑(원고)에게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가정을 소홀히 한 탓으로 갑(원고)은 홀로 생활비를 책임지면서 사건본인들에 대한 육아와 가사 및 직장생활을 하여야만 했던 반면, 을(피고)은 장기간 가정을 등한시하면서 경제적인 지원이나 사건본인들에 대한 보호, 양육 등의 공동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고, 을(피고)의 이러한 행위가 악의로 갑(원고)과 사건본인들을 유기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모의 의무인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것에 해당하는바, 이러한 사정은 갑(원고)으로 하여금 을(피고)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므15480 판결).


원심은 위와 같은 사유에 대하여 악의의 유기 그리고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갑(원고)과 을(피고)의 혼인기간, 을(피고)이 잦은 해외 체류를 하면서 갑(원고) 및 사건본인들을 유기에 가까운 방치에 이르게 한 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그에 대하여 갑(원고)과의 합의나 양해가 있었는지, 을(피고)의 혼인 유지 의사에 따른 노력과 태도 등을 살펴 갑(원고)과 을(피고)의 혼인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는지를 살펴보았어야 한다고 하며 원심을 파기하였습니다. 사실상 악의의 유기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는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혼인신고후 약 20일간 동거하다가 집을 나간 경우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혼인신고를 한 후 약 20일간 동거하다가 피청구인이 농사일이 힘들고 청구인의 건강이 나쁘다는 이유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2호의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에 해당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므83, 86므84 판결).

농사일이 힘들고 배우자 일방의 건강이 나쁘다는 이유로 집을 나간 것에 대하여 다른 상대방은 그 일방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부양 등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악의의 유기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 악의의 유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가정불화의 심화로 남편이 일시 가출하여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을(피청구인)이 이민문제로 인하여 야기된 가정불화가 심화되고 그로 인하여 갑(청구인) 및 그 자녀들의 냉대가 극심하여지자 가장으로서 이를 피하여 자제케 하고 그 뜻을 꺽기 위하여 일시 집을 나와 별거하고, 가정불화가 심히 악화된 기간 이래 생활비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뿐이고 달리 부부생활을 폐지하기 위하여 가출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2호 소정의 악의의 유기에 해당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86. 6. 24. 선고 85므6 판결).


남편이 해외에서 사업실패로 생활비를 지급하지 못한 경우

을(피고)이 2013년 사업을 위해 필리핀으로 출국하였으나 사업의 진척을 보지 못하였고 그 과정에서 약 1년간 갑(원고)에게 생활비 등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은 있으나, 위 기간을 제외하면 을(피고)은 꾸준히 회사에 다니면서 갑(원고) 및 사건본인들과 동거하고 있는 사실로 미루어 갑(원고)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을(피고)이 정당한 이유 없이 악의로 갑(원고)을 유기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였습니다(수원가정법원 2020. 5. 27. 선고 2018드단507148 판결).


- 악의의 유기 기간은 얼마나 유지되어야하는가

민법 제840조 제2호는 “배우가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라고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악의로 유기한 기간이 일정 기간 지속되어야 한다는 기간에 대한 요건해당성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악의의 유기 기간이 장기간이면 부부공동생활의 폐지의사를 입증하는데 유리하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은 위 판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악의의 유기에 대하여 악의로 유기한 것인지와 그러한 행위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라 할 것입니다.


[제3호 :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개요

배우자의 일방이 상대방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말합니다. “심히 부당한 대우”라고 하니 그 요건이 다소 엄격해 보입니다.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폭행이나 모욕 등을 받은 경우나 그 직계존속 즉 시부모님이나 장인 장모님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입니다. 요즘 이를 원인으로 한 이혼소송이 많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 개념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 함은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거나 학대 또는 모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아내가 남편에 대하여 위와 같이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남편의 경우 아내의 부모로부터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는 경우이고 아내의 경우 남편의 부모로부터 위와 같은 대우를 받는 경우일 것입니다.


-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는 경우


남편이 아내에게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부엌칼로 협박한 경우


을(피고, 남편)은 반복적으로 갑(원고,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였고, 특히 2019. 3. 14.자 폭행 당시에는 갑(원고, 아내)의 배와 머리를 발로 걷어차고 양손에 각각 부엌칼을 들고 갑(원고, 아내)의 생명에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까지 한 사실을 알 수 있어 그 폭력 행사의 정도도 무겁다고 보아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므14763 판결).


원심에서는 을(피고, 남편)의 폭력 행사에 관하여, 갑(원고, 아내)이 을(피고, 남편)로부터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을(피고, 남편)에게 지속적인 이혼을 요구함으로써 을(피고, 남편)를 자극하였다고 판단하여 갑(원고, 아내)에게 을(피고, 남편)의 폭력 행사에 상당 부분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 듯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갑(원고, 아내)의 이혼 청구를 배척할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을(피고, 남편)이 갑(원고,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배우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7년간 욕설과 폭행한 경우

갑(청구인)과 을(피청구인)은 1974. 3. 19. 결혼식을 하고 1975. 3. 10.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인데, 을(피청구인)은 갑(청구인)과 혼인 전에 사귀던 소외 C를 못잊어 갑(청구인)을 학대하고, 1974. 6.부터 1981. 6.초까지 갑(청구인)에게 아무런 이유없이 욕설과 폭행을 일삼아오다가 1981. 6. 27.에는 갑(청구인)이 10여일 동안 병원에 입원 할 정도의 폭행을 당한 사실에 대하여 민법 제840조 제3호 소정의 재판상 이혼사유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를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83. 10. 25. 선고 82므28 판결).


