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나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피의자에게 질문하고 피의자의 대답을 듣는 수사 방법으로써 그 진술을 듣는 절차를 피의자신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예기치 않는 경찰의 출석요구 통보를 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요?
▶ 경찰의 피의자 출석요구
경찰은 고소나 고발 된 형사 사건에 대하여 그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나 피의자에게 시간을 정하여 나오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내거나 전화, 문자메시지, 팩스 등으로 출석을 요구합니다. 이 때 피의자는 출석요구를 받아보면 고소인이나 고발인이 누구며, 어떤 사건에 대하여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진술거부권
경찰은 피의자신문에 앞서 미리 피의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하거나 묵비할 수 있음을 고지하게 됩니다.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형사상 자기에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 자기부죄거부의 권리이므로 만약 경찰이 피의자를 신문함에 있어서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때에는 그 피의자의 진술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진술의 임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없습니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 피의자 신문 방법
경찰은 피의자에 대하여 범죄사실과 정상에 관한 필요사항을 신문하여야 하며, 그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신문장소는 주로 경찰서가 되며,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되면 피의자들은 괜히 주눅이 들어 할 말도 제대로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조사관은 고소인의 말만 듣고 피의자에게 불리한 진술만을 강요하게 되는 경우도 아직도 흔히 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조사를 받게되어 그 사건의 정황이 잘 파악되지 않았다면 추후 다시 조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섣부른 진술은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되 답변하기 곤란하거나 불리한 경우라면 묵비권을 행사하여야 합니다. 묵비권은 법률상 보장되는 피의자의 권리이므로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관이 피의자에게 불리한 어떠한 사실을 물으면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또는 “대답하지 안겠습니다.” 라고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의자신문조서는 추후 재판에서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피의자의 신분이 피고인으로 전환되어 재판에 임하게 되면, 피고인이 자백하는 경우에는 법관은 피의자신문조서나 피해자진술조서의 내용을 기초로 하여 제1회 공판기일에 양형에 관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실무에서는 대부분의 사건이 법정에서 정밀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수사기록, 즉 피의자신문조서와 피해자진술조서에 의존하여 유무죄 및 형량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피의자는 수사기관인 경찰과 검찰에 비해 압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수사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사전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진술하게 되면 불이익을 당할 염려가 있으므로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은 진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추후 보강조사에서 충분히 진술할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 조서 작성 후 기명날인 또는 서명
조서작성이 다 끝나면 경찰은 피의자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조서를 모두 읽어보게 하고 이상이 없을 때 조서말미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라고 요구합니다. 이때 반드시 조서를 꼼꼼히 읽어보아야 하고, 만약 정확히 읽지 못한 상태라면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요구하여도 절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만약 조서가 피의자의 진술과 다르게 작성되었거나, 담당수사관의 과장된 표현으로 작성되었다고 생각된다면 잘 살펴 정정을 요구하여야 합니다. 이 때 피의자가 정정을 요구하면 수사관이 역정을 내거나 “괜찮다.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라고 하더라도 추후 자백된 부분을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그에 대한 입증을 하여야 하므로 반드시 정정을 요구하고 만약 정정을 해주지 않으면 절대로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하여서는 안됩니다.
피의자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없는 조서는 조서로서 효력이 없습니다. 우리 법원도 조서말미에 피고인의 서명만이 있고, 그 기명날인이나 간인이 없는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있으며, 그 기명날인이나 간인이 없는 것이 피고인이 날인이나 간인을 거부하였기 때문이어서 그러한 취지가 조서말미에 기재되었다거나,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피의자신문조서의 임의성을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조서는 효력이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237 판결).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조사 시 작성하는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따라서 형사사건으로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은 경우라면 반드시 1회 조사시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여야 하며, 설령 1회 조사 때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한 상태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더라도 필요한 때에 변호사를 선임하여 그 때부터라도 적절히 대응하여야 추후 억울한 판결을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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