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은 의뢰인에 대한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의뢰인 A는 (32세 / 남성) 3년차 직장인입니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직장에 입사하여 열심히 살아오고 있던 중 이번 사건을 겪게 되었습니다. 사건은 2022년 7월 말에 발생하였습니다.
A는 이태원 역 근처에서 거래처 고객과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저녁 8시경 헤어진 뒤 혼자 소화를 시킬 겸 이태원역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과거 자신이 대학생이었을 때 이태원역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고생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과거 학생일 때 자신이 알바하느라 다니던 거리를,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돌아온 기념으로 이태원역 거리를 촬영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침 핸드폰을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다음 날이었고 아이폰 고화질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많이 찍던 때였습니다)
이태원 역 거리 구석 구석을 찍고 다녔는바, 이태원 역 특성상 핫팬츠, 민소매 나시, 짧은 치마, 스키니 진, 탱크탑 등 노출이 많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길거리를 찍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여성들까지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십장을 촬영한 후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던 찰나, 갑자기 경찰들로부터 준현행범으로 체포당하게 되었습니다. A가 길거리를 계속 촬영하는 것을 본 누군가가, 몰카범으로 신고했던 것이었습니다.
너무 당황하고 무서웠던 A는, 핸드폰을 임의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혼자 경찰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A는 이태원 거리 자체를 촬영하려 하였을 뿐, 여성들의 특정 신체를 집중해서 찍은 것이 아니라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사관은 사건 당일 A가 촬영한 사진을 수십장을 하나 하나 제시하며 모든 사진에 성적인 의도가 있는 것처럼 추궁하였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송치될 위기에 처하자 A는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가. 실제 A가 노출이 많은 옷을 여성을 촬영한 것 자체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A는 사건 당일 사진을 수십 장 촬영하였습니다. 그 사진들안에는 노출이 심한 옷을 여성들이 10명 정도 등장합니다. 그 여성들이 찍힌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쟁점은 A가 "촬영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A가 여성들은 촬영한 것은 맞으나 "그 사진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사진이 아니다"가 되어야 합니다.
나. 첫 조사를 마치고 송치되기 전이라 시간이 급박합니다.
A가 혼자 조사를 마친 후에야 제가 선임되었습니다. 포렌식에서는 다른 사진이 나오지 않아 추가 조사할 게 없는 상황이라 수사관이 곧바로 송치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송치되면 기소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빠른 조치를 하여 불송치를 얻어내야 합니다.
다. 우리가 가진 사진 증거가 하나도 없습니다.
A가 핸드폰을 임의제출하였기에, 실제 A가 촬영한 사진들이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어떤 의도인지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선임계를 내고 수사관님에게 연락드려서 "변호인이 찾아가서 사진 증거들을 보고, 그림으로 그려오겠다. 그 그림과 최대한 유사한 사진을 첨부해서 의견서를 제출할테니 송치 전에 고민해달라"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다행히 수사관님이 허락해주셨고, 담당서에 방문하여 20개가 넘는 증거사진을 하나하나 그려왔습니다.
3. 법적 조력 방향
가.변호인의견서 작성 및 제출
피의자가 이미 경찰 조사를 혼자했기에, 변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의견서 제출' 밖에 없습니다. 경찰에 혼자 다녀온 후 다음 날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하였으므로 밤을 새워 A가 촬영한 사진이 성적인 수치심을 주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수사관이나 검사의 마음을 불송치, 무혐의로 돌리는 것은, 결국 '성실한 의견서'이다.)
①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길거리에서 여성의 전신을 촬영했는데, 노출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사진이라 판단하지 않음
②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 경위, 촬영 장소, 촬영 각도와 거리를 구체적 기준으로 고려하여 판단함.
③ 무엇보다 성적 부위를 부각하지 않고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경우라면 성적 수치심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함.
④ A가 사진을 촬영한 의도는 과거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을 추억하기 위한 것이지. 온라인에 유포하거나 성적인 행위를 위한 것이 아님.
⑤ 촬영 장소는 이태원 역인바, 공개된 곳이며 여성 행인들의 의상 자체가 개방적인 특징이 있음
⑥ 근접하여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며, 각도 역시 여성의 신체 아래에서 올려찍거나, 위에서 내려다 보며 찍은 것이 아님.
⑦ 무엇보다 사진 속 여성들의 엉덩이, 허벅지, 골반, 가슴, 옆구리 등 노출된 부위를 클로즈업해서 촬영하지 않았음.
(그냥 혐의를 부인할 것이 아니라. 대법원 판례를 적용하여 반박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대법원 판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촬영 의도 / 거리 / 각도 / 특정 부위 부각 여부를 적용하기로 했다.)

(매우 짧은 길이의 청 치마를 입은 여성이 촬영된 것이 문제가 됨)

(정말 A에게 성적인 의도가 있었다면, 거리 전체가 아닌, 여성의 엉덩이나 다리를 부각시켜 촬영하였을 것)
3. 법적 조력 결과 - 검찰로 넘어가기 전 불송치 처분!!
담당 수사관님은 의견서 내용을 모두 읽어보고 고민하신 후, 이틀 뒤에 최종 불송치 처분하였습니다.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지 않고 종결된 것입니다.
변호인의견서를 내며 임의제출한 핸드폰에 대해서 가환부 신청서도 제출하였기에, A는 폰도 돌려받고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최고의 결과가 나왔다)
4. 본 사건의 시사점
길거리에서 여성을 따라다니며 불법 촬영을 하다가 검거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문제는 여성들의 특정 신체 부위만을 부각하여 불법 촬영하는 사람들이랑 / 길거리 모습을 담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촬영한 A랑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본사건 처럼 판례와 법리를 적용하여 무혐의를 주장하는 의견서를 잘 제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본 사건은 송치전에 그러한 도움을 받아 무사히 해결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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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 사건의 특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