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준강간죄와 관련하여 최근 무죄 선고된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및 쟁점
피고인은 2019. 12. 09. 01:00경 친구와 연락하였는데, 친구가 피해자(여, 27세)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던 서울 강북구 소재의 주점으로 찾아가 그곳에서 피해자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같은 날 02:30경까지 술을 마신 다음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가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집에 잘 데려다주라고 당부한 후 먼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자, 술에 만취한 상태인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준다는 이류로 피해자와 함께 택시에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2019. 12. 9. 04:34경 피해자를 데리고 서울 도봉구 소재 호텔에 투숙한 다음 함께 잠이 들었다가 07:00경 피해자와 성관계를 갖게 되었고, 성관계 이후에 피해자는 먼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성관계를 시도하는 과정에 비로소 의식을 차려 피고인을 밀치고 급히 옷을 추슬러 밖으로 도망갔다고 진술하면서 피고인을 준강간으로 고소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술자리에서 피고인에게 자신이 유부녀라고 말한 사실이 있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유부녀인줄 알면서도 함께 성관계를 하였음에도 검찰조사에서 자신은 피해자가 유부녀인줄 몰랐다고 거짓말을 하는(나중에 남편으로부터 상간소송을 당할까봐 두려워서)등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있어서도 불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관련 법규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위와 같이 준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할 것이 필요하고, 나아가 주관적 구성요소로서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대한 인식 및 이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고의'도 인정되어야 합니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피고인의 친구와 2차로 술을 마셨던 주점에서 토를 하기도 하고,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등 상당히 취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있었고, 피해자는 주점에서 피고인을 만나 술을 마시고, 주점에서 구토를 한 사실, 피고인과 함께 택시를 탄 것, 피고인과 편의점 및 호텔에 들어간 것, 방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 피고인과 만날 무렵부터 사건일 발생할 무렵인 07:00까지 전혀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 있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해자는, 피고인이 성관계를 시도하는 과정에 비로소 의식을 차려 피고인을 밀치고 급히 옷을 추슬러 밖으로 도망갔다고 진술하였는데, 갑자기 깨어난 것임에도 저간의 상황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묻거나 항의를 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모텔 방에서 떠날 때 피고인이 전화번호를 알려줄 것을 요청하자 번호를 알려주었다는 점, 집으로 가는 택시에서 피해자는 택시 뒷자석에 승차해 뒤로 기대고 자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는 점, 피해자가 남편에게 범행사실을 알게 된 경위를 보면 피해자가 유부녀로서 외박을 하게 된 것을 남편에게 숨기려다 피고인으로부터 온 문자를 남편이 확인하고 추궁하는 과정에서 고소를 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양상으로 설명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편의점과 호텔 내부의 cctv를 살펴볼 때, 피해자가 당시에는 나름대로 정상적으로 판단하여 행동하고서도 이후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알코올 블랙아웃'상태에 이르게 된 것으로 의심케 하는 사정이 있고, 당시 피해자의 모습과 거동 등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도 스스로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충분히 오인할 만하므로 강간의 고의가 없이 자연스럽게 성관계에 이르렀다고 추단케할 만한 사정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피해자가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입장에서 피해자도 스스로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충분히 오인할 만하여 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결국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성범죄 사건, 유의할 점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가 많고, 비록 그러한 진술과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는 점이 있어도 재판부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모순되어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음에도 유죄선고를 받고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이에 요즘은 성범죄 사건에 있어서는 초기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사건을 진행하여 다행히도 억울한 상황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소를 당한 초기에는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초기 조사과정에서 변호인의 도움없이 혼자 사건을 대응하는 것도 꽤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나 성범죄 사건의 경우 사건의 초기단계에서부터 조사시의 진술의 방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건과 관련된 유리한 정황증거들을 파악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여야 억울하게 처벌받게 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형사전문변호사와 상담을 진행하여 조언을 구해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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