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상 이혼과 가사조사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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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상 이혼과 가사조사제도 

김형민 변호사

통계청이 2021년 3월 18일 발표한 2020년도 이혼 건수는 106,500건이고, 이는 2019년도의 110,800건보다 약 4,300건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2019년 대비 2020년도의 이혼 건수가 수치상으로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이혼 건수는 10만 건 이상에서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혼에 대하여 협의상 이혼과 재산상 이혼으로 구분한 통계상·수치상 지표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을 비롯한 가사소송과 일반적인 민사소송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변론주의와 직권탐지주의가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즉 당사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재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가끔은 재판부의 석명명령 등에 의하여 주장 사실을 뒷받침하게 됩니다. ‘가사소송 절차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12조 전단). 가사소송도 소송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민사소송절차를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사소송과 민사소송과 가장 구별되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가사소송법 제6조 규정의 가사조사 절차입니다. 가사조사는 재판장, 조정장, 또는 조정담당판사의 조사명령(가사소송법 제6조 제1항, 가사소송규칙 제8조, 제12조, 제13조)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주요 분쟁상황에 대한 사실관계 뿐만 아니라 현재의 갈등 원인 등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심층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기본적인 인적사항, 성장과정, 결혼 전후의 사정, 문제 해결의 가능성 등을 조사하게 됩니다. 민사사송에는 가사조사 제도와 비슷한 변론준비절차에서의 증거조사(민사소송법 제281조)라는 제도가 있습니다만, 이는 필수적인 절차도 아니고 흔히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사소송의 가사조사 제도는 이혼, 소년보호사건, 가정보호사건에서 꼭 거치고 있는 절차입니다.


이러한 제도는 재판상 이혼에서 친권자와 양육권자의 지정소년보호사건에서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게 어떠한 처벌을 내릴지 등에 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에만 의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원즉 가사조사관이나 전문가로 하여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하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과 관련하여 가사조사 제도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사실조사의 촉탁 등]

재판장, 조정장, 조정담당판사 또는 가사조사관은 필요한 때에는 공무소, 은행, 회사, 학교, 관계인의 고용주 기타의 자에 대하여 관계인의 예금, 재산, 수입, 교육관계 기타의 사항에 관한 사실조사를 촉탁하고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가사조사관은 재판장, 조정장 또는 조정담당판사의 명을 받아 사실을 조사하고 의무이행상태를 점검하며 당사자 또는 사건관계인의 가정 기타 주위 환경의 조정을 위한 조치를 행하게 됩니다.


[가사조사관의 사실조사]

가사조사관은 조사를 명령받은 사항에 관하여 독립하여 조사합니다그러니 만큼 가사조사관의 요청하는 자료가 있으면 재판장님에게 제출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최대한 협조해 주어야 합니다가사조사관은 필요에 따라 사건관계인의 학력경력생활상태재산상태와 성격건강 및 가정환경 등에 대하여 심리학사회학경제학교육학 기타 전문적 지식을 활용하여 조사하여야 합니다.


[조사기간]

가사조사관이 재판장, 조정장 또는 조정담당판사의 조사명령을 받은 경우에 그 명령에 기한의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명령을 받은 때로부터 2월 이내에 조사를 완료하여야 합니다. 가사조사관이 조사활동을 하는 기간 동안은 재판이 잠시 멈춰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사조사를 위해 변론기일이 추정되고 가사조사관이 명령을 받고 조사 완료 이후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다시 변론기일이 잡히는 기간을 포함하면 보통 3~4달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됩니다.


[조사보고서의 작성]

가사조사관이 사실조사를 마친 때에는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조사명령을 한 재판장, 조정장 또는 조정담당판사에게 보고하여야 합니다. 조사보고서에는 조사의 방법과 결과 및 가사조사관의 의견을 기재하여야 합니다. 가사조사관은 전문가의 감정 기타 조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취지를 기재하여야 합니다.


위와 같이 가사조사관은 객관적 사실을 조사하고 보고할 뿐만 아니라 조사를 한 가사조사관의 의견도 기재하게 됩니다그러니 가사조사관이 당사자에 대하여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하여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가사조사관의 기일에의 출석]

가정법원, 조정위원회 또는 조정담당판사는 가사조사관을 기일에 출석시켜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가사조사관에 법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수도 있습니다. 가사조사관의 조사를 거부하거나 나쁜 인상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가사조사관이 작성한 조사보고서는 재판장 이외 대리인인 변호사도 입수할 수가 없습니다그래서 가사조사관으로부터 가사조사를 받을 것을 연락을 받으셨다면 사건의 의뢰하신 변호사와 꼭 상의하셔서 가사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가사조사와 관련하여 더 정리해 보겠습니다.


[준비서면 등 소장에 모두 적혀 있는데가사조사를 받을 때 똑같은 말을 다시 해야 하나요?]

