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오래 걸리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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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오래 걸리는 5가지 이유 

강문혁 변호사

오늘은 재판이 오래 걸리는 5가지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수천건의 소송을 수행하면서 의뢰자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변호사님, 제 사건 얼마나 걸릴까요?'입니다. 


의뢰자 입장에서는 변호사에게 소송을 의뢰하는 것이 평생 처음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송이 얼마나 걸릴지, 언제 이 사건이 끝날 수 있을지 당연히 궁금하지요. 그래서 제 실무 경험에 비추어 재판이 오래 걸리는 대표적인 사유들을 꼽아 보았습니다. 


참고로 저의 실무 경험상 일반 민사사건 기준으로 1심 재판은 10개월~1년 정도 걸린다고 예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계 수치상으로는 2020년 기준으로 1심 단독 재판부 사건의 경우 평균 214.1일, 1심 합의부 사건의 경우 평균 309.6일이 걸린다고 하는데요(2021년 사법연감 내용 참조), 경험상 양측이 변호사를 선임해서 치열하게 다투는 사건은 아무래도 1심 합의부 사건 평균 기간에 가깝게 걸리는거 같습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재판이 오래 걸리는 이유 5가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 조정절차를 거치는 경우입니다.


조정절차는 재판 중에 당사자가 합의를 논의해보는 절차입니다. 법원 조정 절차에서 당사자가 조정에 합의할 경우 사건은 그대로 종결되고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정말 특수한 예외사유가 아니면 불복할 수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판결보다 더 강력한 효력이 있다고도 볼 수 있지요. 이렇게 조정절차는 분쟁을 신속하고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재판을 지연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실무상 민사소송은 변론절차로 진행되고, 조정절차에 회부되면 일반적으로 조정사건번호가 새로 부여되고 조정위원 조정기일이 잡힙니다. 그런데 조정기일(법원 조정실에서 조정하는 날)이 잡힐 때까지 보통 1~2개월이 소요됩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다행이지만 많은 경우 당사자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 조정이 안 되는데요, 조정이 불성립되면 다시 변론절차로 돌아오는데 1~2개월이 걸립니다. 


위와 같이 조정절차에 회부되었다가 조정이 불성립하면 다시 변론절차로 넘어오는데까지 3~4개월이 훌쩍 지나버리게 됩니다. 이것이 재판이 오래걸리는 주요 이유 중 첫번째입니다. 



두번째, 증인을 소환하는 경우입니다.


재판에서 증인진술은 매우 중요한 증거 중 하나입니다. 실제 법정에서 변호사가 드라마처럼 활약하는 절차가 바로 증인신문절차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증인 진술에 따라 재판의 결론이 달라질수도 있기 때문에 가장 부담스러운 절차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증인을 소환하는 절차가 만만치 않게 오래걸립니다. 증인신청은 보통 재판이 열리기 전에 서면으로 하는데, 재판장이 당사자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이면 증인을 신문하는(묻고 답하는 절차) 날짜를 잡습니다. 실무상 이미 법원에 많은 사건들이 적체중이기 때문에 증인신문기일은 증인채택 후 약 1~2개월 후에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하면 3개월 정도 후에 잡히기도 합니다. 이것이 재판이 오래걸리는 주요 이유 중 두번째입니다. 


 

세번째, 법관정기인사가 있는 경우입니다. 


판사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몇년마다 정기인사 대상이 됩니다. 매년 2월 하순경 법관정기인사가 있는데 이 시기에 진행중인 사건 재판장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재판장이 정기인사로 전보된 경우 법관정기인사가 있는 2월 하순부터 3월 초순까지는 새로 부임한 판사가 사건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재판이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변경된 재판장이 기존 재판장보다 입증을 더 요구하거나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아 거의 마무리되어 가던 사건이 새로 진행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것이 재판이 오래걸리는 주요 이유 중 세번째입니다. 


네번째, 관련 형사사건입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의 경우 관련 형사사건이 같이 진행중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피해자가 형사고소를 먼저 진행하다가 가해자가 기소가 되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기소가 되었더라도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다툴 경우 증인을 소환하는 등의 이유로 재판이 상당히 오래걸립니다. 이 때 손해배상 사건은 관련 형사사건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보통 중지됩니다(기일 추후 지정).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에서 결론이 모순되면 안되기 때문에 최소한 형사 1심 판결을 지켜본 후 판결에 따라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형사재판도 민사재판과 마찬가지로 치열하게 다투면 1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이므로 관련 형사사건이 있을 경우 민사재판이 오래걸리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 감정절차를 거치는 경우입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사건을 진행하면서 감정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 건축물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과 같은 유형은 법원에서 선정한 전문가의 감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제대로 재판이 진행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이 감정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에서 감정신청을 하고 감정결과가 도착할 때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저는 신체감정 결과가 도착하는데 1년 정도 걸린 적도 있습니다(감정기관 여러곳에서 감정을 거부한 사안). 이것이 재판이 오래걸리는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재판이 오래 걸리는 이유 5가지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송무변호사로 재판실무를 경험하면서 왜 재판이 오래걸릴까 진지하게 고민해 본 계기가 되었습니다. 의뢰자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송사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변호사는 재판이 얼마나 걸릴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최대한 빨리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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