위 사례가 남편이 아내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여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폭행하고 모욕한 경우


갑(청구인)이 남편으로서 을(피청구인)의 춤바람과 남녀관계를 추궁한데 대하여 갑(청구인)이 심한 의처증의 증세를 나타내는 정신병자가 아님에도 을(피청구인)이 갑(청구인)을 정신병자로 몰아 정신병원이나 요양원등에 강제로 보내기 위하여 납치를 기도하고, 수업중인 학생들 앞에서 수갑을 채우는 등 폭행과 모욕 등 부당한 대우를 하여 혼인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3호 소정의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85. 11. 26. 선고 85므51 판결).


위 사례는 아내가 남편을 폭행하고 모욕을 주는 등 남편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아내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남편이 아내를 학대한 경우


을(피청구인)이 혼인 초부터 갑(청구인)이 아기를 낳을 수 없다는 트집을 잡아 학대를 하고 이혼을 요구하여 왔고, 갑(청구인)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면 자살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 두 차례에 걸쳐 자살한다고 농약을 마시는 소동을 벌여 이에 견디다 못한 을(피청구인)이 집을 나와 친정에 복귀함으로써 부부 사이가 파탄에 빠졌다고 인정하고 이는 재판상 이혼사유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므484, 491 판결).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을(피청구인 1, 남편)과 그 아버지인 병(피청구인 2, 남편)은 갑(청구인, 며느리)이 다소 저능하다는 이유로 을과 병(피청구인들)은 합세하여 갑(청구인)을 그의 친정으로 축출하기 위하여 병(피청구인 2)은 평소에 술만 먹으면 그 자부(며느리의 한자식 표현)인 갑(청구인)을 친정으로 가라고 폭언을 일삼아 학대하므로서 부당한 대우를 하였고, 을(피청구인 1, 남편)은 1966. 4. 24.경 밧줄로 갑(청구인)의 전신을 포박하여 놓고 다른 남자와 간통한 사실을 자백하라고 터무니 없는 누명을 씌워 전신을 구타하여 친가로 돌아가라고 강요하자 갑(청구인)은 분통한 나머지 농약을 마시고 자결하려고 까지 하였는데을(피청구인 1, 남편)은 끝내 동월 26일경 갑(청구인)을 그 친가로 끌고 가다시피하여 친가로 축출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하고, 을과 병(피청구인들)이 공동으로 갑(청구인)에게 위와 같은 학대를 한 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3호에 배우자 또는 직계 존속으로 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는 이혼 원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대법원 1969. 3. 25. 선고 68므29 판결).


위 사례는 남편과 시아버지가 공동으로 아내(며느리)에게 학대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하여 아내(며느리)에게 재판상 이혼 원인이 있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아내의 부모로부터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는 경우는 이제는 이혼소송에서는 너무나 일상적이라 굳이 사례는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손배청구의 피고에 상대방 부모님을 넣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 부모님을 이유로 이혼청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은 배우자가 부모님과 정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도 자신의 일에는 자신만의 거울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쉽게 보이는 것을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부부 싸움 중에 남편이 아내에게 다소 모욕적인 언사나 약간의 폭행을 한 경우

혼인 당사자 사이에 혼인생활 중에 취득한 부동산을 일방이 자기 이름으로 등기하거나 남편되는 사람이 어려운 생활환경 하에서 음주하여 부부싸움을 하게 되고 부부가 다투던 중에 다소 모욕적인 언사나 약간의 폭행을 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 가지고 혼인관계의 지속을 요구함이 심히 가혹한 정도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81. 10. 13. 선고 80므9 판결).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 배우자에게 1회적이거나 일시적으로 다소 모욕적인 언사나 약간의 폭행을 한 경우에는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약간의 폭행으로 치부당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과감하게 112로 신고를 하고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몇 번 구타를 당해 경미한 상처를 입은 경우

청구인은 피청구인과 결혼후 약 1년간은 그런대로 알뜰하게 살아왔으나 차츰 피청구인이 불구자(오른쪽다리 불구)인 사실에 대하여 열등감을 갖고 피청구인을 멸시하면서 가정을 돌보지 아니하고 사치와 춤을 일삼아 그로 인하여 가정불화와 부부싸움이 잦아지게 되고, 그 후 청구인은 대구로 나와 다방을 경영하면서부터 외간남자들과 자주 어울려 다닐 뿐만 아니라 수입을 더 올린다는 이유로 심야다방을 경영하면서 집에는 1년에 4, 5차례 잠시 들렸다가 가는 정도로 가정에 불성실하여 피청구인과 불화가 심화되던 중 1984. 4. 25.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가한 상처는 큰딸이 독감으로 약 15일간 앓아 누워 있는데도 청구인이 병간호를 외면하기 때문에 이를 따지다가 화가나 때려서 입힌 상처이고, 1985. 7. 8. 청구인에게 입힌 상처는 이 사건 재판이 원심에 계류 중 소송을 끝내고 법정에서 나오다가 감정이 격화되어 빚어진 결과에 불과한바, 위와 같은 사실관계로 청구인이 피청구인으로부터 몇 번 구타당하여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만으로서는 혼인생활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86. 9. 9. 선고 86므68 판결).


이 역시 가정폭력으로 형사사건으로 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론이 내려진 것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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