가사사건의 특성상 감정에 치우쳐 사실보다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르게 표현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서면의 제약으로 당사자의 심정이나 문제가 진솔하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사는 사실 조사이외에도 당사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문제해결에 대한 의지와 태도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특히 자녀의 친권 및 양육자 지정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대면과 진술을 통해 객관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사건의 해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다시 반복하는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최대한 자세하고 성실하게 말씀해주셔야 됩니다.


[가사조사기일에 꼭 출석해야 하나요? 출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가사조사는 담당 판사님이 당사자들에게 재판과정에서 직접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강제적인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불참할 경우에는 본인의 생각이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기회를 잃는 것이고, 소극적인 대처로 비쳐질 수 있으니 출석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뢰인 중에 가끔 판사님에게는 공손하지만 그깟 정도로 생각하고 대충 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사조사보고서는 판사님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사조사관의 의견을 그대로 판사님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판사님의 대리인 정도로 생각하고 성실히 임해야 할 것입니다.


[가사조사기일 소환장을 받았는데당일 출석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담당조사관에게 조사기일변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이 경우사유를 기재한 조사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하시면 당사자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가사조사기일에는 대리인인 변호사가 동석할 수 없습니다]

재판상 이혼의 변론기일에는 당사자가 본인이 참석하지 않고 사건을 의뢰받은 변호사가 위임 범위내에서 사건을 처리합니다. 물론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싶거나 법정에서 판사님에게 자신의 입으로 직접 호소하고 싶다면 당연히 참석하면 됩니다. 그래서 항상 기일은 통보하여 드리고 있습니다. 의뢰인이 아닌 의뢰인이 지인을 보내 제가 잘 하고 있는지 지켜보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한 상황에 대해 저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그런데 가사조사기일에는 변호사가 동석할 수 없습니다. 오직 소환장을 받은 본인만 참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사조사기일 전에 어떠한 질문이 있을 것인지 어떻게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을지 변호사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가사조사보고서가 판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판례를 통하여 보겠습니다.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므721 판결에서는 “원고와 피고에 대한 면접조사가 이루어진 제1심 가사조사관의 가사조사과정에서, 원고는 자녀들의 결혼비용으로 소외 1에게 15만 달러 가량, 소외 3에게 100만 달러 가량을, 사업비용으로 소외 2에게 35만 달러 가량을 각 지원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도 위 사실을 다투지 아니하였다. 한편 피고는 가사조사과정에서 원고가 다시 돌아와 부부답게 살기를 원한다고 진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위해 이혼하지 않고 현재처럼 살면 된다거나, 과거 일의 시비를 가리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 위 가사조사과정에서의 피고의 진술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혼인 파탄에 관한 원고의 주된 책임을 묻는 것에서 더 나아가 피고의 혼인계속의사가 확고한지도 단정하기 어려워 보이며, 혼인의 실체가 상실된 현재 상태를 수긍하면서도 단순히 외형상으로만 법률혼관계를 남겨두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있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또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므12320, 12337 판결은 이혼청구를 하면서 누가 양육자로 지정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다투는 사건인데요. “가정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당사자들 사이의 다툼에만 심리를 집중한 나머지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등에 관한 심리와 판단에 있어 소홀해지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정법원은 가사소송법 제6조, 가사소송규칙 제8조 내지 제11조에 따라 가사조사관에게 조사명령을 하고, 이에 따라 사실조사를 마친 가사조사관이 작성한 조사보고서를 보고받는 방법으로도 양육 상태나 양육자의 적격성 심사에 필요한 자료 등을 얻을 수 있다. 가정법원은 충실한 심리를 통해 실제의 양육 상태와 양육자의 적격성을 의심케 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하급심 판례를 볼까요.

인천가정법원 2018. 10. 26. 선고 201810768 판결입니다. “한편 원고는 현재 특별한 직업이 없고피고는 제1심법원 가사조사관의 가사조사 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여 월 400~500만 원 상당의 수입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1 내지 3, 10, 15, 16,  1, 3, 5, 11, 12, 16, 18 내지 23의 각 기재,  17의 음성, 1심법원 가사조사관의 가사조사보고서, 변론 전체의 취지"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2. 2. 8. 선고 2010드단18986 판결입니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에 제출한 답변서 및 준비서면을 통하여원고의 이혼청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그러나 한편 가사조사 과정 등 재판과정에서, ‘조건만 맞는다면 이혼에 동의할 생각이 있다다만 원고가 혼인 후 재산형성에 기여한 바 없으므로금전적인 지급은 전혀 할 수 없고오히려 피고가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해 보상을 받아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였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사실심 판결이나 법률심인 대법원 판결에서도 가사조사관의 조사보고서를 판단의 근거로 인용하였습니다. 가사조사와 관련하여 가사조사관이 작성하는 조사보고서는 재판에 아주 중요한 명향을 미치게 됩니다. 조사보고서에는 가사조사관의 의견이 기재되고 가사조사관은 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도 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가사조사가 이루어지게 되면 반드시 사건을 의뢰한한 변호사와 상의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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