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의뢰인 회사는 ○○예비군훈련장 공사를 맡은 종합건설사(수급인)이고, A사는 철근큰크리트 부분을 시공하는 건설업체입니다. 의뢰인 회사로부터 위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발령받은 직원 B는 A사를 위 공사의 철근콘크리트공사 하도급업체(하수급인)로 선정하였는데, 사실은 A사는 직원 B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였습니다.
이후 직원 B는 현장에서 리베이트를 받고 업체 선정에 관여하는 등 비위행위를 저질러 의뢰인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했는데, 그때부터 A사는 추가공사비를 요구하며 현장을 점거하고 다른 공사를 방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의뢰인 회사는 A사 및 직원 B를 업무방해 등으로 경찰에 신고하였으나, A사는 추가공사대금을 받아내기 위한 정당한 유치권 행사임을 주장하였고 경찰도 현장을 지켜볼 뿐 A사의행사를 적극적으로 제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정석영 변호사를 찾아온 의뢰인 회사의 요청사항은, A사의 공사방해행위를 중지시켜 발주처와 약속한 준공기일을 지키는데 문제가 없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2. 공사방해금지가처분
가.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이란?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수급인뿐만 아니라 여러 하수급인들이 공종별로 다양한 공사를 수행합니다. 그런데 일부 하수급인이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현장을 점거하거나 다른 공사의 진행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수급인의 부도 등의 이유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거나 추가 공사대금을 받기 원하는 하수급인이 발주자와 수급인을 압박하여 대금을 더 받아내기 위한 방편인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을 점거한 하수급인은 유치권을 주장할 것이므로 발주자(도급인)나 수급인이 이들을 물리적으로 배제하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위험성이 있고,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더라도 유치권의 피보전채권(하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 등)의 존부 판단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발주자나 수급인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만약 방해행위 과정에서 그 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과도하거나 건조물침입 등 불법적 행위가 인정된다면 형사 고소사건과 병행하여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위와 같은 방법은 적절한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이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하수급인에게 수인의무(공사방해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명하는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입니다.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승소 판결을 받기 전에 미리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 본안의 확정판결 전이라도 신속하게 공사방해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하수급인은 현장에서 철수해야 하고 공사를 방해할 수 없으며, 만약 하수급인이 계속 방해행위를 하면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나.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의 요건
공사방해금지가처분도 다른 가처분과 같이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요건으로 합니다. 위 두 요건은 엄밀히 별개의 요건이므로 그 중 어느 하나가 결여될 경우 가처분신청은 기각될 수밖에 없으나, 실제로는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가처분을 심리하는 법원은 이를 명확하게 구별하기보다는 종합적, 유기적으로 파악합니다.
여기서 ‘피보전권리’는 공사방해금지 청구권으로 상대방의 방해행위를 금지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입니다. 이는 소유권이나 점유권과 같은 물권적 권리에 기초한 방해배제청구권일 수도 있고, 공사계약이나 당사자간 특약과 같은 채권적(계약상) 권리에 기초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공사현장에서의 현장점거 및 방해행위는 거의 언제나 유치권을 내세고 있으므로, 하수급인이 내세우는 추가공사대금채권 등 유치권의 피보전권리가 부당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전의 필요성’은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해 공사방해행위를 금지시킬 사정을 의미하는데, 손해 및 위험 발생의 현재성(현재 방해 중이라는 사정) 및 긴급성(즉시 중지시킬 필요가 있다는 사정)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공사방해금지가처분과 같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의 경우 보전의 필요성을 더욱 엄격하게 심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해행위가 과거에 있었지만 현재는 방해상태가 소멸되었다던가 방해행위를 즉시 금지시키지 않아도 사후에 손해배상 등으로 피해회복이 가능한 경우에는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정석영 변호사의 대응 및 결과
우선 피보전권리와 관련하여, A사는 의뢰인 회사의 직원 B에 의하여 하도급업체로 부당 선정된 회사이며 실제로는 공사를 제대로 진행할 충분한 능력과 경험이 없었다는 점, 그 결과로 감리단 및 관할관청으로부터 수차례 부실공사를 지적받았으며 공사일정도 준수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여 A사가 주장하는 추가공사대금이 근거가 없음을 소명하고, A사가 차량을 동원하여 현장 진입로를 차단한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보전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위 공사는 예비군훈련장 공사로 준공 즉시 훈련에 제공되어야 하는데 만약 A의 방해행위가 지속될 경우 나머지 공사들도 지연이 불가피하여 준공기일을 지킬 수 없게 되고, 결국 의뢰인 회사뿐만 아니라 국가의 예비군 훈련업무 수행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가처분을 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음을 소명하였습니다.
그 결과, 가처분신청을 담당한 재판부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A사로 하여금 일체의 공사방해행위를 금지할 것을 명령하고, 그 명령의 취지를 현장에 공시하도록 결정하였습니다.
4. 시사점
공사 하도급관계 분쟁은 각 당사자의 주장이 치열하게 대립될 뿐만 아니라, 기성금 감정 등 시일이 소요되는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어 본안소송을 통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정석영 변호사는 본안소송 대신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방법을 선택하였고, 재판부의 인용결정을 통해 단 2주라는 짧은 기간 내에 의뢰인 회사가 원하는 결과를 신속하게 도출해 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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