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속인은 죽기 전 자신의 의사대로 특정인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증여를 통해 살아생전 재산을 물려줄 수도 있고 유언을 통해 사후 재산상속의 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유증이라고도 하는데, 유증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후에야 이루어지는 것으로 유증에 의한 재산처분이 이루어지고 난 뒤 나머지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이 이루어집니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사인증여라는 것이 있습니다.
증여는 살아생전 피상속인이 재산을 특정인에게 이전하는 것이고 사인증여는 죽은 후 증여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죽으면 이 아파트는 000에게 주겠다"고 했다면 이는 사인증여가 됩니다.
서면에 의한 증여 계약이 이루어졌다면 상대방의 동의없이 일방적인 해제는 안됩니다.
계약은 쌍방간에 이루어진 약속이므로 이는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인데요, 만일 피상속인이 사인증여를 한 뒤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사인증여도 철회가 가능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연녀와 혼외자에게 사인증여한 뒤 취소할 수 있을까?
A씨는 2012년 1월과 2013년 4월 내연관계에 있던 B씨와 혼외자인 아들 C씨에게 자신이 사망할 경우 소유 부동산 등 자산 40%를 증여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한 뒤 2013년 5월 해당 부동산에 내연녀 B씨 명의로 15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줬습니다.
문제는 이 두 사람이 결별하면서부터입니다.
혼외자인 C와도 관계가 단절된 A씨 입장에서는 과거에 약속했던 사인증여도 취소하고 싶었습니다.
남남이 되어버린 이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A씨는 2013년 내연녀 명의로 설정한 근저당권부터 말소하기 위해 근저당권 등기말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인증여 철회를 이유로 근저당권 등기말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쟁점은 사인증여 철회가 가능한지였습니다.
민법 제1108조 제1항은 유증자는 그 유증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증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사인증여 철회에 관해서는 아직 판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사인증여는 증여자가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이라도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법적 성질상 철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증의 철회에 관한 민법은 사인증여에 준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사인증여와 유증의 실제적 기능이 다르지 않은 점을 고려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인증여의 철회가 허용된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제시한 판결입니다.
사인증여와 유증이 서로 다른 경우 무엇이 우선일까
사인증여와 유증은 용어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들이 인식할때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겁니다.
피상속인이 자신의 재산을 특정인에게 주겠다는 의사표시라는 점에서는 같기 때문입니다.
법률적으로 그 차이를 구분하자면 유증은 유언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사회봉사단체에 전 재산을 기부하기 위해 유언을 남겼다면 수증자인 봉사단체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인증여는 재산을 물려받을 당사자와 증여자 사이에 구두로든 서면으로든 계약이 이루어진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피상속인이 자신의 재산 처분 의사를 표시하면서 유증과 사인증여를 동시에 했고 그 내용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 우선하는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학계다수설은 사망 직전에 한 의사표시를 우선으로 한다고 보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판례가 존재하지 않기에 소송에서 다투어 보아야하는 사안입니다.
자식에게 증여한 재산도 취소할 수 있을까
2003년 A 씨는 아들에게 당시 시가로 20억 원이 넘는 단독 주택을 물려주며 '효도 각서'를 받았습니다.
같은 집에 살며 부모를 잘 봉양하고 제대로 모시지 않으면 재산을 모두 되돌려 받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효도 각서 작성 이후 A 씨는 주택 증여 외에도 아들의 빚을 갚아주고 아들 회사를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내놓는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산을 물려받은 후 아들의 태도는 돌변했고 한 집에 살면서도 어머니를 거의 찾아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허리 디스크로 어머니의 거동이 불편해졌는데도 어머니의 간병을 따로 사는 누나와 가사도우미에게 맡겼습니다.
2013년 어머니가 스스로 거동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아들은 요양원 입원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상심한 어머니 A 씨는 결국 아들을 상대로 부동산 소유권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A 씨가 부동산을 넘긴 행위는 단순 증여가 아니라 (효도라는)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 ‘부담부(負擔附) 증여’로 조건을 불이행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라며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만 증여로 인해 소유권 등기가 이전된 상태에서 수증자가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을 팔아버렸다면 그 사람에게 이전등기말소청구소송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간도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3년, 증여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더는 취소할 수 없으므로 상속전문변호사의 조력을 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카라 유지은 대표변호사는 이혼/상속전문변호사로 의뢰인과 직접 상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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